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어휘] 구두, 유선, 서면: 흔적을 남겨라

[비즈니스 어휘] 구두, 유선, 서면: 흔적을 남겨라

작성자 북렌즈

일잘러를 위한 문해력, 어휘력 처방전

[비즈니스 어휘] 구두, 유선, 서면: 흔적을 남겨라

북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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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le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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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통화 중) 지금 어디인가요?

매니저: 물류센터 외근 나와 있습니다.

팀장: 이번 달 회원 증감률이 필요한데요.

매니저: 오후에 들어가서 파일 공유드리겠습니다.

팀장: 급한 회의가 잡혀서, 구두로 보고 가능한가요?

매니저: 네? 구두요?

ㅡ 혹시 이런 뜻?

빨리 회사로 들어와서 보고해 달라는 의미구나.

우선 지금 말로 보고해 달라는 의미구나.


 ㅡ 정말 이런 뜻!

구두(口頭)는 입 ‘구(口)’와 머리 ‘두(頭)’가 합쳐진 말이에요. 마주 대하여 입으로 하는 말을 뜻합니다. 구두 계약, 구두 보고 등은 말로 진행한 내용을 의미해요. 전화통화로 진행할 때는 ‘유선상(有線上)이란 표현을 쓰기도 해요. 과거에는 전선에 의한 통신을 이야기했는데, 지금은 무선 통화를 포함합니다. 전화 통화는 말로 진행하니 결국 유선 보고도 구두 보고입니다.

이와 구별해서 문서로 남기는 것을 서면(書面)이라고 해요. 글로 쓴 지면입니다. 서면 보고는 보고 내용을 문서화해서 메일이나 메신저, 플랫폼에 공유하는 것으로 기록에 남아요. 대면(對面)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대하는 것입니다. 대면 보고는 직접 만나서 보고한다는 의미죠. 

 

*우선 구두로 보고하고 나중에 서면으로 따로 보고하겠습니다.

*다음 과정은 유선상으로 진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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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한 흔적을 남겨라 

 

하나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규모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어요. 플랫폼 개발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에 결재 검토가 길어지고 있었습니다. 플랫폼에 들어갈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는데, 결재가 난 후에 진행하면 일정이 부족할 것 같았습니다. 미리 아날로그 콘텐츠를 만들어 두면 결재 후에 디지털 전환을 바로 할 수 있으니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아는 작업자에게 부탁해 계약서 없이 일을 미리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구두로 상황을 공유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작업했어요. 

그렇게 몇 백 개의 독서 퀴즈를 제작했는데, 그 프로젝트가 불발되고 말았어요. 결국 예산 자체가 할당되지 않아서 작업 비용이 나갈 수 없었어요. 더구나 계약서도 작성하지 않고 진행한 작업이라 막막했습니다. 몇 백 개의 독서 퀴즈는 쓰임을 잃고 공중 분해되게 생겼으니, 그 돈을 줄 명분도 없었죠. 다행히도 계약 내용을 공유한 메일과 메신저가 있어서 그때의 상황을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작업자에게도 일한 만큼 비용이 나갔어요.

많은 회사원들이 문서 작업으로 힘들어합니다. 시간만 뺏기는 비효율적인 과정으로 생각하기도 해요. 하지만 구두로, 유선으로, 대면으로 진행한 많은 내용들은 휘발됩니다. 서면으로 정리되지 않은 업무는 히스토리에 남지 않기 때문에 사라져요. 공유도 되지 않습니다. 

일한 흔적을 꼭 남기세요. 일잘러들은 메일이나 메신저, 업무 플랫폼에 작은 것들도 기록해요. 구두로 나눈 내용도 다시 한번 정리해서 메일을 보내거나 협업 도구에 회의록을 남깁니다. 글로 정리된 내용을 보며 서로 이해한 내용이 일치하는지 점검도 해요. 확정된 내용을 나중에 다시 확인하기도 좋고, 책임 소재를 가릴 때도 유용합니다. 글쓰기가 힘든 분들은 녹음한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좋아요. 그 흔적이 여러분을 지켜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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