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의 첫 친구
작성자 방구석디제이
방구석 DJ
어쩌면 나의 첫 친구


🎀똑딱똑딱 똑딱삔
오늘의 주제는 추억을 거슬러 올라가야 발견할 수 있는 '애착인형'과 관련된 것입니다. 저는 3자매 중 장녀라 꽤 많은 인형과 장난감들을 손에 넣을 수 있었는데요, 그 중에는 사촌오빠가 쓰다 물려주는 것들도 있고 새로 사는 것들도 있고, 혹은 이웃집에서 받는 인형들도 있었죠. 저는 막 이게 아니면 안 돼!라고 하는 그런 인형은 없었지만, 눈코입이 달려있는 아이들에게는 항상 말을 걸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눈코입이 달려있는 무언가에는 모질게 굴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귀여운 포장지처럼 포장을 벗겨내고 나면 쓸모를 잃어버리는 것들에게도 눈코입이 달려 있다면 왠지 버리기 아까워 하염없이 들여다보곤 합니다.
인형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 애착을 가지고 소중하게 대하던 물건의 종류는 사람마다 굉장히 다양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저는 예전에 인터넷에서 애착 담요를 몇십 년째 버리지 못하고 있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그 담요가 없으면 잠을 잘 자지 못한다는 글의 말미에는 그 애착담요의 현재 모습이 사진으로 담겨 있었는데요, 그 세월의 흔적이 여실히 담겨 있는... 주인이 아니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비주얼의 무언가가 그 사진 속에 있었죠.
문득 저에게 있어서 그런 존재는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니, 바로 똑딱삔이었습니다. 누가 사줬던 건지, 혹은 누구에게 선물 받았던 것인지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그 반짝이던 모습은 아주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저는 어릴 때 머리를 꽉! 묶는 것을 아주 좋아했는데요, 마무리는 항상 앞머리를 뽑힐 것처럼 세게 당겨 옆으로 삔을 꽂았습니다. 그때 즐겨 쓰던 아주 큰 삔으로, 보라색 펄이 들어간 아이였죠. 제 어린 시절 사진에도 자주 등장하곤 하는 이 삔을 저는 아주 오랫동안 썼는데요, 어느 날 학교 화장실에서 떨어뜨리면서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남들 앞에서 우는 것에 자존심 상해하던 저이지만 그 날은 학교에서 아주 펑펑 울어버리고 말았죠. 아주 좋아하고 아끼던 것을 상실한 그 순간은 왜이렇게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지요! 하지만 제가 이렇게 애정을 가지고 들여다보던 물건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 때면 어린 제가 기특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합니다. (간혹 이상한 것에 집착하던 부끄러운 역사가 떠오르기도 하는군요,,,) 아무튼, 여러분이 애착을 가지고 소중히 대했던 것, 여러분만의 '애착인형'으로는 무엇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아마 제가 들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이 많을 것 같아 기대가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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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곰돌이 -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작년에 제가 열광했던 한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이어지는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인데요. <매드맥스>를 보신 분들이라면 바로 '퓨리오사'라는 인물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엄청난 황무지를 가르고 나타나는, 엄청난 오오라를 몸에 휘두른 강렬한 눈빛의 그녀를요! 약 10년만에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퓨리오사를 재조명해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퓨리오사>는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꽤 만족했을만한 영화로 탄생하여 작년 극장가를 달궜는데요. 한 영화관에서는 이 영화와 관련하여 특이한 굿즈를 팔았는데요, 이른바 '퓨리오사 애착인형'입니다. 이름만 들어서는 '퓨리오사'의 애착인형일 것만 같지만, 사실 이 곰돌이는 <퓨리오사>에 등장하는 빌런, '디멘투스'가 아끼는 인형이죠. 여기에는 아주 치사한 스토리가 있는데요, 처음에 디멘투스는 자신이 아끼는 이 인형을 퓨리오사에게 물려주지만, 나중에 '줬다뺏기'를 시전합니다😅 비록 이름도 나오지 않는 이 힙한 곰돌이는 이후 영화가 진행되면서 어떤 상징적인 매개체가 되기도 하는데요, 영화를 통해 확인해보시길! 