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술 이야기]술병 뒷면에서 시작하는 우리술 여행

[우리술 이야기]술병 뒷면에서 시작하는 우리술 여행

작성자 술호랑

우리술이야기

[우리술 이야기]술병 뒷면에서 시작하는 우리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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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대부분 마트에 줄지어 서 있는 초록병 소주나, 막걸리를 떠올리실 거예요. 저도 그랬어요. 하지만 우리술의 세계는 이 두 가지보다 더 넓고 다양합니다.

혹시 술병 뒷면의 라벨을 유심히 살펴본 적 있나요? 그곳에는 '식품 유형'이라는 항목이 있어요. 오늘은 식품 유형을 바탕으로,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우리술을 소개해 드립니다.


탁주와 막걸리가 다르다?

먼저 탁주에 관해 이야기해 볼까요? 탁주는 우리가 흔히 '막걸리'라고 부르는 술이에요. 쌀과 누룩, 물을 섞어 발효시켜 만들어지죠.

재미있는 건 '탁주'와 '막걸리'의 관계예요. 사실 탁주가 막걸리보다 큰 개념입니다. '탁주'는 맑지 않고 탁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고, '막걸리'는 '막 걸러서 만들었다'는 뜻이에요. 옛날에는 술을 만들고 나서 한 번 더 물을 부어 걸러 만든 술을 '막걸리'라고 불렀어요. 이렇게 만든 술은 도수가 낮고 마시기 좋아서 서민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결국 탁주는 뿌연 술을 모두 부르는 말이고, 주세법상 이를 구분하지 않고 탁주라고 합니다.

투명한 매력, 약주와 청주의 이야기

백화수복 라벨 - 출처:이마트에브리데이

다음으로 맑은 술인 약주와 청주입니다. 제조 방법이 막걸리와 비슷하지만, 마지막에 맑게 걸러내는 것이 특징이에요. 그래서 탁주와 달리 맑고 투명한 색을 가지고 있죠. 약주와 청주의 가장 큰 차이는 발효제에 있습니다. 전통 누룩을 사용해 만든 술은 약주라고 해요. '약주'라는 실제로 약재를 넣어 만들기도 해서, '약이 되는 술'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답니다.

반면 청주는 전통 누룩 대신 입국이라는 발효제를 사용해요. 입국은 쌀을 쪄서 곰팡이를 번식시켜 만든 발효제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볼수 있는 청주는 '청하'나 '백화수복' 같은 술이 있어요.

사실 주세법상 청주로 분류되고 있는 술은 사케 제조법으로 만들어진 술입니다. 일제 강점기 때 우리나라 청주와 일본식 청주를 구분하기 위해 우리나라 청주를 ‘약주’라고 지칭했고 이게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죠. 이 두 술의 역사에 대해 깊이 들어가면 이야기가 길어지니, 다음에 더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소주가 다 같은 소주가 아닌 이유

희석식 소주"진로"와 증류식 소주"문배술"

소주도 빼놓을 수 없죠. 우리가 가장 흔히 접하는 초록병 소주는 소주중에서도 '희석식 소주'로 분류돼요. 이는 높은 도수의 알코올을 물로 희석해 만드는 방식이에요.

반면 전통 방식의 증류식 소주는 발효된 술을 그대로 증류해 만들어요. 쌀이나 고구마 같은 원료를 발효시킨 후, 이를 가열해 알코올을 증발시키고 다시 냉각해 모으는 방식이죠. 이 과정에서 원료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남아 복합적인 맛과 향을 만들어냅니다. 우리가 잘 아는 화요나 일품진로가 바로 이런 증류식 소주예요.

증류식 소주는 마치 위스키를 연상케 할 정도로 다양한 향과 깊은 맛을 자랑해요. 원료, 발효 방식, 증류 방법에 따라 각각 독특한 풍미를 내니, 마시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그런데 제조의 방식에 차이가 있음에도 식품 유형에는 왜 '소주'로만 표기가 되는 걸까요?

2013년 4월 시행된 주세법 제정, 개정문 중 소주 명칭 통합 사유에 관한 내용 - 출처:법제처 국가범령 정보센터

2013년 이전까지는 주세법상 명확히 구분되어 있었지만, 개정 이후 세율이 같다는 이유로 소주라는 명칭 하나로 통합되었어요.

과일, 술이 되다

마지막으로 과실주를 소개할게요. '과실주'라고 하면 뭔가 어렵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 우리가 잘 아는 와인이 바로 과실주예요. 와인이라고 하면 보통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외국에서 수입된 포도주를 떠올리기 쉽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과실주가 만들어지고 있어요. 예로 새콤달콤한 복분자로 만든 복분자주가 있고, 포도로 만든 한국와인도 있답니다.


이렇게 보니 우리술의 세계가 생각보다 넓고 다양하죠? 다음에 술 마실 때는 병 뒷면의 라벨을 한번 살펴보세요. '식품의 유형'이란 항목에서 그 술이 어떤 종류인지 확인할 수 있어요.

이렇게 술의 종류를 알아가다 보면, 술을 마시는 재미가 더해질 거예요. 이번 주말엔 평소 시도해보지 않았던 우리술 한 병 골라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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