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하지만 화려하게, 가을밤 관측 포인트 4💎

희미하지만 화려하게, 가을밤 관측 포인트 4💎

작성자 우주애호박

우주가 궁금한 당신에게

희미하지만 화려하게, 가을밤 관측 포인트 4💎

우주애호박
우주애호박
@spacezucchini
읽음 908
이 뉴니커를 응원하고 싶다면?
앱에서 응원 카드 보내기

가을 저녁에 동쪽 하늘에서 볼 수 있는 가을철 별자리들은 대체로 희미한 별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 유명한 카시오페이아자리도 도심에서는 겨우 별 두세 개가 보일까 말까죠. 가을 별자리를 이루는 별 중 가장 밝은 별은 남쪽 물고기자리의 포말하우트라는 별인데, 가을 밤하늘의 유일한 1등성이에요(겨울엔 1등성이 6개 이상이에). 우주애호박처럼 밤눈이 어두운 사람은 가을이 되면 속으로 비명을 지르죠. 설명은 해줘야 하는데 별이 안 보여서요! (아악)

하지만 망원경이 있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가을 밤하늘은 단지 맨눈으로 보이는 별의 밝기가 어두울 뿐, 희미한 별들 사이로 화려한 보석들을 잔뜩 숨겨놓았거든요.💎

카시오페이아자리: 올빼미 성단

올빼미 성단, NGC 457(이미지: 위키백과)

카시오페이아 왕비의 무릎 위엔 작고 귀여운 새 한 마리가 앉아 있습니다. 망원경으로 보면 큰 눈에 몸통, 다리, 그리고 양옆으로 펼친 날개의 모습이 보이는데요, 유난히 밝은 두 눈 덕분에 올빼미 성단(NGC 457)이란 이름이라 불린답니다. 하지만, 이 성단의 모습을 본 분들은 올빼미란 이름을 들으면 고개를 갸웃거려요. 잠자리를 더 닮았다나요?

페르세우스자리: 이중성단

페르세우스 이중성단(Image Credit & Copyright: Tommy Lease)

가을철 가장 화려한 천체는 아마 페르세우스 머리 위에 있는 페르세우스 이중성단일 거예요! 성단 두 개가 가까이 붙어있어서, 망원경으로 두 개의 성단을 모두 볼 수 있어요. 밤하늘에 흩뿌린 설탕과 소금 같다고나 할까요? 사진 속 왼쪽 성단은 NGC 869, 오른쪽 성단은 NGC 884라 부르는데요, 두 성단은 실제로 붙어있는 게 아니라 같은 방향에 놓여있을 뿐이랍니다. 두 성단은 우리와 7,000광년 이상 떨어져 있고, 두 성단 사이의 거리도 대략 800광년 정도예요.

페가수스자리: 페가수스 구상성단

페가수스 구상성단(이미지: NASA)

올빼미 성단이나 페르세우스 이중성단처럼 몇백~몇천 개의 별들이 모인 성단도 있지만, 몇십만 개의 별이 모인 성단도 있습니다. 공처럼 둥근 형태로 별들이 모여있다고 해서 구상성단이라 불러요. 페가수스의 코 앞에는 페가수스 구상성단, 또는 M15라고 부르는 구상성단이 놓여있습니다. 구상성단 속 별들은 나이가 100억 살이나 돼요! 우주의 고인물이라 할 수 있죠. 하지만 구상성단은 워낙 멀리 있어서 망원경으로 봐도 뿌연 형태만 보여요. 구상성단은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촬영한 사진으로 보는 것이 우주애호박의 팁 같지 않은 팁입니다!

안드로메다자리: 안드로메다은하

안드로메다 은하 (촬영자: Torben Hansen)

앞서 설명한 천체들은 모두 우리은하 안에 있어요. 하지만 안드로메다은하(M31)는 다릅니다. 우리 은하 바깥의 천체, 그러니까 진짜 '외계'죠. 25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이 세계의 빛이 지구에 닿는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놀라운 일이에요. 아주 오래전에는 안드로메다은하를 맨눈으로도 볼 수 있었대요. 지금은 망원경을 사용해야 희미한 형태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안드로메다은하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