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DJ 코너 🎙️] 팬덤의 미래는 유튜브에 있을까?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스페셜 DJ 코너 🎙️] 팬덤의 미래는 유튜브에 있을까? 🪄
뉴니커는 누군가의 ‘찐팬’이 되어본 적 있나요? 팬 활동을 한다는 건 좁게 보면 특정 가수·아이돌의 공연을 가고 굿즈를 사는 것만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넓은 관점에서는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행보를 응원하고, 거기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는 일이기도 하잖아요. 그만큼 예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팬덤 활동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고요.
누군가 “그럼 그 팬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은 어딜까?” 질문을 던진다면, 뉴니커는 어디가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저는 유튜브가 떠올라요. 세계적인 팬덤을 갖고 있는 아이돌 스타나 배우 등 전통적인 연예인은 물론, 수많은 크리에이터·인플루언서들도 유튜브를 본진 삼아 활동하니까요.
그런 찐팬들의 중심지, 유튜브에서 최근 팬덤에 대한 아주 흥미로운 보고서가 나왔다고 하는데요. 이번 달에는 유튜브 컬처&트렌드팀 허승하 매니저님과 함께 유튜브를 통해 본 팬덤의 현재는 어떤지, 팬덤 문화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화해 나가게 될지 살펴볼게요.
유튜브, 팬덤, 팬덤 문화
Q. 안녕하세요, 매니저님! 얼마 전 유튜브에서 팬덤에 대한 흥미로운 리포트가 나왔다고 들었어요. 정확히 어떤 내용인가요?
“여러분은 누군가의 ‘팬(Fan)’인가요?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팬들에게 팬덤(Fandom) 활동은 결코 사소한 취미 활동이 아니죠. 리서치 조사기관 KR&I의 팬덤 협회(Fandom Institute)는 팬덤을 ‘팬덤의 대상과 이 대상을 좋아하는 사람들 간의 관계’라고 정의하는데요. 여기에서 팬덤의 대상이란 공감할 수 있고, 정서적 만족감을 주며, 기꺼이 몰입하고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을 말합니다.
유튜브는 이런 팬덤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유튜브에서 어떤 방식의 팬 활동이 이루어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작년부터 수많은 트렌드를 조사하고, 수천 명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를 의뢰했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유튜브 컬처 & 트렌드 리포트: 팬덤’을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Q. 리포트에 어떤 내용이 담겼을지 궁금하네요. 현재 유튜브 내 팬덤의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되나요?
“설문조사에 의하면, 14~44세 한국 온라인 이용자의 73%가 자신이 어떤 인물 또는 대상의 팬으로 정의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팬이라고 정의한 응답자 중 90%는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유튜브를 사용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처럼 유튜브는 온라인 이용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누군가 혹은 무언가의 팬인 사람들이 모여서 덕질을 하는 공간인 셈이죠.”
Q. 저도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이나 배우를 덕질할 때 유튜브를 정말 많이 사용하는데요. 매니저님이 보시기에 유튜브가 이렇게 팬덤과 ‘덕질의 장’이 되고 있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최근 몇년간 숏폼 영상 제작과 생성형 AI 분야에서의 기술 발전으로 인해 팬들이 훨씬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팬덤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흔히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여겨지는 Z세대에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Z세대 응답자의 68%가 스스로를 ‘영상 콘텐츠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을 정도예요. 덕분에 크고 작은 모든 분야의 팬들이 언제든지 손쉽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유튜브에서 팬덤 문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Q. 원하는 콘텐츠를 빠르게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의 발전과, 유튜브라는 플랫폼의 성격이 잘 맞아떨어졌다는 말씀이군요. 팬의 입장에서는 또 어떤 요인이 있을까요?
“콘텐츠 소비의 관점에서 보면, 소통이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 같아요. 유튜브에서 내가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같은 대상을 좋아하는 다른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함께 덕질하는' 문화가 만들어진 것이죠. 실제로 한국 Z세대의 53%는 어떤 대상 자체보다 그 대상에 대해 토론하거나 분석하는 콘텐츠를 시청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또 자신이 팬이라고 밝힌 Z세대 응답자의 57%는 때때로 자신이 팬인 대상보다 자신과 같은 대상을 좋아하는 다른 팬들에게 더 깊은 연결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Q. 팬과 덕질의 대상 간의 소통뿐 아니라, 팬들 간의 소통에서도 유튜브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씀이군요.
