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생각하는 사람들 💭

모엘
2023.08.04•
(단상모엘🤔) - 흉기 난동
아무래도 철학 채널인 만큼, 지금의 상황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기에 아주 짧게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사실 이것에 대한 내용은 이 채널의 다른 글들에 이미 녹아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제가 뾰족한 대안을 낼 수 있어서 이런 글을 쓰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새로 시작한 시리즈의 스타트로써, 대단하진 않더라도 잠깐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흉기 난동이 왜 일어날까요? 무수한 이유를 말할 수는 있겠지만, 저는 가장 근원적인 이유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서"라고 봅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이 세상은 자기 자신을 마음껏 드러내고 펼칠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던 겁니다. 분명, 그들도 나름대로 사회의 인정과 존중을 받고 싶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게 불가능했기에 범법적인 방식을 통해 스스로를 드러내는 걸 선택한 거죠. 그리고 결국, 그들이 원하는 대로 수많은 반응들을 끌어 모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범죄에 대한 책임을 단순히 가해자에게 모두 전가한다면,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는 상황을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언제까지 "우리나라는 치안 좋다. 그저 운이 나쁜 거다.."라고 피해자를 보며 생각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조금 더 주목을 해야하는 건 사후조치가 아니라 사전예방일 겁니다.
규제를 강하게 하면 해결이 될까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의 삶을 아예 포기하고 나온 사람들을 막지 못할 겁니다. 더군다나 인간의 자유를 제약하고 제한할 수 있는 규범들은 여태껏 암시장을 낳는 부작용이 있었죠.
우리가 주목해야하는 건 이를 구조적인 문제 해결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일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만약 그들이 자기 자신을 실현하는 것에 있어서 사회의 인정과 존중을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까요? 사회적인 제도와 시스템이 그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사각지대라고 말할 수 있죠.
그래서 사전예방의 형태로 복지제도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겁니다. 여기서 우리는 어떤 형태의 복지제도가 필요한지를 이야기할 수 있겠죠.
일단 단순히 금전적인 지원만으로는 안될 겁니다. 만약, 은둔형 외톨이에게 돈이 주어진다면 그들은 그들의 취미생활을 위해서만, 그들의 지금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만 돈을 사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를 하라", "~를 해야만 한다"라는 식의 강요나 의무 형태는 앞서 언급했듯, 개인의 자유를 제약하는 측면이 있어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큽니다.
조건부로 "~을 하면, ~를 주겠다"의 방식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보상을 바탕으로 한 외적 동기는 일시적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복지제도는..! 이러한 방식이 아니라, 그들의 역량을 발굴해주고 충분한 인정과 존중을 통해 자기 자신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과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됩니다. 어떤 규제도 없이 스스로를 표현하고 드러내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지요.
이러한 제도가 잘 작동한다면, 나는 "~를 할 수 있다", "~도 할 수 있겠다"와 같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 생길 것이고, 그들은 자신의 영역을 더욱 더 펼쳐나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선한 영향력으로 작용하여 공공선이 되겠죠.
사실 이러한 복지제도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저는 통찰적 글쓰기를 하는 데 재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글들이 대중들의 공감대를 얻기는 힘들기에, 안정적인 직장도 되지 않을뿐더러 글들은 팔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나는 잘못된 걸까요? 내가 돈이 되지 못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면, 내가 잘못한 건가요? 나는 자본주의에 맞춰 수정이 가해져야하나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나 보통 우리는 그저 자기실현을 포기하고, 사회에서 알아주고 돈이 되는 안정적인 직장을 선택하는 경우가 잦죠. 이게 과연 현실이고 맞는 건가요?
저는 이런 상황을 거부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민주주의에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건 내가 내는 목소리이기 때문이죠.
그저 현실이 맞고 내가 틀린 것으로 규정하면서 스스로를 체제 속에 욱여넣으며 옭아매기보다는.. 우리 자신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세상에 요구하는 목소리를 모으는 게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단순히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기 폄하적 글이나 남을 시샘하는 악성 댓글들을 쓸 에너지를 모아서 우리가 우리에게 필요한 제도와 정책을 요구할 수 있다면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요?
분명 흉기 난동 사건을 개인의 문제로만 돌리면 안 될 겁니다. 구조적인 문제, 제도 차원의 문제가 있겠죠. 다만, 민주주의에서 더 나은 제도와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건 우리의 "목소리"입니다. 우리가 주체적으로 참여해야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거죠. 저는 거기에 희망이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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