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이 책을 안읽는다고? 역대급 흥행한 서울국제도서전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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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이 책을 안읽는다고? 역대급 흥행한 서울국제도서전 📚
지난달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역대급 인파가 몰렸다는 소식 들었나요? 저도 금요일(28일)에 다녀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책을 보는 건지, 사람을 보는 건지 알 수가 없을 정도였어요 😂. 주말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입장권을 받기 위한 줄만 1시간 넘게 서야 했다고. 뉴스에선 요즘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난리인데, 어쩌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이렇게 인기가 많아지게 된 걸까요?
훑어보기 👀: 놀러와요 책과 굿즈의 세계로 🙌
서울국제도서전은 매년 코엑스에서 열리는 도서인들의 축제 같은 행사예요. 항상 많은 인파가 몰리는데, 올해 행사 관람객은 지난해 관람객보다 15% 정도 늘어 약 15만 명을 기록했다고. 행사가 총 5일 동안 열렸으니 하루 평균 3만 명 정도가 행사를 방문한 셈이에요. 특히 토요일이었던 29일엔 방문객이 너무 많아 온라인에서 사전 예매한 티켓을 실물 입장권으로 교환하는 데 1~2시간 줄을 서야 했을 정도라고.
특히 올해 도서전은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기획한 행사였어요. 정부의 예산이 출판협회를 지원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각 출판사를 개별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거든요. 이 과정에서 출판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이런 갈등으로 인해 도서전에 참여하는 출판사는 지난해보다 줄었는데, 도서전 방문객은 오히려 늘어서 출판협회는 “올해 행사를 통해 홀로서기를 해냈어!” 평가하기도 했다고.
이렇게 올해 도서전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는데요. 다양한 체험과 굿즈 등을 준비한 출판사 부스들이 특히 인기가 많았다고 해요. 예를 들어 얼마 전 책 ‘더 머니북(THE MONEY BOOK)’을 출판한 토스의 부스에선 나만의 머니북을 만드는 ‘북 바인딩’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5일 동안 6000명이 방문해 이벤트에 참여했다고. 재치 있는 문구의 옷과 모자를 판매한 출판사 ‘푸른숲’ 부스의 인기도 많아 현장수량이 모두 품절돼 예약 판매를 열 정도였다고.
그런데 요즘 사람들 책 안 읽는다고 난리 났던 게 엊그제 일 같지 않나요?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성인 10명 중 6명은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첫 실태조사가 이뤄진 1994년 이래 역대 최저치여서 “이거 정말 문젠데...?” 라는 반응도 많이 나왔고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 도서전은 어떻게 많은 사람을 모을 수 있었던 걸까요?
자세히 보기 🔎: 도서전을 팝업스토어처럼 즐긴다고? 🤔
올해 도서전의 특징 중 하나는 2030세대 여성 방문객이 많았다는 거예요. 참가 업체들이 얘기하기론 관람객의 80~90%가 젊은 여성이었을 정도라고.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다양한 이유가 있다고 분석해요.
먼저 2030 여성들의 ‘연결되고 싶어 하는 특성’이 반영됐다는 관점이 있어요. 생존을 위해서는 모든 개인이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요즘 시대에, 사회 속 차별과 불안을 마주하고 있는 젊은 여성들이 자신과 비슷한 상황의 주변 여성들과 책을 통해 연결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것. 여러 출판사들이 자신만의 북클럽을 만들어 커뮤니티를 만드는 게 2030 여성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라고 볼 수 있고요.
또 도서전에서 책을 구경하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행사를 체험할 수 있게 되면서 도서전을 가볍고 즐거운 행사로 느끼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어요. 주말에 팝업스토어를 방문하듯 다양한 체험을 위해 도서전을 방문하게 된 거예요. 이에 ‘인스타 감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독창적인 부스 디자인이나 포토존을 따로 만든 부스들의 인기도 자연스럽게 올라갔고요.
이런 현상은 도서전에 예전과 다른 소비자층이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거라고 해석할 수 있어요. 책을 마냥 진지한 태도로 바라보는 게 아닌, 여러 사람과 어울릴 수 있는 가벼운 매개체로 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출판사들도 다양한 이벤트나 뚜렷한 메시지 없이는 도서전에 참가하기 어려워졌다고 얘기한다고. 책을 유쾌하고 재밌게 소비하고 싶어 하는 MZ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부스를 만드는 게 중요해진 거예요.
한편에서는 “‘도서전에 가는 나’를 자랑하려고 도서전 가는 거 아냐?” 라는 말도 나와요. 최근 MZ세대의 텍스트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이에 “독서는 힙하다!” 라는 인식이 생겨나 ‘도서전에 가는 나’를 SNS에 보여주고 싶어 도서전에 방문한 거 아니냐는 거예요.
하지만 매년 도서전을 방문한 저로선 “뭐가 됐든 책에 대한 관심이 늘고 책이 팔리면 좋은 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적어도 제가 보기엔 SNS 게시물을 올리려 사진만 찍는 사람들보다 관심 있는 출판사의 책들을 구경하려고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거든요.
출판사들도 도서전이 이렇게 붐비는 현상을 굉장히 반기는 분위기예요. 도서전은 각 출판사의 정체성을 담은 책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면 규모가 작은 출판사들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출판사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거든요.
오늘은 역대급 흥행에 성공한 도서전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봤는데요. 내년의 도서전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더욱 기대가 돼요. 뉴니커들도 다음 도서전에 갈 계획이 있나요? 다들 이번 도서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책을 둘러싼 소비 문화에 대해선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요. 댓글로 남겨주세요! 그럼 우린 다음에 더 재밌는 주제로 만나요. 그럼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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