굉장한 장발을 휘날리며 근육질 몸으로 등장하는 이 '디멘투스'(크리스 햄스워스)가 항상 자기 몸에 매달고 다니는 깜찍한 비주얼의 이 곰돌이 인형, 이 아이에게 정말 딱 맞는 영화 속 대사를 말해주고 싶습니다. "기억해줘!" 제가 이런 주제에 이 영화를 소개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요, 평소에 이런 영화를 즐겨보지 않는다면 한번 도전해보세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여러분의 애착 영화 리스트를 갱신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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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Initial D - Running in The 90's
오늘 소개드린 영화에 아주 딱 맞는 노래를 하나 소개해 드리며, 이번주도 힘차게 보내시길! 😎

본론을 쓰기 전에, 최근 의성과 울산에서 산불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본가에 내려와 있어서 공기 중에서도 탄 냄새를 맡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는데요. 이 사고로 귀중한 목숨을 잃은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혹 이 글을 읽고 계신 구독자분들 중에서도 직/간접적인 피해를 겪은 분들이 계시다면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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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도서관에 가면
이번 호는 '애착 인형' 처럼 떨어지기 싫은, 추억 가득한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주제를 떠올리면 저는 어린 시절 자주 가던 도서관이 생각납니다. 제가 살던 집 주변의 도서관은 도립/시립으로 나뉘어 두 개가 있었는데요. 그 중 시설이 더 깨끗하고 신식건물이었던 건 시립도서관이었는데도 전 이상하게 좀 오래된 느낌이 있는 도립도서관을 더 좋아했습니다. 집에서 걸어가려면 40분이 넘게 걸리는 거리인데도 말이죠. 한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며 도서관까지 걸어가서 좋아하는 책을 보고 행복해하던 기억이 아직 생생합니다.
그중에서도 제 애착인형이 되어줬던 책은 동화책 시리즈 '와글와글 친구들'입니다. 아마 "꽈당씨", "간지럼씨", "스타양" 등등의 이름으로 더 익숙하게 접하셨을 거예요. 일러스트를 보자마자 기억이 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도서관에 가면 일반열람실도 있고 디지털 열람실도 있잖아요. 어린이여서 좋았던 점은! 어린이열람실에 가서 다양한 동화책 도장깨기를 할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저는 특정 시리즈에 빠지면 한 우물만 파는 경향이 있어서, 저 시리즈의 거의 모든 이야기를 탐독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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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나요 독서등 아래서 책을 읽다 잠들어본적
에픽하이의 "Love Love Love"라는 노래를 아시나요? 거기에는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있나요 사랑해본적 영화처럼 첫 눈에 반해본적
전화기를 붙들고 밤새본적 세상에 자랑해본 적
쏟아지는 비 속에서 기다려본적 ..(중략)
사랑을 할 때만 할 수 있는 경험이 있듯, 책에 푹 빠져 지낼 때만 할 수 있는 경험도 있는데요! 바로 침대 옆 독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 전에 책 읽는 습관을 만들어야지! 하고 책을 읽는 경우도 있찌만... 다음 내용이 궁금한 책이라면 자연스레 자기 전까지 손에서 놓을 수가 없거든요. 최근 저는 <대온실 수리 보고서>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김금희 작가의 소설인 이 책은 창경궁 대온실의 비밀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역사의 편린을 들춰볼 때, 가끔 그것이 현실의 삶의 모양새와 별로 다르지 않구나 깨달을 때가 있잖아요? 그런 느낌을 주는 책이라 좋았습니다. 책에 대한 평가는 갈리지만, 봄의 초입에 독서 한번 해볼까 결심하셨다면 입문작으로 추천드립니다!
주인공 '영두'는 창경궁 대온실 보수공사의 백서를 기록하는 일을 맡게 되면서 과연 어떤 일들을 마주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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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에픽하이 - Love Love Love
두번째 문단에서도 언급해버린 노래라 추천곡에 넣지 않을 수 없네요. 있나요 00해본적, 이라는 가사가 엄청 특별하진 않은데도 마음을 자극하는 것 같습니다. 약간 찌질해지는(?) 모습마저도 그땐 당연해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