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애착 물건이 있나요?

나만의 애착 물건이 있나요?

작성자 리아

자기만의 대답

나만의 애착 물건이 있나요?

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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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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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길었던 설 연휴,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서점 [자기만의 공간]의 문을 열고 손님들과 함께 연휴를 보냈어요. [자기만의 공간]을 찾아 주신 손님들에게 새해 복을 어찌 나눠드릴까 고민하다 직접 뜬 네잎클로버 키링을 나눠드렸는데요. 엉성한 모양이었지만 모두 환한 얼굴로 받아주셨고, 그 자리에서 바로 자신의 가방에 키링을 달아주신 손님도 계셨어요. 그분이 네잎클로버가 달린 가방을 들고 나설 때마다 행운이 함께하길, 그리고 그 작은 키링이 오래도록 사랑받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생각의 흐름을 따르다 보니 '한 가지 물건을 오래도록 곁에 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나에게 그런 물건이 있나,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이런 질문을 건네봅니다.

❓오늘의 질문

나만의 애착 물건이 있나요?

'애착'이라는 단어는 특별한 정서적 관계를 갖고 있음을 뜻한다고 해요. 그래서 애착 물건이란 보기만 해도 특별한 감정이 피어나는 물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물건과 관련된 나만의 소중한 이야기나 추억이 있거나, 함께라면 마냥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것들이요.

저의 애착 물건은 📗✍🏻다이어리와 펜이에요.  2025년에는 미도리 MD 다이어리와 무인양품 회색 펜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 두 가지는 출퇴근을 할 때도, 휴일에도, 시골에 내려갈 때도 언제 어디를 가더라도 제일 먼저 꼭 챙기는 물건이에요.

어쩌다 다이어리와 펜에 이리도 애정을 갖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니, 다이어리와 펜이 곧 제 하루를 뜻하기 때문인 것 같더라고요. 저는 하루를 잘 살아내는 일에 관심이 아주 많거든요. 좋은 일도, 힘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해야만 하는 일도 모두 다이어리에 적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또 하루를 채워나가고 있어요. 덕분에 다이어리에는 하루의 고군분투와 한 달의 열심, 일 년의 회로애락이 담겨있고요.

그래서 가방에 넣어두기만 해도 안심이 되고 마음이 든든해지는 다이어리와 펜은 저의 평생 애착 물건으로 함께 하지 않을까 싶네요.

나의 애착 다이어리와 펜

📚 책의 대답 - 작가님의 애착 물건 : 잔 스포츠 가방

13년 전, 스무 살이 된 기념으로 사촌 누나가 선물해 준 이 가방은 30대가 되어서도 내 등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대학생 시절에도, 23살에 떠난 캐나다 여행에도, 친구와 떠난 모든 국내 여행과 심지어 올해 갔던 도쿄에도 나는 잔 스포츠와 함께였다.
...
주변을 둘러보면 유행에 상관없이 자신만의 애착템을 가진 사람이 있다. 오직 나만 알고 있는 역사가 있다면 물건과의 '의리'도 생긴다. 너를 두고 새로운 가방을 멜 순 없어!라고 말하는 나처럼 말이다. 
...
사랑하는 물건과 함께 늙어가며 지지부진한 이야기를 계속 쌓아가고 싶다.
...
나이가 들어서도 새것을 탐하지 않고 낡아가는 것에 마음을 둘 수 있길 바란다. 내 손에 쥐어진 물건에 부디 서사가 가득하길 바라며.

<버텨온 시간이 전부 내 힘이었다> p.67-69

나만의 애착 물건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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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의 애착 물건은요! 


✍🏻 교환 일기장

📗 p19. 당신의 결핍은 무엇인가요?

🐧 Septembark

저는 아직 번듯한 직장을 가져보지 못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하게 느껴질지 모르는 일이 저에게는 오랫동안 손에 닿지 않는 꿈처럼 느껴졌습니다. 지금은 다행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가끔 실수를 할 때마다 혹시 잘리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휩싸이곤 합니다. 그런 순간마다 제 자신이 너무나 작고 초라하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랑받지 못했다는 감정도 제게 큰 무게로 다가옵니다. 저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내 결핍은 무엇일까? 왜 나는 이토록 부족한 것 같을까?” 직장과 사랑이라는 두 가지 결핍이 제 삶을 잠식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곤 합니다.

직장이 없다는 것은 제가 원하는 삶의 방향을 찾기 위한 시간을 뜻했습니다. 아직은 부족하더라도 성장하고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이전보다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사랑받지 못했다는 감정 또한 저를 성장하게 했습니다. 그것을 통해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달았고, 진정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제 가치를 발견하며, 저 자신을 돌보는 방법을 익혀가는 중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저는 조금씩 단단해지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 Playful Pigeon

명문대 못 간 거.

학교 다닐 때 꽤나 공부를 잘했었는데 수능을 망쳤고 재수까진 하고 싶지 않아서 이름있는 대학 지방캠퍼스로 들어갔어요.

나름 고등학교 때 모의고사나 내신 모두 전교 20등안에 들었었는데, 그냥 그렇게 포기해버려서 남들이 학교 물어볼 때마다 주눅들게 되는 게 후회스러워요.

🤎 Defiant Lobster

저의 결핍은 [좋은 아빠] 입니다.

어릴 때부터 집에 가정폭력이 있었습니다. 저를 때리시진 않았지만 어머니를 때리셨고 저는 집에 있으면 항상 불안감을 느껴야했습니다. 또 자라면서도 어릴때 무서워서 그걸 막아주지 못했던 것에 죄책감을 느끼곤 했습니다.

그래서 다정하고 착한 친구들의 아빠를 볼때, 저는 결핍을 느낍니다. 그 친구들이 부럽고 우리 아빠도 저랬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한편으로는 언성을 높이는 남자들에게 비정상적으로 무서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성인이 된지 한참인데도 동일합니다.

그래도 좋은 남자들이 더 많은 걸 알고 있기에 좋은 남자를 만나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저의 이런 결핍이 언젠가는 눈녹듯 사라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뉴스레터 <자기만의 대답>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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