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어휘] 열람, 공람, 회람: 단계적으로 공유
작성자 북렌즈
일잘러를 위한 문해력, 어휘력 처방전
[비즈니스 어휘] 열람, 공람, 회람: 단계적으로 공유

팀장: 회사의 새로운 경영 비전이 나왔습니다.
매니저: 네. 받았어요.
팀장: 부서별로 한 부만 제공되었어요.
매니저: 지금 저한테 있습니다.
팀장: 자료 회람 후 서명해 주세요.
매니저: 네? 회요?
ㅡ 혹시 이런 뜻?
제공된 자료를 직원들이 돌려서 보라는 의미구나.
제공된 자료를 보고 바로 반납하라는 의미구나.
ㅡ 정말 이런 뜻!’
회람(回覽)은 돌다 ‘회(回)’와 보다 ‘람(覽)’이 합쳐진 단어로 글이나 문서를 여러 사람이 차례로 돌려 보는 것을 뜻합니다. 순화어로 ‘돌려보기’가 있어요. 여러 사람이 보게 하는 공람(供覽)과 헷갈려하는 분들도 많아요. 회사별로 순서와 차례에 의미 차이를 두기도 하고 여러 사람이 함께 본다는 공유(共有)의 의미로 섞어 쓰기도 합니다. 이때 ‘사내회람’은 ‘사내공지’와 같은 의미예요.
대신 열람(閱覽)은 개인적으로 보는 행위, 그것이 가능한 문서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아요. 전자결재 시스템에 따라 열람/공람/회람으로 구분된 경우도 있는데 어떤 의미로 활용되는지 잘 확인해야 합니다.
ㅡ 이렇게 활용하세요!
*행사 공문을 직원들이 회람하다.
*사내 경조사 내용을 전 직원에게 회람하다.
단계적으로 공유하라
이직한 후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었습니다. 확정된 프로젝트는 아니고, 신사업 제안을 위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보는 과정이었어요. 처음 접하는 디지털 업무 협업 도구였기 때문에 익숙해질 겸 초안을 이것저것 작성했어요. 그런데 회의에 다녀오신 팀장님께서 다급한 목소리로 제가 작성한 페이지를 잠금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연히 새로 올라온 페이지를 보고, 참고할 내용이라고 생각한 다른 팀 팀장님께서 관련 내용을 물어보셨던 거예요. 일정부터 예산, 협업 요소까지… 질문 폭격을 받으신 팀장님은 어안이 벙벙하셨겠죠. 그때부터 공유할 대상을 꼭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업무 협업 도구 사용의 가장 큰 장점이 업무 공유입니다. 링크만 공유하면 누구나 작성한 기획안이나 보고서를 손쉽게 살펴볼 수 있어요. 플랫폼 안에서도 이런저런 공유 자료를 읽어볼 수도 있고요. 그런 큰 장점이 위험한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얽힌 회사 내에서 준비되지 않은 자료를 공유하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열람자에 대한 설정을 단계적으로 해야 합니다. 나만 볼 자료, 우리 파트만 볼 자료, 팀원까지 공유 가능한 자료, 전체 공유 가능한 자료, 특정 몇 명에게만 필요한 자료 등등 자료에 따라 세부적으로 나누어서 생각할 수 있어요. 이 과정에서 이 업무의 권한 범위도 떠올릴 수 있어 대상 선정에도 유의미합니다.
초안과 중간 과정은 팀원들과만 공유하고, 준비된 상태에서 팀장님께 보고하는 방식으로 상황에 따라 전환할 수도 있어요. 아직 완성도 안 되었는데 피드백 받으면 억울하겠죠? 상대방 입장에서도 볼 필요가 없는 것들은 알아서 차단해 주니 서로서로 효율적으로 업무 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