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의 성장 비밀을 알려 드립니다

당근의 성장 비밀을 알려 드립니다

작성자 트렌드라이트

트렌드라이트

당근의 성장 비밀을 알려 드립니다

트렌드라이트
트렌드라이트
@trendlite
읽음 1,246
이 뉴니커를 응원하고 싶다면?
앱에서 응원 카드 보내기

아래 글은 2025년 04월 02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 보러가기


이제 '진짜' 증명했습니다

 당근의 2024년 실적이 공개됐습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죠. 매출 1,891억 원, 영업이익 376억 원. 전년 대비 각각 48%, 무려 3.8배나 성장한 수치였거든요. 단순히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도 아니었습니다. 인건비와 광고비는 30% 넘게 늘었고, 임직원 수도 1년 새 100명 가까이 증가했으니까요.

 사실 작년에 당근이 첫 흑자를 냈을 땐, 저 역시 마케팅 비용을 크게 줄여 만든 일시적 성과일지 모른다고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당시 광고비 지출은 전년 대비 1/5 수준까지 줄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엔 다릅니다. 비용이 늘었지만 매출이 더 크게 성장했고, 이익은 그보다 더 가파르게 뛰었습니다.

 이제는 당근이 실적 면에서는 확실히 안착했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런데 더 흥미로운 건, 이렇게 실적이 좋아졌음에도 당근은 더 이상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 기준으로는 성장하는 서비스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매출과 이익을 이렇게 키울 수 있었던 비결,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카톡은 못했는데, 당근은 해낸 건

 그동안 당근의 실적이 좋아질 때마다 드는 의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과연 광고만으로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MAU가 멈춰 선 상황에서, 다른 수익원이 없는 플랫폼이 광고로만 성장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에 대한 우려도 많았고요.

 최근 당근 주주총회에서 황도연 대표 역시 이러한 당근의 MAU 정체를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앱 사용성이 크게 늘며 이번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밝혔죠. 이미 국민 1/3 이상이 가입한 서비스이니, 이제는 무리하게 새 사용자를 끌어오기보단 ‘매일 쓰는 앱’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현재는 MAU보다는 DAU(일간 활성 사용자 수) 성장과 서비스 간 교차 이용에 더 주력하고 있다고 하고요.

당근의 MAU와 달리 DAU와 사용시간은 최근까지도 꾸준히 우상향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당근 앱의 트래픽 지표를 보면, 이 전략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MAU는 거의 그대로지만, DAU는 2022년 6.4%, 2023년 9.7% 증가하며 꾸준히 오르고 있고요. 광고 수익과 직접 연결되는 사용 시간은 2023년 12.7%, 2024년 13.2%씩 증가하며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전략은 사실 카카오톡도 시도했었습니다. 전 국민이 쓰는 앱이 된 만큼, 카카오뷰나 카카오TV 같은 콘텐츠 서비스를 붙여 사용 시간을 늘려보려 했죠. 하지만 결과는 잘 아시다시피, 실패였죠.

 여기서 당근이 달랐던 건 기존 사용 맥락을 흐트러뜨리지 않은 확장 덕분이었습니다. ‘당근마켓’이라는 이름에서 ‘마켓’을 떼어내고, 중고 거래를 넘어 지역 생활 커뮤니티로 정체성을 재정비했죠. 그리고 이에 맞춰 아르바이트, 부동산, 이사 같은 실생활형 서비스를 추가하고, ‘당근 모임’ 같은 커뮤니티 기능도 강화했습니다.

그 결과, 당근을 더 자주 오래 쓰게 만들었고, 여기에 광고 상품의 고도화까지 더해지며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 수 있었던 겁니다. 특히 변동비가 크지 않은 광고 사업 특성상, 수익성은 더 빠르게 개선될 수 있었던 거고요.


이러면 광고 하나만 있어도 됩니다

 과거 당근이 계속 적자를 내던 시절,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이쯤 되면 중고 거래에 수수료를 붙여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습니다. 실제로 중고 거래는 충분히 수익화 가능한 영역입니다. 요즘엔 패션을 중심으로 차란 같은 새로운 중고거래 플랫폼도 등장하고 있고, 심지어 무신사 역시 ‘무신사 유즈드’를 준비 중이라고 알려져 있죠.

 하지만 수수료를 받으려면 그만한 인프라 투자가 먼저 따라야 합니다. 검수나 상품화 과정을 직접 해줘야 수수료를 정당화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 구조에서 돈을 벌려면 시장 점유율과 운영 효율이 모두 뒷받침돼야 합니다. 리셀 1위 플랫폼인 크림조차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걸 보면 그 어려움을 잘 알 수 있죠.

 그런 점에서 이제 와서 보면 당근이 중고 거래 수수료 대신 광고를 수익 모델로 선택한 건 꽤나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이미 월간 사용자 수 기준 국내 톱 10 안에 드는 앱이고, ‘지역 기반’이라는 특성 덕분에 타깃 광고로 차별화할 여지도 충분했죠. 그리고 이 전략은 실제로 멋지게 통했습니다.

 물론 광고라는 수익 모델에도 분명 한계는 있습니다. 더 큰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조차 광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커머스나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당근은 조금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메타처럼요. 메타 역시 광고 비중이 높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글로벌 사용자 기반을 꾸준히 키우고, 인스타그램·스레드 같은 신규 서비스를 성공시키며 계속 확장하고 있죠.

 그래서 이번 실적 발표에서 아직은 수익 기여도가 없다시피 하지만, 당근이 캐나다에서 누적 가입자 2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힌 점이 특히 눈에 띄었습니다. 만약 해외에서도 사용자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이후 국내처럼 광고로 수익화에 성공한다면, 수조 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증명해 낼 수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국내 사업이 완전히 턴어라운드 된 덕분에 추가 투자 없이도 해외 확장을 위한 실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기대가 더 커진 상황인데요. 앞으로 당근이 해외에서도 ‘지역 생활 커뮤니티’라는 새로운 포지션을 잘 안착시켜 더 큰 성장을 이어가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