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종료,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 113분 회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쳤어요. 총 회담 시간은 소인수회담(62분)*·확대회담(51분)*을 합쳐 113분으로, 소인수회담의 경우 계획했던 20분보다 훨씬 오래 진행됐다고.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와의 회담은 두 번째로, 지난 6월 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만난 이후 67일 만이에요.

이 대통령은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최근 통상문제와 안보 문제를 두고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다”며 “가치·질서·체제·이념에서 비슷한 입장을 가진 한일 양국이 어느 때보다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어요. 이시바 총리 역시 “안정적인 한일관계 발전은 양국의 이익이 될 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의 이익이 된다”며 한목소리를 냈고요.

한일 정상회담 내용: 회담 주제는 어땠고 무슨 말 나왔어?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정상회담을 마친 뒤, 나란히 생방송 카메라 앞에서 공동 언론발표를 진행하며 회담 결과를 소개했어요. 합의된 문서 형태로 ‘공동 언론발표문’을 채택한 건데요. 회담의 주제는 크게 사회 협력, 안보 협력, 경제 협력이었어요:

• 사회 협력: 저출생·고령화, 수도권 집중, 농업, 재난안전 등 양 나라가 마주한 공통 과제에 대해 함께 대응할 필요성에 공감했어요. 이에 서로 정책 경험 등을 공유하는 협의체를 만드는 등 양국 간 협력의 틀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 안보 협력: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대북 정책에 대해 긴밀하게 계속 힘을 모으기로 했어요. 나아가 한국·일본뿐 아니라 한미일이 협력해 나가자는 의지를 다시 확인했고요.

• 경제 협력: 수소·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어요.

특히 이번 발표문에는 “이시바 총리는 1998년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회담에서 언급했다”는 문구가 담겼는데요. 과거 한국과 일본이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본격 추진하는 계기가 된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이어가겠다고 한 거예요.

이 외에도 10월 우리나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올해 일본에서 열릴 한일중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뜻도 발표문에 담겼어요.

한일 정상회담 평가: 회담에 대해선 어떤 평가가 나와?

매우 분위기 좋게 마무리된 걸로 보여요. 한국과 일본이 공동 언론발표문을 채택한 건 17년 만이고요. 일본 언론은 이 대통령이 미국보다 먼저, 게다가 광복절이 있는 8월에 일본을 방문한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면서 이 대통령이 실용외교를 보여줬다고 해설했어요. 두 나라 정상이 서로의 나라를 오가며 정상회담을 갖는 ‘셔틀외교’도 잘 이뤄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나왔고요. 만찬 자리에선 협력과 화합의 의미로 이 대통령 고향 음식인 안동소주와 안동찜닭이 곁들여지기도 했다고.

다만 이번 회담에선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강제동원 등 과거사 문제나 후쿠시마 오염수 및 일본산 수산물 수입 문제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어요. 이 대통령도 방일 직전 일본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과거 위안부 합의, 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 “국가로서 약속이므로 뒤집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실용·실리를 내세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같다고.

한미 정상회담 전망: 이 대통령의 다음 일정은?

이 대통령은 1박 2일 동안의 일본 일정을 마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24일 도쿄에서 워싱턴DC로 향해요.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은 25일(현지시간)로 예정돼 있는데요. 한미 정상회담에선 얼마 전 타결한 관세협상의 세부 협의를 비롯해 주한미군의 활동 범위 및 ‘동맹 현대화’, 북한 대응 등이 주요 안건이 될 것 같다고. 따라서 이 대통령은 미국 도착 후 회담 전까지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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