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하다...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피드백에 겁먹지 않으려면?
작성자 퍼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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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하다...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피드백에 겁먹지 않으려면?

아픈 피드백은 있어도 나쁜 피드백은 없다
저는 피드백 개복치*였습니다. 회의 시간에 조금이라도 날카로운 피드백을 들으면 온몸이 얼어붙곤 했습니다. 주변의 반응은 크게 둘이었습니다. "야, 그냥 무시해. 뭐 그런 걸 신경 써." 혹은 "네가 좀 잘못했네." 어느 쪽도 저를 개복치에서 해방시켜주지 못했습니다.
* 개복치가 스트레스에 취약한 물고기라는 점에서 멘탈이 약한 사람을 개복치라고 부른다. 캐릭터가 툭 하면 죽는다는 설정의 '살아남아라! 개복치'라는 게임이 유행하기도 했다. 실제로 개복치는 잡히거나 수족관에 옮겨질 때 쉽게 죽지만, 알려진 사망 원인의 대부분은 재미를 위해 과장된 것이라고 한다.
작년 연말에도 저는 피드백을 받고 잔뜩 주눅 들어 있었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내 노력은 왜 몰라주는 건데?' 싶어 원망스러웠거든요. 그때 어떤 팀장님이 제게 이런 조언을 주셨습니다.
"윤경아, 아무리 납득하기 어려운 피드백이라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네가 피드백에 감정적으로 굴면, 그 사람은 다시는 네게 피드백해주지 않을 거니까."
그는 피드백이 직책과 연차를 막론하고 성장을 위한 유일무이한 수단이라고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침묵이야말로 최악의 피드백입니다. '저 사람은 어차피 말해줘도 안 들어, 내버려둬'라는 뜻이니까요. 주변의 말에 휘둘리고, 상처도 많이 입었던 제게 그의 말은 드라마틱한 변곡점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 말 덕분에 개복치를 면하고 꽤 성장했습니다. 올해 초,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였습니다. 저는 성공을 확신하며 어떤 아이디어를 꽤 구체화해서 회의에 가져갔죠. 한 후배가 한숨을 쉬며 정확히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지루해할 것 같아요. 그래서 뭘 하자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요."
거의 10년쯤 어린 후배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멘탈이 멀쩡할 리 없었습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황급히 가방에서 종이와 펜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꼬치꼬치 캐물으며 받아적었죠. 지루하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가 뭘 하면 좋을지에 대해서요. 그런 피드백이 수십 차례 오간 뒤의 변화는 놀라웠습니다. 제가 받은 박수는 후배의 날이 선 피드백 덕분이었습니다.
압니다. '그건 그 후배가 좋게 피드백해준 거라 그렇죠.' 맞습니다. 저는 좋은 후배에게 좋은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수용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죠. 많은 경우 우리는 무례하고, 비합리적인 피드백에 상처받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어떤 피드백이든 상처받지 않는, 되려 성장할 방법이요. 이런 만고불변의 법칙이 있죠. 내가 어찌저찌해볼 수 있는 것은 '상대'가 아니라 오직 '나'입니다.
얼마 전 한 유튜버의 '쓰안쓰' 이론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상대방이 쓰레기를 던졌을 때 내가 그걸 받지 않으면 그 쓰레기는 던진 상대의 것이라는 것이죠. '야, 그냥 무시해. 뭐 신경 쓰고 그래?'라고 말했던 제 친구의 말과도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 상대방이 던진 쓰레기에서 진주를 찾아낸다면요? 상대의 의도와 상관없이 우린 땡잡은 겁니다. 피드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우린 개복치처럼 주눅 드는 대신 눈에 불을 켜고 찾아야 하는 겁니다. 나, 여기서 뭘 겟할지요.
이건 그 방법에 대한 아티클입니다. 유난히 피드백이 아픈 개복치들이 덜 아프고 더 성장할 수 있게 시도해볼 만한 방법들에 대한 이야기고요.
1단계) 피드백 제대로 분류하기: 그건 가스라이팅 아닌가요?
'이런 피드백까지 신경 써야 하는 건가요? 거의 가스라이팅이잖아요…' 울분에 차서 읽고 계신 분들 있을 겁니다. 아픈 경험을 많이 하신 분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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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라면 까라고. 그냥 시킨 대로 수정하면 될 거 아냐!" 시대를 역행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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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검정고시 나오셨나 봐요? 이걸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하냐고…" 무례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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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렇게 어려워? 모던하면서 화려하게. OK?" 비합리적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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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뭐 잘 알진 못하지만) 대충 이렇게 고치면 되지 않나?" 모르면서 하는 말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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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라면 이런 문서는 민망해서 못 공유할 것 같은데요." 자신을 세우기 위해 말하거나.
