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시민을 위해 존재하며,

언론은 시민을 위해 존재하며,

작성자 방구석디제이

방구석 DJ

언론은 시민을 위해 존재하며,

방구석디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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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kok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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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조금 거창한 제목으로 찾아뵙게 됐는데요, 바로 한국기자협회 언론윤리헌장의 첫 문장 일부입니다. 이 문장을 다시 늘려보자면, "언론은 시민을 위해 존재하며, 시민의 신뢰는 언론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인데요.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오늘은 이런 얘기를 한 번 해볼까 합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

지난주, 사실 제가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는 이번주인데요. 정말 엄청난 사건이 있었죠!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는 말이 정말 딱 들어맞는 일이었는데요. 세월호를 비롯해서 몇몇 사건들이 터졌을 당시 자신이 무얼 하고 있었는지, 혹은 날씨가 어땠는지 등을 아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당시에 제가 어떤 상황이었는지가 비디오를 재생하듯이 기억이 납니다. 저는 늦게 학교에서 출발하는 바람에 버스를 타고 돌아오면서 졸았어요, 비몽사몽한 채로 겨우 내려서 터덜터덜 집에 도착했는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함께 사는 친구들이 소리를 지르며 저를 반기더라고요! 이런 일이 없었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호들갑이지?라고 생각했는데...😅 친구들이 하는 말, 단어 하나하나가 너무 비현실적이라 처음에는 바로 인지를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 급하게 핸드폰을 들어 뉴스를 살펴본 후에야 이게 꿈이 아니라 현실인 것을 체감할 수 있었죠. 그날 밤 이 뉴스를 접한 사람들이 느꼈을 충격은 아마도 무시무시했을 것입니다. 특히 저처럼 계엄을 처음 겪는 사람들이 아니라, 이미 여러 번 경험이 있는 분들일수록요. 이런 일들은 지금은 별 거 아닌 듯이 지나가는 것처럼 보여도 이후 정신에, 그리고 몸에 일종의 트라우마로서 흉터를 남기기도 하는데요. 아무쪼록 여러분 모두 건강을 잘 챙기시면서 이겨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다시 사건의 얘기로 돌아오자면 - 이런 일들이 터졌을 때 결국 우리가 가장 의존하게 되는 것 중 하나는 정보의 빠른 갱신입니다. 언론의 힘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이런 사건들이 일어날 때마다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워낙 미디어가 세분화되어 있다보니 아주 다양한 곳에서 수많은 뉴스가 시시각각 쏟아져 나오는데요, 그 뉴스들의 방향성, 진위여부, 논조, 대상 등등 모든 것들에 주의를 기울이다보면 심한 피로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최근 몇 년 간은 언론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이 있기도 했는데요, 앞으로 당분간은 모든 시선이 집중될 이 사건과 관련해서 언론은 자신의 위치를 어떻게 고수하고 어떻게 사건을 조명할 것인지를 우리가 함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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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더 포스트>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면 중 하나는 바로 재판이나 기자회견과 같은 현장감이 가득한 씬인데요. 수많은 기자가 카메라, 마이크나 펜을 들고 주인공을 감싸며 다급하게 질문을 합니다. 이 씬에서 모든 조명은 기자들이 둘러싸고 있는 인물을 가리키면서 자연스럽게 취재를 하는 주체는 사실상 조연이 됩니다. 이러한 조연들을 무대 중앙으로 올려 주인공으로 만들어내는 영화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1) "이걸 밝히지 않으면 그게 언론인입니까?" - <스포트라이트>

저는 초마DJ와 함께 몇 년 전, 퓰리처상 사진전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요. 세계 곳곳에서 주목을 받아야 할 사람들과 사건들이 카메라에 담겨 언론을 통해 우리의 눈앞으로 전달됩니다. 물성으로만 보자면, 단순한 사진 한 장에 지나지 않지만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의미와 의도는 셀 수 없을 정도로 깊게 느껴집니다. 이 상은 언론인 조셉 퓰리처(Joseph Pulitzer)에 의해 만들어졌는데요, 한 해의 진정한 '저널리스트'들이 호명됩니다. 이 영화는 미국의 '보스턴 글로브'라는 일간지의 '스포트라이트' 팀이 보스턴 지역 가톨릭 주교들이 자행한 아동 성폭행을 고발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스포트라이트' 팀은 이 보도로 퓰리처상을 수상했습니다.

세상에는 이런 성폭행을 고발하는 영화들이 많지만, 언제나 윤리나 재현의 문제와 관련해서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문제적 장면을 전혀 집어넣지 않고도 충분히 사건을 진솔하고 강하게 관객들에게 전달합니다. 진정한 기자가 무엇이며, 진정한 저널리즘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알려주는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딧은 굉장히 충격적입니다. 영화 속에서 스포트라이트 팀 기자들은 아동 성폭행 범죄를 저지른 신부를 총 87명 찾았지만, 실제로는 300여 명이라고 합니다. 엔딩크레딧에도 관련 내용이 나오는데요, 실제 범죄의 규모와 보스턴을 시작으로 전세계의 동일한 범행 흔적들이 빼곡히 나열될 때 현실이 더 영화같다는 생각에 참담해집니다.

제가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당시에 적어두었던 메모를 이 기회에 인용해볼까 합니다.

"우리는 모두 연약한 존재들이기에 기댈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다수의 사람들은 그 기대를 온전히 초월적 존재에 바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초월적 존재는 홀로 존재할 수 없다. 그 존재를 믿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 존재에 더 가까이 다가간 자라고 암묵적인 인정을 받은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모여 또 다른 사회를 형성하고 위계를 세운다. 그 위계 속에서 벌어지는 사람들 간의 일들이 결국 또 사람을 흔들리게끔 한다. 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는 그런 신념을 인간만이 무너뜨릴 수 있는 이 아이러니. 위험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이 아이러니 속에 이미 그 초월적 존재는 사라지고 없다.

