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우린 고슴도치가 아니라 사람인걸

17. 우린 고슴도치가 아니라 사람인걸

작성자 은진송

사유서를 쓰시오

17. 우린 고슴도치가 아니라 사람인걸

은진송
은진송
@user_mg8ux4d26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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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초의 사유서: 우린 고슴도치가 아니라 사람인걸
https://seeds.stibee.com/p/33/


⌇나에게 상처를 줄지도 모르지만

(c) 유튜브 찰스엔터 퀸가비 선배 집에서 노가리(with 승헌쓰)  2024.12.23.

"일정 시간이 지나지 않는 이상 이 사람이 나한테 상처를 줄 수도 있겠다는 어떤, 나도 모르는 그런 방어가 있단 말이야. 근데 승헌이한테는 그런 방어가 일단 없고...."

- 가비

⎯ 유튜브 찰스엔터 채널에서 승헌쓰와 찰스의 가비 집 방문 영상을 봤습니다. 승헌쓰를 '내가 사랑하는 남자들 중에서 제일 사랑하는 친구'라고 소개한다는 가비는 곧이어 그 이유를 덧붙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타인에게 작동시키는 방어가 승헌이에게는 발동하지 않는다고요.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거라 생각해요. 이런 경험이 쌓이면 어떤 가시가 어떻게 나를 찌를지 모르니 새로운 사람과 관계를 시작하는 게 지레 망설여지죠. 동시에, 내가 미워질 때도 있죠. 내 가시가 언제 어떻게 상대를 찌를지 모르니까요.

    살면서 서로의 가시에 불안해하지 않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건 축복인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면 찌르고 찔릴 걱정 없이 꼭 껴안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너무 싫지만 너무 좋지만 

(c) 유튜브 UNIVERSAL MUSIC JAPAN Mrs. GREEN APPLE - 春愁 오피셜 뮤직비디오

"너무 싫어. 사람이 너무 싫어. 친구도 너무 싫어. 사실은 너무 좋아. 내일이 맑다면 그걸로 됐어. 내일이 온다면 그걸로 됐어. 네가 웃을 수 있다면 뭐든지 좋아."

(c) 시한부를 즐겼을 뿐이었는데 | 다락, 다나 | 카카오페이지 (몇 화인지 기록 못했어요. 죄송합니다. 이 자를 매우 쳐라... 아니, 봐 달라....)

"나는 인간이 싫다니까."

"그렇지만 싫다면서 이렇게 차도 내주셨잖아요."

"기본적인 예의다, 예의!"

"그런데 왜 마법 교류 연구를 그렇게 열심히 했어요?"

"마법사가 마법 연구를 하는 게 뭐?"

"사실은 사람들을 돕고 싶었던 거 아니에요?"


⌇적당한 거리감은 다정하지만

  (c) 옆자리 괴물군 | 로비코 | 대원씨아이 (7권)

"왜... 그런 소릴 하는 거야? 시간 낭비라니.... 오빠는 내 가슴 가득 박혀 있던 가시를 모두 빼줬어. 나한테... ‘좋은 사랑은 사람을 둥글게 만들어주기도 한다’고 말한 건 오빠잖아. 아, 아까도 그렇고 늘 다정하게...."

"...내가 너한테 다정한 건 너의 그 가시에 정면으로 마주할 마음이 없기 때문이야. 난 너희와 마음으로 공감하거나 사소한 일로 반발하거나 진심으로 마주 웃어주거나 그러지 못해. 그래서 그렇게 자상할 수 있는 거야."

⎯ 만화 '옆자리 괴물군' 7권에서 여자주인공 친구가 짝사랑 상대에게 하는 말입니다. 상대 남자는 남자주인공의 보호자 노릇을 하고 있는 사촌 형입니다. 학원물 순정 만화이기 때문에, 주인공들은 고등학생이고 이 대사를 하는 남자는 사회인이죠. 그는 사촌 동생과 동생 친구들에게 적당한 거리감으로 대합니다. 그가 설정한 거리가 누군가에겐 다정함이 되었습니다.

    가시에 가까이하지 않은 건데 가시를 빼줬다는 느낌을 받다니. 내 상처를 보듬어주는 것 같은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인데, 정작 이 사람은 가까워지기 싫어서 그렇게 한 거라니. 적당한 거리감은 다정하지만,  "진심으로" 기쁨과 슬픔을 나눌 순 없는 것. 참 어렵습니다.


❍ 생각 더하기

오늘 레터는 제법 칙칙했으니 로맨틱한 노래 추천합니다. Fly by midnight의 Different Lives. 널 만나기 전과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이다, 널 만나 변했다. 대강 그런 내용의 가사입니다. 끌리면 들어보셔요.

시리즈20개의 아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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