천문학도에게 별자리를 묻지 마세요🔭
작성자 우주애호박
우주가 궁금한 당신에게
천문학도에게 별자리를 묻지 마세요🔭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별과 별을 이어 우리에게 익숙한 모양을 만들고 이름을 붙인 것을 별자리라고 합니다. 별자리마다 전해져 내려오는 신화들도 있죠. 옛날 옛적엔 나라마다, 문화권마다 고유한 별자리가 있었어요. 우리나라도 고유 별자리가 있고요. 문화를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별과 별자리가 지역마다 다르면 소통하거나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데 혼란이 생길 수도 있겠죠. 그래서 1928년, 전 세계 천문학자들은 별자리를 통일하기로 했고, 1930년에 88개의 공식 별자리가 발표됐어요. 우리나라에선 60~70개의 별자리를 볼 수 있답니다. 나머지는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맞습니다. 남반구 하늘에서 볼 수 있어요.
남반구 별자리는 북반구 별자리에 비하면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져서 발명품(망원경자리, 공기펌프자리 등)이나 낯선 동물들(극락조자리, 황새치자리 등)의 이름을 딴 별자리가 많고, 관련된 신화도 없어요. 모양도 단순하고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볼 수 없는 별자리들이니까, 언젠가 적도 아래에 있는 국가에 가게 된다면 꼭 밤하늘을 보고 오길 바라요!
88개의 별자리 중에서 태양이 지나가는 길에 닿아있는 열두개의 별자리를 황도 12궁이라고 불러요. 별자리 운세를 볼 때 쓰이는 그 별자리들이죠. 재밌게도 이 별자리들은 몇 개를 제외하면 맨눈으로 보기가 어렵답니다. 아참, 생일 별자리는 생일날 밤에 볼 수 없어요! 생일 별자리는 여러분들이 태어난 날의 낮에 태양이 어떤 별자리 근처에 있었냐로 결정되거든요.
천문학도는 별자리를 보지 않는다?
지금은 그런 사람이 거의 없지만, 예전엔 천문학을 전공한다고 밝히면 별자리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천문학도는 별자리를 잘 모릅니다. 대학에서 배우지 않을뿐더러 알아야 할 필요도 없어요. 별자리는 점성술의 영역이니까요. 물론 천문학자도 별자리를 사용해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천체의 이름을 부를 때예요. 별자리에는 - 엄밀히 말하면 - 별과 별 사이의 선뿐만 아니라 그 주변 영역도 포함돼요. 밤하늘을 땅따먹기하듯이 88개의 별자리가 각자의 영역이 있죠. 그래서 별자리는 밤하늘의 주소 역할을 하는데,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많은 천체는 가까운 별자리에서 이름을 따왔어요. 안드로메다은하는 안드로메다자리에서, 오리온 대성운은 오리온자리에서, 그리고 헤라클레스 구상성단은 헤라클레스자리에서 이름을 빌려온 거랍니다.
하지만 밤하늘을 탐험하려는 뉴비들에게 별자리만큼 친숙한 게 또 어디 있겠어요? 별자리를 찾고 싶다면 우선 세 가지를 알아두세요.
천문학도가 별자리를 모른다니, 도대체 천문학과에서 뭘 배우는 건지 궁금하시죠? 천문학과에선 태양과 행성, 별과 은하 등 우주를 구성하는 천체들을 수학적으로 이해하는 법을 배운답니다. 그러기 위해 미분적분학, 역학, 전자기학, 열역학, 유체역학, 양자역학 등 다양한 수학/물리 학문과 프로그래밍을 익혀야 하죠. 그러니까 천문학도에게 별자리를 모른다고 구박하지 마세요. 우주애호박도 천문학과가 그런 곳인지 몰랐으니까요…🥺
p.s. 하지만 지금의 우주애호박은 별자리도 잘 알고 있으니, 별자리에 대해서 궁금한 게 있다면 뭐든 물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