세상엔 수많은 일이 있고, 그에 맞추어 수많은 기준이 있다. 그래서 선과 악이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절대적이지 못하고 때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절대악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아동 성추행이 그렇다. 아동 성추행을 저지른 신부는 자신을 찾아온 기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성추행을 저지른 것은 인정하지만, 나는 결코 그것을 즐기려고 한 적은 없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요.' 이렇게 완벽한 악을 마주할 때 느끼는 감정을 표현할 언어가 나에게는 아직 없다.

실제로도 이 보도에 크게 도움을 주었을 미첼이라는 변호사가 너무 존경스럽다."

2) "뉴스는 역사의 초고" - <더 포스트>

앞서 소개드렸던 영화와 함께 보면 더 좋은 <더 포스트>입니다. 냉전시대, 베트남 전쟁, 펜타곤, 워터 게이트 등 이미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긴박감이 넘치는 영화입니다. 

저널리즘과 페미니즘이라는 거대한 두 덩어리를 잘 녹여내려고 노력한 영화인데요, 들리는 말에 의하면 제작기간이 1년 내외였다고 하는데 그런 단기간에 탄생한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높습니다.

신념이라는 것은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만, 그 신념을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하거나 무릅쓰는 것은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더욱 존경스러운 사람들이 존재하고, 세상은 언제나 그런 사람들에게 빚을 지고, 서로 책임을 지워가며 굴러가는 것 같습니다. 

마침 저는 이번주에 <메릴 스트립 프로젝트>라는 영화를 보고 왔는데요, 이 <더 포스트>에서처럼 메릴 스트립이 명연기를 펼쳐서 아주 반가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메릴 스트립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더 포스트>, 꼭 추천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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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Within Temptation - Never Ending Story

저는 아마도, 이 레터메일이 발송되기 전에 거리에 한 번 나가보려고 합니다. 모두 본인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의 노력을 하며, 지치지 않고 12월을 이겨내 보아요! 저는 이번에 이 노래를 들으며 걸어보려고 합니다!😏




🌀잊지 말아야 할 어떤 것

매일매일 속보가 쏟아지고, 새로운 발언과 증언들이 밀려드는 한 주였습니다. 저는 자주 밤잠을 설치곤 했는데 구독자분들도 그러셨으리라 감히 예상해봅니다. 징징이 말한 대로, 처음 소식을 접하셨을 때,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셨는지 생생히 기억에 남을 만한 엄청난 일이었죠.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 저도 너무 비현실적이라 이 일이 정말로 일어난 게 맞는지 몇번이고 재확인했던 기억입니다. 

국내 언론은 물론이고 외신에서도 이번 계엄령 사태를 앞다퉈 보도했는데요. 소식이 들리자마자 곧바로 문을 걸어잠그고 호외를 제작했던 광주일보와 무등일보를 보며 1980년 5월의 광주가 떠올랐습니다. 언론인의 날카로운 고백이 담긴 이 문장들을 몇 년이 지나도 곱씹게 됩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양심'으로 쓰여진 말들이라 그렇겠지요. 

“우리는 보았다. 사람이 개 끌리듯 죽어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러나 신문에는 단 한 줄도 싣지 못했다. 이에 우리는 부끄러워 붓을 놓는다.” 1980년 5월20일 전남매일신문기자 일동.

징징도 위에서 당부했지만, 이 시기를 몸도 마음도 다치지 말고 지나시길 바라겠습니다. 무엇보다 원하는 결말까지 민주시민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목소리를 잃지 마시길! 저도 그 첫걸음으로 집회에 다녀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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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 이후 이 책을 가까운 시일 내에 또 꺼내는 일이 벌어질 줄이야! 올해 특히나 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어주셨을텐데, 또 그 안의 문장들에 감화되셨을텐데, 같은 해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참 통탄스럽네요. 

군인들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걸 모르지 않는 상황에서도, 그보다 강한 힘을 느낀다는 것의 의미를 한번 더 떠올려봅니다. 우리 마음을 움직이는 진정한 '양심'에 대해서 말이지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힘이 그것이라고 말했는데 어째서 우리는 최소한의 양심마저 지켜지지 않는 광경을 이리도 생생히 목도하고 있을까요? 

작가님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 책의 제목에 대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소설의 한국어 제목은 ‘소년이 온다’이다. ‘온다’는 ‘오다’라는 동사의 현재형이다. 너라고, 혹은 당신이라고 2인칭으로 불리는 순간 희끄무레한 어둠 속에서 깨어난 소년이 혼의 걸음걸이로 현재를 향해 다가온다. 점점 더 가까이 걸어와 현재가 된다.

어떤 말을 더 하지 않아도 이번 주에 이곳에 적고 싶은 모든 마음들을 함께 느끼셨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게 되는 것도 그 때문일 겁니다. 지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갈 시간들을 함께하고, 또 응원하겠습니다. 혹 회의나 허무주의에 빠지실 때면 노벨문학상 강연 인터뷰 전문을 읽어보는 것을 조심스레 추천드립니다. 

https://m.edaily.co.kr/News/Read?newsId=01118486639116552&mediaCodeNo=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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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소녀시대 - 다시 만난 세계

추운 날씨에도 모인 인파, 저를 포함해 그들에게 힘을 줬던 노래를 함께 들어볼까요? 언제 들어도 좋은 가사는 덤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