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어휘] 상기, 하기: 위아래 선을 지켜라
작성자 북렌즈
일잘러를 위한 문해력, 어휘력 처방전
[비즈니스 어휘] 상기, 하기: 위아래 선을 지켜라

[이메일]
안녕하세요. 경영지원팀 OOO입니다.
*일정: 10월 2일 오전 10시
*내용: 신입사원 업무능력 향상 교육
*장소: 소강당
*준비: 필기구, 노트북
상기 내용을 확인하시고 늦지 않게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ㅡ 혹시 이런 뜻?
위에 적힌 내용을 확이 보라는 의미구나.
제공된 자료를 보고 바로 반납하라는 의미구나.
ㅡ 정말 이런 뜻!’
상기(上記)는 위 ‘상(上)’과 기록하다 ‘기(記)’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어떤 사실을 알리기 위하여 본문 위나 앞쪽에 적은 기록을 의미해요. ‘상기 내용’은 앞에 적은 내용을 대신 나타내는 말이죠. 이와 함께 자주 사용되는 말이 하기(下記)입니다. 하기는 본문 아래나 뒤쪽에 적은 기록을 대신 나타내요. ‘위(아래) 내용에 따르면~’ 이렇게 순화해서 표현할 수 있어요.
‘상기 금액’은 위나 앞에서 언급한 금액을 의미하고 ‘하기 금액’은 아래나 뒤에서 언급한 금액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대신 나타내고 있는지 정확히 연결하는 것이 중요해요.
ㅡ 이렇게 활용하세요!
*상기 프로그램 내용은 일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하기의 사항을 숙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위아래 선을 지켜라
마케팅팀의 오 매니저가 SNS 콘텐츠 기획을 파트장에게 보고합니다. 파트장은 이런저런 피드백을 주는데, 오 매니저는 피드백이 별로 달갑지 않습니다. 납득이 가지 않아요. 하지만 상사의 피드백이니 우선 반영해요. 이렇게 만들어진 최종안을 가지고 팀장님께 보고합니다. 그때 팀장님께 피드백을 받은 내용이 처음 오 매니저 안과 비슷해요. 그런 상황이 몇 번 반복되면 오 매니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파트장님 거치지 않고 바로 팀장님께 보고드리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그렇게 파트장님을 패스하고 팀장님께 바로 보고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는 어떨까요?
일이 바쁜 상황에서 몇 번 빠르게 일이 진행되어 만족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일이 잘한다는 생각이 들며 자존감이 올라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중간에 피드백 해야 할 파트장도 할 일이 줄었다고 좋아할까요? 오 매니저의 나쁜 의도가 없었어도 패스된 파트장은 기분이 좋지 않아요. 무시당한다는 생각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일을 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오 매니저에게도 불이익이 갈 수 있습니다.
무조건 충성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파트장과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오 매니저가 제시한 안을 우리 파트의 최종안으로 결정할 수도 있고, 추가 피드백이 있을 수도 있고, 완전 새로운 안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파트장이 할 일이고,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가 됩니다.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고 지켜주어야 해요.
팀장님을 통과해도 이사님에게 반려당할 수 있고, 이사님을 통과해도 대표님에게 반려당할 수 있고, 대표님까지 통과해도 고객들에게 외면당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책임을 나누어 갖는 것이 보고 체계이기 때문에 조직에서 위아래 선을 지키는 과정은 중요해요. 선을 유연하게 넘나드는 것조차 하나의 문화체계로 정립된 상황, 서로를 존중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