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생이 어떤 모습으로 기록되길 원하나요? |<되는 사람>
작성자 현의
나를 담는 기록
내 일생이 어떤 모습으로 기록되길 원하나요? |<되는 사람>
한 해의 끝을 향해 나아가는 12월은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기 적절한 시기입니다. 저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지난 날의 후회스러운 선택을 돌이켜보곤 해요. 어른이 된 지 한참 지났는데도 철없이 굴었던 말이나 행동을 반성하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새해에는 조금 더 어른스럽게 성장할 수 있을지 방법을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난 날을 되돌아보는 이 과정이 단순히 과거를 되짚는 행위로만 끝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거의 후회스러운 상황을 반복하지 않고, 더 나은 선택과 행동을 하며 성장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이를 위해서는 관성대로 사는 것이 아닌, 원하는 목표를 향해 의식적인 선택을 해야 할 텐데요. 도널드 밀러의 책 <되는 사람>에서는 이처럼 삶의 방향성을 정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추도사 쓰기'라는 독특한 기록을 제안합니다.
이는 말 그대로 삶의 마지막 순간에서 바라본 나의 일생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며 미리 나의 추도사를 써보는 기록인데요. 삶의 마지막 장면을 왜 미리 정해야 하는지, 어떻게 작성하면 좋을지 이번 글을 통해 소개해 드릴게요.
삶이라는 이야기 속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싶나요?
책 <되는 사람>의 원제는 Hero On a Mission입니다. 제목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 이 책은 인생이라는 긴 이야기 속에서 다른 어떤 역할도 아닌 히어로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성찰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왜냐하면 저자는 삶이라는 긴 이야기 속에서 크게 4가지 역할이 등장한다고 보는데, 이 중 어떤 역할을 선택하느냐가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패배자: 세상과 상황에 휘둘리는 사람. 무기력에 빠져 멈춰버린다.
빌런: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 매사에 부정적이다.
히어로: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변화와 성장을 이루는 사람. 목표가 있고 도전에 맞선다.
조력자: 다른 사람들을 돕고 이끄는 역할을 하는 사람. 히어로가 승리를 거두도록 돕는다.
저자는 왜 이런 분류를 시도했을까요? 어쩌면 그 이유는 우리를 누구라고 정의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결정권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저자는 '삶이라는 스토리에서 어떤 캐릭터가 되느냐는 결국 정체성의 문제'라고 말하거든요.
거듭 강조하지만, 운명이 모든 것을 결정하진 않는다. 운명은 도전 과제를 던지지만, 맞서는 방법까지 정해주진 않는다. 인생은 미리 프로그래밍되어 있지 않다. 우리에게는 스토리를 만들어나갈 힘이 있다. 운명이 햇살을 비추거나 비를 내리게 할진 몰라도 정체성까지 지정하진 않는다. 정체성은 우리가 정하는 것이며 이 결정이 스토리를 좌지우지한다.
주인공처럼 살기 위해서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요?
그렇다면 히어로처럼 목적의식이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저자는 우선 매일 목표를 되새길 수 있도록 아래와 같은 루틴을 수행한다고 합니다.
① 나를 위한 추도사 읽기: 내 삶의 마무리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며 미리 추도사를 적어두고, 이를 매일 아침 읽습니다. 이는 우리의 유한한 시간을 의미 있게 활용하기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도와줘요.
② 10년, 5년, 1년 비전 워크시트 읽기: 10년, 5년, 1년 후 내 모습을 상상하며 적어요. 이 비전 워크시트에 포함된 항목 중에는 매일 해야 할 2가지, 하지 말아야 할 2가지도 포함되는데요, 이는 목표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꾸기 위함입니다.
③ 최근에 정한 3가지 목표에 관한 목표 설정 워크시트 읽기: 앞서 상상한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을 적는 워크시트입니다. 이 워크시트에는 이 목표가 왜 중요한지, 마감일은 언제인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매일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을 적어요.
④ 데일리 플래너 작성하기: 오늘의 할 일과 일정을 점검하고, 앞서 작성한 3가지 항목 (추도사, 비전 워크시트, 목표)을 읽었는지 체크하는 등 매일 해야 할 습관을 점검하고 하루의 계획을 세우는 기록입니다.
