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어휘] 반려: 거절에 익숙해지지 마라
작성자 북렌즈
일잘러를 위한 문해력, 어휘력 처방전
[비즈니스 어휘] 반려: 거절에 익숙해지지 마라

오 매니저: 프로젝트 진행 잘 되어 가나요?
김 매니저: 생각보다 더 힘드네요.
오 매니저: 어디서 막히나요?
김 매니저: 재경팀이 계속 기안 반려하고 있어요.
오 매니저: 재경팀장님 깐깐하시죠.
김 매니저: 이러다 마무리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반려(當社)는 돌이키다 ‘반(返)’과 거스르다 ‘려(戾)’가 합쳐진 말로 되돌려 준다는 의미입니다. 무엇을 되돌려 줄까요? 회사에서는 주로 상급자가 제출한 문서(기안서, 품의서 등)를 승인하지 않고 다시 돌려준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팀장님이 결재를 반려했다’, ‘결재가 반려되었다’는 표현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승인 거절 당했다는 의미예요.
짝을 뜻하는 반려(伴侶)와 큰 차이가 있죠. 반려자나 반려 동물처럼 함께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존재가 있습니다. 하지만 ‘반려(當社)’에는 익숙해지면 안 됩니다. 능력 없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으니까요.
*이번 연차 계획서 올렸는데 반려당했어요.
*보고서 올렸는데 부장님이 반려하셨어요.
거절에 익숙해지지 마라
습관이란 참 무섭습니다. 동료 중에 기안 올릴 때마다 자주 반려되는 분이 있었어요. 오히려 한 번에 통과되면 더 신기했습니다. 전자시스템에서 반려가 되지 않더라도, 꼭 상사의 자리로 불려 가서 추가 설명을 해야 하거나, 보완해야 할 멘트가 따라왔습니다. 작은 오타부터 숫자 오류, 불충분한 내용 설명 등등, 반려되는 이유도 다양했어요.
이렇게 다양한 이유로 반려되다 보니 작성자 본인도 반려를 기본값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매번 시험에 떨어지는 아이가 어차피 떨어질 것을 생각하고 대충 시험 보듯이 말이죠. 심리학에서는 이를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하는데, 반복된 부정적 경험이 무기력함을 유발하고, 자존감도 떨어뜨리게 됩니다.
중요한 건 불신의 이미지가 굳어지는 겁니다. 결재하는 사람도 더 눈을 크게 뜨고 잘못된 점을 찾으려고 해요. 다른 사람이면 넘어갈 작은 문제도 더욱 크게 보입니다. 그럼 또 지적받게 되고 악순환이 되어 능력 없는 직원의 이미지가 고착됩니다.
반려당했다면 그 원인을 명확하게 찾아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악순환의 연결 고리를 스스로 끊어야 해요. 오타가 문제라면, 다음 기안 상신 때는 맞춤법 검사기를 활용해서 한 번 더 검토하고요. 내용 오류라면 주변 동료에게 크로스 체크를 부탁해서라도 스스로의 이미지를 지켜야 합니다. 거절에 익숙해지지 마세요. 부정적 이미지로 낙인 되지 않도록, 스스로 무기력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