상처받지 않고, 피드백을 나의 성장을 위해 쓰기 위한 첫 단추는 '진짜 피드백'을 '지시'나 '가스라이팅'과 구분하는 것입니다. 분명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분들도 있으실 테니까요. "아직 한국 사회에서는 상사가 하라고 하면 하는 거잖아요. 피드백을 수용하라는 말도 그냥 시키는 대로 하라는 얘기 아닌가요?"
잠깐 사전을 들춰봅시다.
저는 내게도 지분과 책임이 있을 때, 상대의 말은 피드백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사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고 칩시다. "이거 A→B로 고치세요." 이행했을 때의 책임이 상사에게 있다면 그건 지시입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지가 아닌 나를 깔아 누르고자 하는 의도가 녹아 있다면 가스라이팅입니다. 반면 책임과 권한이 나에게도 있고 상대가 '함께' 이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그것이 피드백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2단계) 두려움 걷어내기: 피드백에 겁먹지 않으려면?
문제 해결을 위한 피드백이라 해도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제가 개복치여서 아는데요. 유난히 100점을 맞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해 가고, 더 열심히 상처받습니다. 상대방의 피드백이 나를 점수 매긴다고, 우리는 은연중에 생각하거든요. 지금부터 저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피드백에 직면해보려 합니다. 같은 피드백도 다르게 들을 수 있게끔요.
1. 피드백은 수능 성적표가 아니라 모의고사 오답노트 같은 겁니다.
우리 모의고사, 왜 봤을까요? 수능 잘 보기 위해, 내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봤습니다. 모의고사를 보고 해야 할 일은 역시 난 답이 없다며 우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떤 부분에 약한지를 깨닫는 것입니다.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찾으면서요. 우리가 듣는 피드백은 그 모의고사 오답노트 같은 겁니다. 진짜 승부에서 지지 않기 위해 받는 게 피드백입니다.
2. 피드백은 머스트(Must)가 아니라 옵셔널(Optional)입니다.
피드백을 들으면 겁먹게 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이걸 수용하자니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 거죠. 그날 저도 그랬습니다. 열심히 고개 끄덕이며 받아 적었지만 아무리 봐도 프로젝트 PM인 저의 의견과는 결이 맞지 않았습니다.
저보다 경험도 연차도 많은 분의 피드백이었던지라 더욱 망설여졌습니다. 진심 어린 피드백을 들었으니 어떻게든 녹여내야 한다는 압박이 정말 심했어요. 그때 제게 힌트를 준 게 넷플릭스의 4A 원칙이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피드백을 주고받을 때의 4가지 원칙인데요.
Aim to assist(도울 의도로), Actionable(현실적 대안과 함께 피드백하고), Appreciate(받았다면 고마워하되), Accept of Discard(수용 여부는 자유)!
처음 이 원칙을 접했을 때의 생소함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피드백 해준 것은 고맙지만 선택은 어디까지나 나의 몫이라는 점이요. 문화의 차이 때문이었을 겁니다. 우리는 내세우기보다 겸손해야 하고, 말하기에 앞서 경청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래서 상대의 피드백을 들었으면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최소한 저는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이 암묵지를 걷어내고 나면 피드백 앞에서 좀 가벼워질 겁니다. 선택은 나의 몫이니까요.
3. 피드백의 승자는 '관철한' 사람이 아니라 '써먹은' 사람입니다.
모든 피드백에는 반드시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일리와는 조금 다른 일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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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理: 어떤 면에서 그런대로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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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利: 한 가지 이로움
제가 말한 일리는 후자입니다. '한가지 이로움'이요. 평가받는 것도 아니고, 선택이 나의 몫이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면 이젠 그 피드백에서 내가 취할 '한가지 이로움'을 찾으려 눈에 불을 켤 시간입니다.
때로 우리는 '저 말이 맞기는 맞는데… 그럼 내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꼴 아냐?'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승자는 피드백을 '관철한' 사람이 아니라 '적재적소에 써먹은' 사람입니다. 소개팅할 때처럼, 쇼핑할 때처럼 눈에 불을 켜고 찾아야 합니다. 이 피드백에서 내가 무엇을 얻어갈지요.
여기까지 오면서 우리는 피드백에 귀와 마음을 열었습니다. 지금부터 해볼 것은 두 가지입니다. 받은 피드백에서 '찐으로 얻어갈 것'을 찾기 위해 피드백을 해석해볼 겁니다. 그리고 써먹어볼 겁니다. 이 과정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머릿속에 깔때기를 그려보세요. 깔때기에 무수히 많은 피드백을 넣습니다. 건강한 피드백을 골라 남기고, 내게 흡수시킬 겁니다. 마치 착즙 주스를 만들어 먹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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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단계) 나를 지키는 체 치기: 어떤 피드백을 거를 것인가
✅ 4단계) 성장을 위한 착즙: 피드백을 어떻게 써먹을까
✅ 피드백해도 '안전한' 동료가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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