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탄]경기 침체를 알려주는 신호📉,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

[9탄]경기 침체를 알려주는 신호📉,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

작성자 강준

경제적 사고 ‘틀’ 갖추기

[9탄]경기 침체를 알려주는 신호📉,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

강준
강준
@kangjun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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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준입니다.

지금까지 ‘경제적 사고 ‘틀’ 갖추기 시리즈’에서는 경기와 금리 개념을 각각 독립적으로 다루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경제라는 것 자체가 원래 굉장히 많고 다양한 정보들이 섞인 학문이지만, 처음부터 혼합된 정보들로 경제 공부를 시작하게 되면 너무 어렵게 느껴지고 혼란이 생기기 쉽습니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제 나름의 핵심 개념이라 생각되는 것들을 선별하여, 여러분들이 경제적 사고를 하는데 기준이 생길 수 있도록 글의 방향을 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를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읽어오셨다면, 이제는 어느정도 심화된 내용을 접해도 충분히 소화하실 수 있는 틀이 생기셨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금리와 경기가 깊게 섞인 내용을 다루었는데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번 내용을 소화한다면 경제 지식이 한층 더 확장되는 경험을 할 수 있으실겁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 봅시다.

Theme 05.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

  • 채권 금리와 수익률 관계

채권에 적용되는 금리는 일반적으로 만기가 길어질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채권 투자자의 입장에서 단기 채권의 경우, 채권이 안전자산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돈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곳에 투자하게 됩니다. 국가나 신용이 높은 기관에서 발행한 채권인데, 그 기관이 몇 달 안에 부도날 확률을 생각하기 보단, 투자자는 단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0년 이상의 장기 채권은 어떨까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 기간 동안 해당 기관이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게 됩니다. 10년 동안 경기 침체나 기관 자체의 부도 등의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니 당연하겠죠. 이처럼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에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약해지게 됩니다. 따라서 장기 채권을 발행하는 입장에서는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 금리에 프리미엄을 얹어서 발행하게 되는데, 이 프리미엄을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이라고 합니다. 거래 기간이 길어질수록 불확실성은 더 커지기 때문에 기간 프리미엄 또한 기간과 비례해서 올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채권 수익률 곡선은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바꿔 말해, 만기가 짧을수록 투자자들은 리스크보다는 현재의 금리, 즉 수익성에 더 집중하게 되는 반면, 만기가 길어질수록 투자자들은 수익성보다는 리스크 회피에 더 중점을 두게 됩니다. 그래서 단기 채권 금리는 주로 중앙은행이 정한 기준금리를 따르는 경향이 있고, 장기 채권 금리는 미래의 경기 전망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장단기 금리차 현상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앞서 설명했던 금리의 기간구조 때문에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높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경제주체들의 경기 전망이 극단적으로 비관적인 경우에는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를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이라고 부르는데, 이 현상의 이유를 장기채권과 단기채권의 각각의 관점에서 설명해보겠습니다.

장기적으로 경제가 침체될 것이라고 예측되면, 중앙은행이 경기가 쇠퇴하는 것을 피하려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장기채권을 보유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게 되면서 장기 채권의 금리는 하락하게 됩니다. 반면, 단기적으로는 채권을 발행하는 입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진 지금, 자금을 모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더 높은 금리를 붙여주게 됩니다. 위험이 커지니, 그것에 대한 보상을 올려주는 것이죠. 이것이 심화되면 장단기 금리차가 점점 0에 수렴하면서 오히려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은 흔히 경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됩니다. 과거에 장단기금리차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 실제로 후에 경기침체가 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죠. 미국의 사례를 보면 역사적으로 장단기금리차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나면, 향후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반 사이에 실제로 경기침체가 높은 확률로 발생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미국에서 1978년부터 2000년대 까지 장단기금리차 역전 현상이 총 9번 발생했는데, 이 중에 5번 정도가 장단기금리차 역전 이후 실제 경기침체가 발생한 것입니다.

자산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장단기금리차가 좁혀지는 것을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진다’ 라고 표현하며, 반대로 확대되는 것을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진다’라고 표현합니다. 앞으로 경제기사 혹은 뉴스 등에서 이런 표현을 접하게 되면, 해당 표현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고 경기 전망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단서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정리하겠습니다.

채권 금리는 일반적으로 만기가 길어질 수록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기존 금리에 기간프리미엄을 얹어,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됩니다. 따라서 채권 금리와 만기의 관계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우상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죠. 하지만 경기가 침체되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 예상된다면 채권 투자자들은 장기 채권을 더욱 사들이면서 장기 채권에 적용되는 금리가 하락하게 됩니다. 동시에, 단기 채권을 발행하는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진 시기에 투자자들을 모으기 위해서 더 높은 금리를 붙여야 하기에 단기 채권금리는 올라갈 수 있죠. 이것이 심화되면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높아지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현상은 경기 침체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