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 아이가 먼저 마신 특별한 술
작성자 술호랑
우리술이야기
설날 아침, 아이가 먼저 마신 특별한 술

설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떡국이죠. 하지만 조상님들이 설날에 떡국만 드셨을 리는 없겠죠? 오늘은 떡국과 함께 새해를 맞으며 마셨던 특별한 술, ‘도소주’를 소개해 보려 합니다.
도소주란?

도소주는 이름에서부터 새해의 염원을 담고 있었습니다. '도(屠)'는 '잡다', '소(蘇)'는 '사악한 기운'을 뜻합니다. 즉, "악귀 퇴치용 술!" 새해 첫날, 이 술을 마시면 한 해 동안 나쁜 기운을 쫓고 건강과 평안을 기원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떡국과 도소주 공통점
그런데 설날에 왜 떡국을 먹는지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떡국에도 도소주와 비슷한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떡국의 하얀 색은 순수함과 새출발을, 길게 뽑은 가래떡은 장수를, 동전 모양으로 썬 떡은 재물과 풍요를 상징했죠. 우리 조상님들은 떡국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도소주 한 잔으로 나쁜 기운을 쫓으며 새해를 맞이했던 겁니다.
설날의 첫술, 아이에게 돌아간 이유
자, 설날 아침, 부모님과 함께 전통주를 마신다면 누가 먼저 잔을 들어야 할까요? 어른이 먼저일 것 같지만, 도소주는 아이가 먼저 마시는 술이었습니다. 전염병에 약한 아이들의 건강을 가장 먼저 기원하려는 배려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죠.
젊은 사람은 한 해를 얻는다는 의미로 먼저 마셨고, 나이가 든 사람은 한 해를 잃는다는 의미로 마지막에 마셨습니다. 이 독특한 풍습은 세대 간의 연결을 상징하며, 조상님들의 깊은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도소주 만드는 방법
도소주는 제조 방식 덕분에 어린아이도 마실 수 있었습니다. 백출, 도라지, 대황 같은 약재를 붉은 주머니에 넣어 12월 그믐날 우물에 담갔다가 정월 초하루 새벽에 꺼내 청주에 넣어 끓였습니다. 약재를 끓이는 과정에서 알코올이 모두 증발해 누구나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었죠.
이렇게 만들어진 도소주는 새해 첫날, 가족들이 차례대로 한 잔씩 나누며 모두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던 술이었습니다. 이번 설날, 떡국 한 그릇과 함께 도소주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새해를 맞아보세요.
참고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