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생물다양성 (3) - 환경 올림픽?!

#5 생물다양성 (3) - 환경 올림픽?!

작성자 지구별시골쥐

나의 환경이야기

#5 생물다양성 (3) - 환경 올림픽?!

지구별시골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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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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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014년 10월 강원도 평창에서 ‘지구촌 생물 올림픽’이라고 불려도 무방한 ‘제12차 UN 생물다양성협약(COP12)’을 갖고 이런저런 썰을 풀었다. 총 194개국 대표ㆍ사절단과 환경 관계자들이 모여 1)생물다양성 보전 2)지속가능한 이용 3)유전자원 이익의 공평한 공유(Benefit Sharing)에 관한 세부논의를 위해 모인 자리였음을 다시한번 상기해본다.

당시 국제협약장 앞의 단골손님인 NGO, 시민단체의 시위 장면도 기억난다. 그 중 나무를 비롯해 각종 동ㆍ식물 복장을 하고 ‘평창 동계 올림픽의 폐해 : 가리왕산 보존’을 외치는 단체가 있었다. 국제적으로 생태계 보호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자청한 정부를 칭찬해주지는 못할망정 어째서 ‘환경’시민단체는 이런 행위를 계속하는 것일까?

정부의 야누스 얼굴 : 개발과 보전

사실 이는 그동안 정부가 마련한 이중적인 환경 정책 스탠스에서 비롯됐다. 2014년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한 생물다양성 협약의 주요명제는 ‘국제 생태계 보전’이다. (물론 이면적으로는 정치ㆍ경제ㆍ외교 등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우리 정부는 한 쪽에서는 생태계 보전을 외치고 다른 쪽에서는 생태계 파괴를 자처하는 야누스의 얼굴을 보였다.

우리 민족은 옛 부터 산과 강을 벗 삼아 시를 읊으며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녔다고 자부해왔다. 그 실례 중 하나가 조선시대 때부터 정부의 관리를 지속 받아온 500년의 원시림 - 가리왕산이다. 2016년, 대학원 전공 수업 일환으로 강원도 평창의 가리왕산, 거기서도 평창올림픽 준비에 한창이던 알파인 스키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우리 일행을 맞이해 준 (원주) 환경운동연합의 김경준 사무국장은 500년 이상 된 원시림이 2주간의 올림픽을 위해 파괴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산 중앙을 마치 ‘바리깡’으로 머리를 밀듯이 밀어버린 휑한 가리왕산을 직접 보니, 마음이 먹먹했다. 그렇게 가리왕산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기간 동안 3일 간 펼쳐질 스키활강 경기장을 조성을 위해 산림 생태계의 일부를 잃었다.

생물다양성 복원하겠다는 약속

평창조직위는 사후 경기장 활용방안이 미흡해 이례적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지적까지 받았다. 정부가 약속했던 가리왕산 알파인 스키지역의 복원 및 활용 계획 등 대다수 시설에 대한 대응 방안이 허술하다는 것이다. 엄청난 양의 국민 세금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정도 수준이면 심각한 직무유기였다. 그래서 강원도는 올림픽 후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다시 수정해서 제출했다.

그래서 시간이 흐른 2024년 현재 가리왕산은?

올림픽 정신이 아닌 부채와 환경 파괴만 남길 것 같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는 현실이 됐다. 강원도는 (당연히?) 올림픽 이후 가리왕산을 온전하게 복원하겠다는 약속을 이행치 않고 있다. 산림청은 강원도의 국유림 사용권 연장 요청을 거부하고 전면 복구 명령을 내렸고 환경부도 복원 이행을 요구했지만 강원도는 오히려 어떻게하면 현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지 방안을 강구 중이다.

강원도는 연간 100억여원이 소모될 경기장 사후관리 비용을 생각해서라도 원점에서 검토해야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묵살했다. 스키장 활용도가 매우 낮은, 3일 천하의 활강 개발 공사라는 비판에 귀 닫았고 그 대안으로 특정 종목을 분산 개최하자는 의견 또한 무시했다.

예견된 사태였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지키지 못할 약속, 아예 하지를 말든지, 아니면 미리 밑 밥을 좀 깔아놓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