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술 이야기] 막걸리로 뱅쇼를 만들수 있다?
작성자 술호랑
우리술이야기
[우리술 이야기] 막걸리로 뱅쇼를 만들수 있다?
아침저녁으로 코끝이 시려지는 요즘, 이런 날씨엔 술도 차갑게 마시기보다는 따뜻하게 데워서 마시고 싶어지지 않으신가요?
따뜻한 술 하면 대부분 일본 사케를 먼저 떠올리게 되죠. 그런데 우리나라도 오래전부터 술을 데워 마시는 풍습이 있었다고 해요. 함께 따뜻한 술 한 잔 나누면서 우리만의 따뜻한 술 문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옛날 이야기 속 온주
온주(溫酒)란 따뜻하게 데운 술입니다. 차가운 술을 그냥 마시는 것이 아닌, 적당히 데워 마시는 술 문화이지요.
조선시대에는 시장이나 잔치에서 추운 날 막걸리를 데워 마셨다고 합니다. 이는 단순한 민간의 풍습만이 아니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추운 날씨에 제사 때 데운 술을 쓰자는 건의가 있었다고 해요. 또한 17세기 말의 요리책 <주방문>에는 청주에 후추와 꿀을 넣고 달인 '자주(煮酒)'라는 술이 소개되어 있어, 당시 다양한 방식으로 술을 데워 마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모주와 도소주 같은 따뜻한 술을 즐겼습니다. 모주는 막걸리에 8가지 한약재를 넣고 끓여 만든 술로, 지금도 전주의 명물로 사랑받고 있죠. 도소주는 청주에 약재를 넣고 끓여 만든 술입니다. 차례를 지내고 난 후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마시는 것이 연례행사였다고 해요.
이처럼 온주 문화는 단순히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추위를 이기고 건강을 지키며 가족의 화합을 도모하는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닌 우리만의 전통이었습니다.
따뜻함의 매력
온주의 가장 큰 매력은 온도에 따른 풍미의 변화입니다. 술을 데우면 알코올이 휘발되면서 향이 더욱 풍부해지고, 단맛이 강해지며 전반적으로 부드러워집니다.
술의 종류에 따라서도 그 매력이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막걸리는 데우면 은은한 단맛이 더해지고, 약주나 청주는 깊은 향과 부드러운 질감이 돋보입니다. 특히 약재나 과일을 넣은 술은 재료 본연의 향과 맛을 한층 더 깊이 느낄 수 있답니다.
집에서 즐기는 온주
온주는 직접 가열하기보다 중탕으로 데우는 것이 좋습니다. 40~45도가 가장 이상적인 온도이며, 70도 이상 데우면 알코올이 증발하고 맛이 변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막걸리로 만든 뱅쇼
추운 날씨에 생각나는 따뜻한 술, 뱅쇼. 보통 와인으로 만들지만, 우리 전통주인 막걸리로도 만들 수 있답니다. 뱅쇼와 모주는 꽤 닮았는데요, 둘 다 따뜻하게 마시지만 모주는 한약재를, 뱅쇼는 과일을 넣어 만드는 점이 달라요.
🍷 오늘은 이 둘의 장점을 살린 '막걸리 뱅쇼'를 소개해드릴게요.
완성된 막걸리 뱅쇼와 어울리는 안주로는 견과류나 꿀떡이 좋습니다. 달콤한 맛이 따뜻한 술과 어우러져 더욱 풍성한 맛을 선사하죠.
쌀쌀한 밤, 포근한 온주 한 잔으로 따뜻함을 느껴보세요. 온기 가득한 술 한 잔에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