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저지른 범죄” 세상에 밝혀진 해외 입양 인권 침해 논란

“국가가 저지른 범죄” 세상에 밝혀진 해외 입양 인권 침해 논란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국가가 저지른 범죄” 세상에 밝혀진 해외 입양 인권 침해 논란

뉴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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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n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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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열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기자회견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린 사람들이 있어요. 바로 수십 년 전 우리나라에서 덴마크, 프랑스 등으로 보내진 해외 입양인들이에요. 진실화해위는 이날 2년 7개월 간의 조사를 끝내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해야 할 국가가 입양인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라는 결론을 냈는데요.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해외 입양 논란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하고 정부의 책임을 알린 것.

잠깐, 해외 입양이 뭔데?

6·25전쟁이 끝난 시기 우리나라는 매우 가난한 상태(=최빈국)였는데요. 이에 전쟁 고아·기아·장애 아동을 나라가 돌보는 대신 돈을 받고 해외에 입양 보내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최소 14만 명의 아동이 미국, 유럽 등 지역에 입양됐다고 해요. 

그러던 중 덴마크·미국·스웨덴 등에 보내진 해외 입양인 367명이 “입양 과정에서 국가로부터 인권침해를 당했다”라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지난 2022년 진실화해위의 조사가 시작됐어요

국가가 인권침해를 저질렀다고?

  • 아이의 생사를 조작하고: 출산이 끝난 산모에게 아이가 사망했다고 속인 뒤 신생아를 입양 보낸 사실이 밝혀졌어요. 집을 잃어버린 미아에게 부모를 찾아주지 않고 고아로 속여 입양을 보내기도 했고요.
  • 입양아동을 바꿔치기하고: 입양 절차를 진행하던 아이가 사망한 경우 다른 아이를 데려와 신원을 속이고 입양을 보냈어요. 이 과정에서 허위 신고, 문서 위조가 빈번하게 일어났다고. 
  • 강제 기부금까지 받았어: 당시 입양 기관은 양부모에게 기부금이라는 이름의 알선 수수료를 받았는데요. 이렇게 챙긴 수익금은 외국에 보낼 다른 아동을 확보하는 ‘투자금’으로 쓰였어요.
'짐짝처럼' 해외입양 떠나보낸 아동들
진실화해위는 이날 자료 사진을 공개하고 "입양 아동이 '짐짝처럼' 마구잡이로 공급됐다"라고 밝혔어요. 사진에는 해외 입양에 나선 신생아들이 비행기 좌석 안전벨트에 묶여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던 거야?

전문가들은 제도를 악용한 입양 기관과 사태를 방치한 정부 양쪽에게 책임이 있다고 지적해요. “국가가 선장이었고 입양기관은 노를 저은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 불법 저지른 입양기관: 당시 해외 입양이 성사되면 수천 달러의 수수료를 받아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었는데요. 정부의 관리 감독이 없으니 자격이 부실한 양부모에게 입양을 보내고 모니터링도 하지 않는 등의 관행도 수십 년간 유지될 수 있었다고.
  • 상황 외면한 정부: 정부는 잘못을 저지른 입양 기관을 처벌하지 않고 묵인했어요. 오히려 양부모의 자격 심사 절차를 하루 만에 처리시켜 주는 등 “해외 입양에 적극 가담했다”고. 아동 복지에 힘쓰는 대신 해외 입양으로 벌어들이는 돈을 먼저 고려한 거예요.

해외에서는 “사기와 속임수로 뒤덮인 문제”라며 진실화해위의 발표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는데요.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부끄러운 과거 중 하나”라고 전했어요.

앞으론 어떻게 될까? 

아직 조사는 끝나지 않았어요. 진실화해위는 조사를 신청한 해외 입양인 367명 중 56명에 대해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며 인권침해 사실을 인정했는데요. 나머지 42명은 서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류했어요. 진실화해위는 “앞으로 추가 조사를 이어 나가겠다”는 입장이고요. 

해외 입양 당사자인 김유리 씨는 기자회견에서 "피해자에게 트라우마 치료를 제공하고 국가 폭력의 피해자들로 인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는데요. 진실화해위는 “정부가 공식 사과해야 한다”며 피해자 구제·입양인 실태조사·입양 시스템 개선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by. 에디터 모니카 🌳
이미지 출처: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