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스떼에 숨겨진 마음
작성자 파란잠수함
외국어 이야기🌐
나마스떼에 숨겨진 마음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가장 먼저 그 나라의 인사말을 접하게 됩니다. 정겨운 '안녕'부터 헬로, 봉주르, 니하오 등등...인사말이야말로 국가의 첫인상이 아닐까요? 입버릇처럼 자연스레 쓰다 보니 정작 그 의미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좀처럼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매일 같이 쓰는 '안녕'은 편안할 안(安)자에 편안할 寧(녕)자의 한자어 조합으로, '아무 탈이나 걱정 없이 편안함'이라는 뜻으로 볼 수 있지요. 인사를 건네는 짧은 순간에도 상대가 안녕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은 이런 인사말을 테마로 특별히 제가 가치관으로 삼고 있는 인사말을 소개 해보려고 합니다. 이미 제목에 일러두었기에 다들 예상하고 계시지요? :-D
🙏존중의 인사말 나마스떼
JTBC에서 방영했던 <비정상회담>을 기억하시나요? 당시 네팔 대표로 출연했던 수잔 샤키야는 <지극히 사적인 네팔>이라는 도서를 집필합니다.
해당 도서의 1장을 장식한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과 만났다면 이렇게 인사하세요. "나마스떼".
책 속 내용에 따르면 나마스떼는 주로 힌두교와 산스크리트어 문화권인 네팔과 인도의 인삿말로, 만나거나 헤어질 때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나가다 가볍게 부딪힌 상황에서도 쓸 수 있고요.
나마스떼라고 하면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떠올리시리라 생각합니다. 어쩐지 평화로운 분위기까지 가져다주는 것 같습니다. 악수나 합장처럼 빈손을 내보이는 것은 '당신을 공격할 의도가 없습니다'라는 의미라고 배워왔으니 말입니다.

나마스떼는 힌디어의 뿌리가 되는 산스크리트어로 Namas(절하다) + te(당신)의 조합이며, '당신에게 절합니다' 쯤이 되겠지요. 책 속에서는 이 의미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 내 안에 있는 신이 당신 안에 있는 신을 존중한다"
'...네팔에서는 생활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이 세상에 태어나 존재하는 것들에는 신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생명체만이 아니라 사물이나 도구 자체도 신이다...'(20p)
단순히 신화 속 절대신이 많다는 의미가 아니라, 모든 생활 속 요소에 신이 깃들었다고 믿는 것이지요. 이어서 작가는 나마스테의 가장 중요한 의미에 대해 설명합니다.
'...나마스테가 담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상대에 대한 배려라고 할 수 있다. 내게 있는 신을 존중하는 만큼, 당신의 신을 존중한다는 뜻이다...'(22p)
💙맺음말
어떤 종교 이야기를 하고자 쓴 글은 아닙니다. 다만 그 속에 담긴 정신만큼은 한 번쯤 들여다보았으면 하여 이야기를 풀어보게 되었네요. 이 이야기를 처음 접하게된 저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거든요.
지구촌 80억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지구라는 행성 위 사람들은 서로 다른 생김새를 가지고, 서로 다른 언어를 구사하며, 서로 다른 것을 믿으며 살아갑니다. 다른 것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개념을 이제는 다들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여전히 자신과 다른 대상에 대해 경계합니다. 티 내지는 않지만 경원(敬遠)하고, 심한 경우 배척하고 싸우기도 하지요. 때로는 머리로 이해하나 마음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부끄럽지만 저 역시도 떳떳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평생을 나와 다른 사람들과 마주하게 되겠지요. 어떤 종류의 사람을 만나게 될지는 미리 알 수 없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내가 낯선 존재일 테고요.
타인과 처음 만나는 순간, '나마스떼 정신'을 찬찬히 떠올려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내 안에 있는 것을 존중하는 만큼, 당신을 존중하고 싶습니다.' 무조건적인 수용이나 강요가 아닌 있는 그대로 서로 '존중'한다면 세상은 좀 더 따뜻한 공간이 되지 않을까요?
[ 자료 출처 ]
수잔 샤키아 · 홍성광, 「지극히 사적인 네팔」 , 틈새책방, 2022
"Namas", 「Oxford - HINDI ENGLISH Dictionary」, Oxford University Press,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