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밝혀진 것과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밝혀진 것과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
뉴니커, 지난 29일 벌어진 제주항공 2216편 여객기 참사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겼잖아요. 탑승객 181명 중 2명만 구조되고, 179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에 뉴니커도 충격을 많이 받았을 텐데요. 어떻게 이런 참사가 발생한 건지, 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정리했어요.
뉴스 봤어... 정확히 무슨 일이야?
지난 29일 오전 8시 54분, 태국 방콕을 떠나 무안공항에 도착하던 제주항공 여객기에 착륙 허가가 떨어졌어요. 그로부터 3분 뒤인 8시 57분, 착륙을 준비하던 중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을 조심하라”는 경고를 받았고, 약 2분 뒤 기장이 기체 이상을 인지하고 조난 신호(‘메이데이’)를 보냈어요. 이후 여객기는 2차 착륙을 시도하기 위해 다시 고도를 높였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복행(고어라운드)에 실패했어요. 원래는 한 바퀴를 돌아 1차 착륙을 시도했던 지점으로 돌아왔어야 하는데, 활주로 반대편 방향에서 비행기 착륙 바퀴(랜딩기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로 9시 3분경 곧바로 동체착륙을 시도한 것(그래픽). 이후 활주로를 미끄러지던 여객기는 공항 구조물과 충돌하면서 폭발과 함께 화염에 휩싸였어요. 꼬리 부분만 일부 남았을 정도로 비행기는 심하게 망가졌고요.
왜 이런 사고가 일어난 거야?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건 아니지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큰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 시작은 엔진 이상: 비행기의 양쪽 엔진이 모두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고장나면서 사고가 시작됐을 거라는 말이 나와요. 그러자 비행기의 유압 계통에도 문제가 생겼고, 이 때문에 착륙 시 사용하는 랜딩기어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거라는 것. 조종사가 정해진 방법대로 재착륙을 시도하지 못하고 급히 동체로 착륙해야 했던 이유 역시 엔진 이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 그리고 충돌: 활주로 중간에 동체착륙한 비행기는 약 1.6km를 미끄러지다가, 활주로 끝에서 200여 미터 떨어져 있는 한 콘크리트 구조물에 충돌했어요. 이 과정에서 비행기 동체가 분리됐고,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고요. 문제가 된 구조물은 전파를 쏴서 비행기의 활주로 진입을 돕는 ‘로컬라이저’였는데요. 동체착륙 자체보다는 로컬라이저와의 충돌이 사고 규모를 키웠다는 말이 나와요.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가 시작됐는데요. 전문가들은 풀어내야 할 몇 가지 의문점이 있다고 말해요.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고?
- 수동 랜딩기어, 왜 안 썼을까?: 동체착륙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확실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해요. 비행기 엔진 이상으로 랜딩기어가 자동 작동하지 않았더라도 수동으로 랜딩기어를 내릴 수 있기 때문. 수동으로 랜딩기어를 작동시킬 때 드는 시간은 수십 초 정도로 짧은 편인데요. 수동으로 랜딩기어를 펼 수 없을 정도로 당시 상황이 급박했는지 등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와요.
- 콘크리트 구조물, 왜 거기 있었을까?: 로컬라이저가 단단한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설치된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요. 국토교통부는 해당 로컬라이저가 비행기 활주 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공간인 종단안전구역(199m) 밖에 있었고, 구조물 소재 등에 대해서도 정해진 규격이 없어 문제되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전문가들은 “해석의 여지가 있어!” 하는 입장이에요. 일부 국토부 기준에 종단안전구역을 로컬라이저가 있는 지점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고, 이 구역 안에 구조물을 지을 때는 최대한 부서지기 쉽게 지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는 것.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 역시 활주로 근처의 설치물은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부서지기 쉬운 형태로 지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고요.
이외에도 제주항공이 지나치게 빡빡한 운항 스케줄을 짰고, 비행기 정비를 소홀히 했던 게 아니냐는 등의 의문도 나왔는데요. 아직 참사와의 연관성이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은 상태예요. 정부는 제주항공을 상대로 강도 높은 안전 점검을 시행하겠다고 했어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정부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함께하는 한미 합동 조사를 진행 중이에요. 이를 위해 지금까지 총 10명의 미국 측 전문가들이 우리나라에 파견됐는데요. 조사팀은 사고가 난 여객기의 비행자료기록장치(FDR)·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를 분석하고, 로컬라이저 시설이 적합한지 여부를 알아보는 등 조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또 국토부는 사고가 난 비행기인 ‘보잉 737-800’ 기종에 대한 전수 특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했어요.
한편 정부는 12월 29일부터 1월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사고 현장과 전남·광주·서울 등 전국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했는데요. 참사 유가족들을 위해 장례를 지원하고, 피해자들을 위한 심리치료·건강보험료 경감 등 다양한 조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 참사 트라우마로부터 회복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갑작스러운 참사 소식으로 큰 충격을 받은 뉴니커가 많을 텐데요. 전문가들은 커다란 사회적 참사나 비극을 마주했을 때 누구나 ‘사회적 트라우마’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말해요. 피해자들의 상황에 깊이 공감하며 슬픔·우울감을 겪을 수 있다는 것. 다만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참사로부터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해요. 뉴스에만 계속 몰입하기보다는 매일의 삶에 집중하고, 가까운 지인과 대화를 나누는 등 일상의 리듬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경우 무료 심리 상담도 받을 수 있어요. 참사 피해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가능하니까, 필요하다면 망설이지 말고 신청해 봐요.
-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대면·비대면 상담(1670-9512)
- 각 시·도별 정신건강복지센터
- 국가트라우마센터(02-2204-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