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주말을 길고 깊게 즐기기 시작했다
작성자 바신작
음악으로 세운 나
7.주말을 길고 깊게 즐기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지하철을 타고 서울 곳곳을 다니다"
매주 계속되는 토요일 오케스트라 연습으로 아이들이 느끼는 엄마의 부재.
"엄마가 토요일 연습가서, 엄마가 토요일에 없어서" 등등 아이들의 말끝에 부사구처럼 붙은 말들이 듣기 거슬리기 시작했다.
미묘하지만 엄마탓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엄마가 없는 동안 아빠와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지냈음에도 아이들 마음속에 이런저런 생각과 느낌들이 싹트기 시작한 것 같다.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은 싹일 때, 잘 다루어야 한다는 나의 신념따라, 주말 일정을 재점검했다. 아이들이 느끼는 엄마 부재의 시간을 줄이기 위해, 토요일마다 첫째는 학원, 둘째는 방과후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고 일요일에는 엄마와의 서울 여행을 하기로 했다.
특별할 것 없지만 아직 지하철을 타보지 못한 아이들과 서울 곳곳을 다녀 보기로 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5호선 역을 중심으로 다니기 시작했다.
광화문, 경복궁, 역사박물관, 통인시장, 인사동거리, 이순신박물관, 돈의문 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가족공원 등등 구경을 했다. 자차를 이용해 다녔던 명소 방문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
지하철의 복잡함과 역주변의 분주함까지 아이들에게 낯설었는지 다양한 질문과 다녀온 후의 느낌을 나누니 일요일마다 집을 나서 서울 구경하는 범위가 점차 넓어지기 시작했고 일요일마다 정기적으로 즐길거리를 찾아나섰다.
결국2024년 우리는 2호선을 타고 잠실 야구장을 다니며 매주 일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24년 5월에 잠실야구장을 다니기 시작한 우리는 14번의 정규리그 직관경기를 보았고, 방점은 24년 10월 준플레이오프 경기까지 보았다.
물론 일요일마다 서울을 돌아다니기 위해 사전에 준비해야하는 것들이 많아지고 무엇보다 나의 체력이 가장 요구되었다.
아이들은 엄마랑 다니는 서울구경, 야구구경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모든 것의 시작은 엄마와 보내지 못하는 토요일 오후에 대한 내 마음속의 부채감을 덜어내기 위함이었고, 아이들이 느끼는 결핍을 줄여보고자 함이었는데 지금은 온전히 일요일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