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어휘] 각출과 갹출: 부담을 나누어라

[비즈니스 어휘] 각출과 갹출: 부담을 나누어라

작성자 북렌즈

일잘러를 위한 문해력, 어휘력 처방전

[비즈니스 어휘] 각출과 갹출: 부담을 나누어라

북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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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le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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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지금 회사 차원에서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

매니저: 무슨 이벤트인가요?

팀장: 전 직원들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전을 합니다.

매니저: 어떤 아이디어인가요?

팀장: 다양한 의견을 각출해서 신규 사업에 참고할 예정입니다.

매니저: 네? 가출이요?

ㅡ 혹시 이런 뜻?

직원들 각각 아이디어를 제출하라는 의미구나.

팀이 회의해서 아이디어를 제출하겠다는 의미구나.


각출(各出)은 각각 ‘각(各)’과 나다 ‘출(出)’이 결합된 말로 각각 나옴, 각각 내놓음이라는 의미입니다. 서류를 각자 내거나, 음식 값을 각자 내는 상황에 적합해요. 폭넓게 활용됩니다.

비슷한 말로 추렴하다 ‘갹(醵)’과 나다 ‘출(出)’이 더해진 갹출(醵出)이 있어요. 공통된 목적을 위하여 여러 사람이 돈을 나누어 낸다는 의미입니다. 직장 동료의 경조사비나 특정 기금을 낼 때, 회사명 또는 부서명으로 내는 경우가 있어요. 이럴 때 적합합니다. 각출과 갹출을 크게 구분하지 않고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번 회식비는 각출하겠습니다.

*신규 프로젝트를 위해 부서마다 인원 각출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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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담을 나누어라

회사를 배경으로 한 웹툰에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팀장은 회사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가 가장 편해요. 직원 카드로 각자 계산할 수 있으니까요. 대신 카페에 가서 커피를 먹는 상황은 부담스럽습니다. 한두 번은 괜찮은데, 매번 여러 명의 직원들 커피값을 다 계산하기기에는 지갑 사정이 여유롭지 않아요. 그렇다고 각자 내자고 하기에는 민망해요. 그러다 보니 항상 밥을 빨리 먹고 할 일이 있다며 먼저 일어섭니다. 커피도 마시고 대화도 나누고 산책도 하고 싶은데, 할 일이 있다며 일어섰기 때문에 책상에서 일하는 척을 해요. 씁쓸하죠. 

신입 사원 때는 상사가 다 큰 존재로 보이니 의존도 많이 합니다. 경제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기대기도 하고 배우기도 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연차가 쌓여도 그렇게 경제적으로 풍요롭거나 업무적으로 여유롭지 않더라고요. 그때 상사분들에게 더 부담이 되지는 않았나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왜 카페에 가서 얻어먹을 때, 아메리카노를 시키라고 하는지… 중국집 가서 자장면을 시키라고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상사가 압박감에 시달릴 순간에 ‘사주세요~’보다 ‘각자 계산하죠’라고 분위기를 깔아주고, ‘해주세요~’보다 ‘제가 한번 맡아서 해볼게요’라고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 직원들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요즘은 직급을 없애고 이름을 부르거나, 비용도 나누어서 내는 수평적인 문화가 확산되고 있어요. 여러 가지 면에서 상사의 부담, 동료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생각으로 직장 생활을 하면 인정받는 직원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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