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10.29 이태원 참사가 남긴 것: 1심 재판 결과와 사회적 애도의 필요성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2년 전 10.29 이태원 참사가 남긴 것: 1심 재판 결과와 사회적 애도의 필요성

다음 주면 벌써 핼러윈이잖아요 🎃. 신나는 마음도 잠시,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를 앞두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뉴니커도 있을 텐데요. 최근 마무리된 책임자들의 1심 재판 결과부터 참사의 반복을 막기 위한 ‘사회적 애도’의 필요성까지, 참사 2주기에 함께 생각해 봐야 할 점을 짚어봤어요.
재판 결과는 어떻게 나왔어?
참사 직후, 인명 피해가 발생할 걸 미리 예측할 수 있었는데도 정부가 예방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지난주 관련 공직자들에 대한 1심 재판이 전부 마무리됐어요 🧑⚖️:
- “10.29 이태원 참사는 인재”: 법원은 참사 당시 안전관리가 이뤄질 거란 시민들의 기대와 신뢰가 있었지만, 국가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봤어요. 재난 예방에 대한 경찰 조직 전반의 인식과 문화가 안일했다고도 했고요: “10.29 이태원 참사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각자 자리에서의 의무를 다하면 예방할 수 있었던 인재임을 부인할 수 없다.”
- 용산경찰서 ‘유죄’: 이에 따라 당시 (1) 경찰력이 필요하다는 보고에도 예방 조치를 하지 않고 (2) 현장에 늦게 도착하는 등 지휘를 소홀히 해 사상자 규모를 키운 데다 (3) 참사 이후 신속히 대응한 것처럼 거짓으로 꾸며 잘못을 숨기려 했다는 혐의를 받는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에게 금고 3년 형이 선고됐어요. 함께 기소된 송병주 전 112 상황실장과 박인혁 전 상황3팀장에게는 각각 금고 2년, 금고 1년∙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고요.
- 경찰 정보라인 ‘유죄’: 참사 전 “이태원에 사람들이 몰릴 것이 우려되며, 이에 경찰력이 필요하다”고 작성된 보고서를 참사 뒤에 삭제하라고 지시해 책임을 피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는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과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에게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 징역 1년∙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어요.
- 용산구청 ‘무죄’: 반면 안전관리계획을 세우지 않아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등의 혐의를 받은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용산구청 관계자들에게는 모두 무죄가 선고됐어요. 당시 재난안전법령에는 ‘다중 운집으로 인한 압사 사고’가 재난 유형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았던 데다, 주최자가 없는 행사에는 별도의 안전관리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의무 규정 역시 없었다는 이유라고.
- 서울경찰청 ‘무죄’: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등 서울경찰청 관계자들에게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어요. 법원은 당시 용산경찰서의 특별한 보고가 없었기 때문에 서울경찰청은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미리 파악할 수 없었고, 따라서 책임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어요.
현장을 직접 관리한 용산경찰서와 참사 이후 증거 인멸을 시도한 이들에겐 유죄, 서울경찰청∙용산구청 등 지휘부에는 무죄가 선고된 건데요. 실무자가 아닌 윗선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앞으로 진행될 항소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봐야 해요. 특별법 통과로 만들어진 특별조사위원회는 무죄가 선고된 인물도 조사할 수 있어, 이들의 활동에도 관심이 모이고요.
유가족들은 어떻게 지내?
유가족들은 오는 29일까지 집중추모기간을 열고,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과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있어요. 이들은 제대로 된 추모를 하기 어려운 사회 분위기에 지금도 큰 고통을 겪고 있다는데요:
- 떠도는 추모 공간: 추모 공간을 지원하는 법은 있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탓에 추모 공간이 이곳저곳을 떠돌고 있어요. 올해 6월에는 추모 공간을 세 번째로 이전해 서울 중구 부림빌딩에 마련했는데요. 재개발이 예정되어 있어 다음 달 2일을 끝으로 새 공간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에요. 여당은 추모 공간을 옮기는 데 협조하겠다고 밝혔지만, 해외 사례와 비교해 추모 공간 마련을 위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와요.
- 계속된 2차 가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희생자들에 대한 여러 ‘혐오 댓글’이 올라왔어요. 여기엔 노골적인 성적 모욕도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유가족들은 이를 하나하나 찾아 고소하고 있지만, 가해자 대부분은 벌금형을 받는 데 그쳤어요.
아직 해결 안 된 게 많구나...
책임 공방도, 유가족들의 고통도 현재진행형이에요. 앞으로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사회적 애도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연이은 참사 속 수많은 죽음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 분위기와, 피해자들을 향한 무관심∙무시는 결국 모두에게 문화적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기 때문. 이를 막기 위해서는 사회의 책임과 역할을 계속 고민해야 하고요.
애도는 분향소를 찾아가는 것 말고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어요:
- 희생자들의 이야기에 주목해요👂: 참사를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잊히지 않도록 사회가 이를 인정하고 공감하는 게 중요해요. 최근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이 희생자 21명의 유가족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기록집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가 출간됐는데요. 책에서 유가족들은 “놀러 가서 죽었다”는 말이 상황을 왜곡할 뿐이라고 말해요. 참사의 구조적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 이상, 참사는 누구에게나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 2차 가해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스스로 세상을 떠난 고 이재현 군의 어머니는 “놀든 일하든 우리 모두에게는 안전한 환경에서 일상을 즐길 권리가 있고, 그건 국민의 기본권”이라 강조했고요.
- 이태원에서 갈이 놀아요 🎶: 참사가 일어난 공간을 찾아가 사람들과 어울리며 열심히 ‘노는’ 것도 애도의 한 형태가 될 수 있어요. 이태원을 ‘참사가 일어난 곳’이라는 슬픈 이미지로만 놔두는 건 모두에게 좋은 방향이 아니라는 건데요. ‘진짜 놀아도 될까...?’ 고민된다면, 작년 뉴닉이 ‘다시 놀고 싶다, 이태원’의 기획자 이상민 님과 인터뷰한 아티클을 읽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