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생물다양성 (1) - 크로스커팅 이슈에 눈을 뜨다

#3 생물다양성 (1) - 크로스커팅 이슈에 눈을 뜨다

작성자 지구별시골쥐

나의 환경이야기

#3 생물다양성 (1) - 크로스커팅 이슈에 눈을 뜨다

지구별시골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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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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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 이슈에 눈을 뜨다

2014년 10월 강원도 평창에서 ‘지구촌 생물 올림픽’이라고 불려도 무방한 ‘제12차 UN 생물다양성협약(COP12)’이 열렸다. 총 194개국 대표 및 사절단과 환경 관계자들이 모여 1)생물다양성 보전 2)지속가능한 이용 3)유전 자원 이익의 공평한 공유(Benefit Sharing)에 관한 세부 논의를 위해 모였다.

나는 이곳에서 전문 요원으로 1달간 평창 알펜시아에 단체 합숙하며 근무했다. 국제협약장을 출입하는 분들의 신분을 확인하고 ID 카드를 발급하는 아주 단순한 등록데스크 업무가 위주였는데 나중에는 의전(VIP 안내담당/protocol) 인력이 추가로 필요해 지원인력으로 투입되기도 했다. 이때 담당했던 국가는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바누아투였다.

이렇게 한 달간 머물면서 UN Security와 강원지방경찰청이 국제 규정에 따라 협약 구역을 펜스로 둘러싸고 보안검색대를 설치하는 초기 행사 준비 때부터 환경부 장관이 마지막 강원선언문을 채택할 때까지 모든 이벤트를 지켜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하나의 국제행사를 치르기 위해 수많은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여실히 느꼈고, 비록 자그마한 역할이지만 일부분 보탬이 됐다는 점에 지금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의전을 담당했던 바누아투 환경부 장관님 및 보좌 일행들과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의 관계

우리 인류는 산업화 이후 자연을 이용한 무분별한 개발을 지속함에 따라, 생태학적, 유전적, 사회적, 경제적, 과학적, 교육적, 문화적, 여가적, 미학적 기타 등등 다양한 가치를 지닌 생물다양성이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그 사실을 실생활에서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데, 국내의 경우 멸종 위기 1급 종에 속하는 수원청개구리에 대한 서식지 보전과 서식 실태조사를 요구한 것은 프랑스에서 온 박사과정의 유학생이라는 사실에서만 봐도 우리가 상당히 무관심함을 추측할 수 있다. 매일 새롭게 탄생하는 최첨단 기술에 눈이 휘둥그레지면서도, 하루하루 멸종 위기에 처해 살아가는 토종 생물들에게는 쉽게 눈길이 가지 않는다. 나 역시도 그러하다.

하지만 생물다양성 이슈와는 다르게 기후변화는 피부로 느끼기에 아주 용이하다. 최재천 전 국립생태원 원장의 말을 빌리면 기후변화는 속된 말로 생물다양성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팔아먹기 쉽다’라고 할 정도다. 그것은 아마도 우리 사회가 “요즘 날씨가 왜 이래?”, “벌써 여름이야?” 등 한반도 기후가 예전과는 점차 달라지고 있는 것을 일상생활에서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대중적 관심 측면에서 기후변화 이슈와 달리 생물다양성은 상대적으로 홀대받고 있다. 하지만 지구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꼭 다루어져야 할 Big 어젠다인 만큼 매년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와 격년으로 생물다양성협약 총회가 열리고 있다. 그리고 이 두 의제는 교차 이슈(cross-cutting)로 유엔 내에서도 주요하게 다뤄지는데, 두 의제가 어떠한 연관성을 갖고 있기 때문일까?

  1. 급변하는 기후환경은 생물종에 위협적

환경운동연합의 김춘이 사무총장은 크게 두 가지로 그 관계를 설명했다. 첫 번째로 생물종은 생존을 위해 특정 환경에 오랫동안 적응되어 있어 급변하는 기후환경은 생물종에 매우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 배출로 심각해진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CO2를 흡수하면서 해양 산성화가 일어나고 이는 산호초 백화현상을 야기한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대 산호초 지대로 알려진 호주의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대보초, Great Barrier Reef) 일대에서 백화현상의 발생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또한 지구를 빠져나가지 못한 열에너지를 바다가 흡수하면서 열대어들이 점점 북상해가며 해양생물 서식지의 분포도가 달라지게 됨으로써, 생태계 교란과 더불어 인간의 해양활동(어업 등)에도 지장을 유발한다. 강원도 고성, 속초, 양양 등지에서 스쿠버 할 때 아열대 어종을 보고 놀란 이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UN 새 천년 생태계 평가보고서(2005)에 생물다양성 손실의 주요한 요인 중의 하나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1. 기후환경을 유지시키는 것은 생물다양성

두 번째로 생물다양성 보전 자체가 지구 행성 유지 체계와 일치함으로써 기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대기 중의 탄소를 저장하고 흡수하는 데 탁월한 아마존과 콩고분지에 있는 대규모 산림은 지구 행성의 기후를 안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사실은 미뤄볼 때 급격한 감소를 보이는 생물다양성은 기후변화를 가속화 시킨다고 충분히 연관 지어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인류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는데 범세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우리 정부는 기후변화 적응도 생태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직시해야 한다. 해외 개도국에서의 저감ㆍ적응 활동을 통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상쇄 등으로 우리 배출량 대부분을 상쇄하려는 꼼수는 지양하고, 우리 국토의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기후변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눈 가리고 아웅 하기에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이 너무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