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이래도 우주에 가고 싶니? [스페이스 선데이🪐]

너, 이래도 우주에 가고 싶니? [스페이스 선데이🪐]

작성자 우주애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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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zucch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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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기가 끝이 아니란다? 한층 더 선명해진 블랙홀!

    2018년에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 블랙홀의 이미지를 기억하시나요? 글레이즈드 도넛, 고양이 눈 등을 떠올리게 했던 그 주황빛의 블랙홀 말이죠. 처녀자리 A 은하(M87)의 블랙홀을 촬영한 것에 이어 우리은하의 블랙홀까지 촬영했던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이 처녀자리 A 은하의 블랙홀을 다시 한번 관측했습니다. 망원경이 크면 클수록 대상을 좀 더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는데요, 이미 EHT는 최대 크기의 상태이기 때문에 연구팀은 더 짧은 파장의 빛을 관측하는 방법을 선택했어요. 망원경이 크면 클수록, 또는 빛의 파장이 짧을수록 망원경이 가까이 붙은 두 물체를 구별하는 능력(분해능)이 좋아지거든요.

    2019년에 공개된 처녀자리 A 은하의 블랙홀(이미지: Event Horizon Telescope)
    올해 공개된 최고 해상도의 블랙홀(이미지: Event Horizon Telescope)

    그 결과 연구팀은 기존의 1.3mm 파장보다 더 짧은 0.87mm 파장의 빛으로 블랙홀을 관측해서 2018년보다 선명한 블랙홀의 이미지를 얻는 데 성공했습니다! 0.87mm 파장의 빛은 1.3 mm의 빛보다 대기 중의 수증기에 잘 흡수되기 때문에 EHT로 블랙홀을 관측한 건 도전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해요(망원경 사용 시간을 따기도 어려운데 혹여나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면…😭). 블랙홀의 세세한 부분들이 보이시나요? 블랙홀의 외곽부가 이전보다 더 뚜렷하게 보이죠. 참고로 이번 이미지는 예비 실험 결과로, EHT 망원경 전체가 아닌 일부만 사용한 거래요. 망원경 전체를 사용한다면 지구에서 달 표면에 놓인 병뚜껑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해상도가 높아진대요. 블랙홀의 다음 사진이 벌써 기대되지 않으시나요? (관련 기사)


  1. 이래도 우주에 가고 싶니?

    지난주엔 항공사 보잉(Boeing)이 제작한 우주 캡슐 스타라이너를 타고 국제 우주정거장에 방문한 두 우주 비행사가, 우주 캡슐의 문제로 지구로 귀환하지 못하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었죠(기억이 나지 않으신다면 여기로). 결국 두 우주 비행사는 내년 2월에 스페이스 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타고 지구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NASA의 임원들은 스페이스 X의 우주선 사용을 만장일치로 택했대요. 크루드래건은 최대 4명이 탑승할 수 있기 때문에 내년 2월에 두 명의 우주 비행사가 크루드래건에 탑승한 뒤 국제 우주 정거장에 도킹하여, 예상치 못한 장기 출장 중인 두 우주 비행사를 태워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몇 년 전부터 유인 우주선 발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요, 그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건 보잉만이 아닙니다. 역시 지난주에 소개해 드렸던 스페이스 X의 민간인 우주 유영 미션 ‘폴라리스 던’도 8월 27일에 발사하기로 했으나, 28일로 연기됐고, 또 기상 악화로 발사일이 8월 30일 이후로 미뤄졌어요. 미국은 이미 아폴로 1호나 챌린저 우주 왕복선, 컬럼비아 우주 왕복선 사고로 우주 비행사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기에 더더욱이나 조심할 수밖에 없어요.

    이미지: Blue Origin

    반면에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 오리진은 우주비행사 6명을 태우고 고도 100 km(카르만 선이라 부르며 이 고도를 지구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로 보고 있어요)에 이르렀다가 지구로 돌아오는 데 성공했습니다(관련 기사). 우주선 안에는 기업가, 대학 교수, 의사, 대학생 등 민간인이 탑승했어요. 이젠 비행기를 타고 해외에 가는 것이 대단한 일이 아닌 것처럼, 우주 비행도 언젠간 평범한 일이 되겠죠? 그 과정에서 모두가 무사히 지구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참, 그런데 여러분은 우주에 가고 싶으신가요?👀 


  1. 천과 빛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솔라 세일

솔라 세일의 상상도. (이미지: NASA)

하얀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었던 처럼, 천과 빛으로 우주 멀리 날아가고자 하는 우주선이 있습니다. 바로 NASA의 솔라 세일(Solar Sail)인데요, 태양에서 날아오는 광자가 우주선의 돛과 부딪히면서 우주선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듭니다. 이게 말이 되냐고요? 된답니다! 연료도 일반 우주선보다 적게 들어서 경제적이에요. 이 솔라 세일은 지난 4월 23일에 발사됐는데, 이제 돛을 펼쳐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되는 찰나… 펼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관련 기사) 이렇게 우주 쓰레기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일까요? 다행히 며칠이 지난 8월 29일, 솔라 세일이 무사히 돛을 펼쳤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참고로 돛을 펼치면 정사각형에 가까운 모양이 되는데, 한 면의 길이가 9미터 정도라고 해요. 또한 솔라 세일에는 네 개의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데, 다음 주에는 카메라가 찍은 영상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이 우주 돛단배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그의 여정을 앞으로도 주목해 주세요.


  1. 아포피스, 이대로 보내야 하나요?

    소행성 999 아포피스의 상상도. (이미지: 유럽우주국)

    세계 여러 국가가 우주에 뭔가를 보내지 못해 안달인 상황에 우리나라의 우주 탐사는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우주항공청은 소행성 아포피스 탐사를 목표로 삼고 있었는데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미션이 엎어질 위기에 처했거든요(관련 기사). 아포피스는 지구 주변을 배회하는 소행성 중 하나로, 2029년엔 지구에서 약 3만 킬로미터, 대략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1/10 정도 떨어진 거리를 지나갈 예정이에요. 소행성 탐사선이 접근해서 활약하기에 적절한 시기죠. 소행성은 태양계 생성뿐만 아니라 생명체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는 유용한 천체랍니다. 미국은 일부러 소행성에 충돌시킨 다트 탐사선, 소행성 프시케만을 탐사하는 프시케 탐사선, 목성 주변의 소행성들을 탐사하는 루시 탐사선 등을 발사했어요. 또한 미국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와 일본의 하야부사는 소행성에 착륙해 표면의 토양 샘플을 채취하고 다시 지구로 보내기까지 했고요. 요즘은 그야말로 소행성의 시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소행성을 연구할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1. 토성을 품은 달

토성을 품은 달(촬영자: Pau Montplet Sanz, https://apod.nasa.gov/apod/ap240827.html)

요즘 저녁 8~9시쯤 동쪽 하늘에서 토성을 볼 수 있습니다. 토성이 갑자기 사라졌다고요? 놀라지 마세요. 달 뒤로 숨은 것일 뿐이니까요. 달이 토성을 가린 것처럼, 한 천체가 다른 천체를 가리는 현상을 엄폐(掩蔽, occultation)라고 합니다. 달이 천체를 가리는 건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지만, 달 뒤에서 빼꼼 고개를 내민 토성은 몇 번을 보아도 정말로 귀엽고 신비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