“맞아요. 일례로 크리에이터 찰스엔터가 올린 ‘환승연애3’ 마지막 회 리액션 영상의 댓글 창에는 프로그램 자체보다 크리에이터와 더 정이 들었다거나, 리액션 영상을 보기 위해 본방송을 봤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죠.”
팬덤의 미래는 유튜브에 있다?
Q. 최근 유튜브에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성격의 팬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정확히 어떤 얘기인가요?
“팬들의 팬덤 참여 양상이 점점 더 적극적으로 변모하면서, 참여와 헌신의 정도에 따라 팬덤의 계층화가 나타나고 있어요.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그치는 캐주얼 팬부터 팬덤 활동에 비용을 지불하거나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하는 빅팬, 그리고 그 이상의 참여도를 보여주는 슈퍼 팬, 마지막으로 팬덤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프로페셔널 팬까지, 팬들의 계층이 나뉘기 시작한 거죠.”
Q. 팬들의 계층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흥미로운데요. 계층에 따른 비율은 대략 어떻게 될까요?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신을 팬이라고 규정한 Z세대 응답자의 절반이 팬덤 활동에 대한 참여와 헌신의 정도가 상당히 높은 빅팬, 슈퍼 팬 혹은 프로페셔널 팬이라고 답했고, 팬덤 활동을 통해 수익까지 창출하는 프로페셔널 팬의 비중도 8%나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팬들이 팬덤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뜻이죠.”
Q. 유튜브에서는 크리에이터들을 중심으로 새로움 팬덤이 구축되기도 한다고 들었어요. 어떤 얘기일까요?
“유튜브에서는 TV 프로그램이나 영화·게임 등 기존에 존재하는 IP의 영향력이 확장되기도 하지만, 아예 새로운 IP가 탄생하며 새로운 팬덤이 구축되기도 합니다. 그 중심에는 바로 크리에이터들이 있는데요. 최근 유튜브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현상 중 하나는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아티스트 그룹을 데뷔시키는 거예요. 게이밍 크리에이터 ‘우왁굳’이 버추얼 오디션을 통해 데뷔시킨 ‘이세계아이돌’에 이어, 피트니스 크리에이터 ‘김계란’은 직접 멤버를 선발해 밴드 ‘QWER’을 데뷔시켰습니다.
이들은 데뷔 후 ‘Discord’, ‘고민중독’ 등 여러 곡들을 선보이며 팬덤을 구축했고, 최근 공개한 ‘내 이름 맑음’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주간 인기 뮤직비디오 차트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공고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Q. 말 그대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새로운 팬덤을 만들어내는 사례라고 볼 수 있겠네요. 또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최근 몇년 간 지속되고 있는 트렌드로 ‘부캐’ 열풍이 있죠. 크리에이터들이 본인의 정체성과는 아예 다른 ‘부캐’를 통해 새로운 팬덤을 구축하는 현상인데요. 최근 ‘빵송국’ 채널에서 큰 인기를 얻은 뮤지컬 배우 캐릭터 ‘이호광’은 코미디 크리에이터 이창호가 만든 부캐로, 그가 부른 뮤지컬 ‘킹키부츠’의 ‘Land of Lola’는 76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영상의 댓글 창에는 매일 이 영상을 보러 온다는 팬들의 댓글이 수두룩하죠.”
Q. 이번 리포트의 시사점을 하나만 꼽는다면 뭐가 있을까요?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오늘날의 팬들은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트렌드를 만들고, 더 나아가 대중문화를 형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콘텐츠 생산자의 입장에서도 이번 리포트에 참조할 만한 점이 있을 텐데요. 팬덤 문화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팬들이 무엇에 열광하고, 어떤 콘텐츠를 만드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또 팬들이 원작 콘텐츠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보다 열린 자세를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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