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드디어 연주회 무대에 다시 오르다

9. 드디어 연주회 무대에 다시 오르다

작성자 바신작

음악으로 세운 나

9. 드디어 연주회 무대에 다시 오르다

바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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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_k8h2ghsjy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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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친구들의 응원 덕분에 2023년. 연주회를 마쳤다"

2023년 2월 19일

드디어 2011년을 마지막으로 오르지 못했던 정기 연주회무대에 오르게되었다.

2022년 여름 초여름 오케스트라에 재입단 후, 세컨 바이올린으로 배정 받은 후, 8개월의 연습 후 무대에 고양아람누리극장에서 LG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정기 공연을 했다.

2023년 2월 정기 연주회 전, 빈 무대 위

공연을 와주신 회사 동료들 그리고 가족들 같이 무대에 올라 연주한 트리오 친구들 마지막으로 공연을 즐겨준 지인분들에게 모두 감사드린다.

오랜만의 서는 무대라 연주회 1달 전부터 의상 준비에 다이어트까지 했던 나였다.

소란스럽다 생각할 수 있었을텐데 나의 모든 주말과 평일 연습을 든든하게 응원해준 아들과 딸 그리고 배우자에게 특히 더 고맙다.

2023년 2월 제 11회 정기연주회에서는 아래와 같이 프로그램이 구성되었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봄의 소리 왈츠(Op.410)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A 단조 (Op.16)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E 단조 (Op.64)

특히, 개인적으로 교향곡 4악장이 어렵게 느꼈다. 수많은 임시표와 빠른 전개로 왼손(음정을 잡는 손), 오른손(활을 움직이는 팔) 모두 정신 없기 때문이다.

숫자는 손가락 번호로서 왼손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던 구간

언제가는 될거다, 음악캠프(1박2일동안 악기 연습과 합주를 하며 맞춰보는 집중 트레이닝 이벤트) 다녀오면 된다는 속설을 믿으며 매일매일 수련하는 마음으로 4악장을 대했던 것 같다.

바이올린 지판을 열심히 닦아내도, 2~3시간 연습하고 나면 손끝이 늘 검게 변했다

결국 무대에 올라 큰 실수 없이 마치고 난 뒤에 밀려오는 감정은 대부분 안도였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면 해냈다는 성취감이고 그 이후에는 헛헛함을 지나 심심함이 찾아왔다. 무료한 몇 주를(오케스트라 방학) 보내고 나면 우리는 다시 새 곡을 받는다. (2023년 12월에 있을 제 12회 정기 연주회 곡을 23년 3월에 받았다 )

1. 새 악보를 출력하고 (드보르작 교향곡 8번)
2. 유투브를 보며 공부한다

설레임을 안고 새로운 교향곡 악보를 출력하고 유명한 오케스트라의 연주 영상을 찾아 보며 곡을 공부한다. 다시 시작되는 합주 연습 전 개인 연습을 준비하며 오케스트라 방학을 채운다.

오케스트라 방학을 마치면 우리는 또 양재동 연습실에 모여 새로운 교향곡을 연습하며 1년을 보냈고, 나는 가족들에게 최선을 다하며 한 주 한 주 지냈다.

2023.12월 제 13회 정기연주회 연주곡 드보르작 교향곡 8번을 연습중인 나

이렇게 매년 반복될 것이다. 나의 1년은 이렇게 채워질 것이다.

누가 그랬던가 인생을 멀리서 보면 우상향 그래프이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미시하게 바라보면 희노애락으로 그래프가 업다운되며 지저분 할 수 있지만 거시적으로 우상향! 이면 되는 것이다.

일희일비 하는 조급함과 불안함을 버리고 루틴따라 해야하는 일을 해내는 것이 어쩌면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2021년 바이올린을 다시 잡고 난 이후, 인생의 큰 루틴을 잡아왔다.

매일 악기 연습, 체력을 위한 운동, 주말 가족 활동, 그리고 연주회 이렇게 지내고 있는 지난 3년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할뿐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닥쳐 내가 얼마나 흔들리고 무너질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제 방법을 안다.

잠시 쉴 수는 있지만 바이올린을 놓지 않고 건강하게 일상을 유지할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믿게 되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