삶의 마지막 장면을 왜 미리 정해야 할까요?
저자의 아침 루틴을 살펴보면 삶의 목표를 늘 되새기고,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매일 해야 할 일을 점검한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이러한 아침 루틴의 토대는 내 삶의 마지막 장면을 상상하여 미리 작성하는 '나를 위한 추도사 쓰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저자는 이러한 추도사 쓰기를 통해 내 삶의 마지막 장면을 미리 정해두면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설 수도 있고, 삶의 긴장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말해요. '누구도 영원히 살 수 없고, 우리는 모든 걸 남겨두고 떠나야 한다'면서 말이에요.
모든 훌륭한 스토리에는 시작과 중간, 그리고 끝이 있다. 끝이 있어야 그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다. 결말이 있어야 교훈을 얻고 감동할 수 있다. 스토리가 끝나야 그 스토리가 다른 이들의 기억에 남고, 그런 당신의 스토리를 사람들이 본보기 삼아 의미를 경험할 수 있다.
(...) 끝이 없다면 모든 걸 미룰 테니 그 어떤 행동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지도 모른다.
시나리오 작가와 소설가들은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끝을 정해 놓는다. 이는 전통적인 글쓰기 전략이다. 아름답고 의미 있는 마지막 장면을 먼저 정해두고 첫 장면을 시작한다. 의미 있는 삶의 스토리를 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생의 마지막을 맞았다고 생각하고 그동안 살아온 날을 돌아보며 있었던 일들을 써보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삶과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즉, 저자는 '추도사를 쓰기'를 통해 삶의 마지막 순간을 정해두면 우리가 삶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추도사를 작성하는 게 마냥 쉽지만은 않지요. 그래서 저자는 추도사를 작성하기 전, 아래와 같은 연습 문제를 제시하며 삶의 마지막을 차근차근 생각해 보도록 도와줍니다.
내 인생의 전반적인 방향성을 정하는 중요한 기록인 만큼 부담스럽고 막막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렇지만 저자는 '처음 쓰는 추도사는 연습이라고 생각하자'라고 말해요. 왜냐하면 인생 계획은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으며, 수정되는 과정에서 더 좋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이러한 인생 계획을 미리 완전히 정해진 것, 꼭 지켜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이는 진짜 나의 추도사가 아닌 그저 '삶에 견인력을 만들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기발한 도구'라고 생각하기를 당부합니다.
마지막으로 추도사를 쓰기 전, 몇 가지 고려할 만한 사항도 저자는 제안해요. 매일 아침에 읽어야 하니 짧게 쓸 것, 야심 차지만 현실적으로 쓸 것, 실제 추도사가 아니니 작은 것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쓸 것.
마지막으로는 추도사에 무엇을 담을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을 때 살펴보면 좋을 체크리스트도 소개합니다. 총 10가지의 항목이 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이 중 딱 5가지만 소개해 볼게요. 더 많은 체크리스트가 궁금하다면 책 <되는 사람>을 살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오늘 하루도 내 삶을 구성하는 스토리가 된다면
<되는 사람>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죽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는 자기 계발서는 아닙니다. 히어로가 되라고 말하기는 하지만, 성공 그 자체가 아니라 히어로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나아가는 과정에 좀 더 초점을 맞춘 책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이 책은 우리가 지금 이 순간에도 삶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기 때문이에요.
스토리는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비전을 세우고 매일매일 조금씩 플룻에 작은 스토리를 보태야 한다. 운명이 냉정하게 쓴 스토리에 상처받고 패배자로 살 필요가 없다.
작은 선택과 행동으로 만들어진 오늘 하루가 우리의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이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 인생의 고유한 히어로가 되어 나만의 방식으로 의미 있는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저도 이번 연말에는 늘 그랬던 것처럼 과거를 후회하고 반성하는 대신, 앞으로의 제 삶이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 보며 간단하게라도 추도사를 작성해 볼 계획이에요.
여러분도 올해를 마무리하며 저와 함께 삶의 마무리를 상상해 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우리의 선택이 쌓여 결국 어떤 이야기가 완성될지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걸 떠올리면 이 작업이 마냥 어렵고 부담스럽게만은 않을 거예요. 내 삶의 이야기를 정해보는 짧은 기록을 통해 우리 삶의 방향성을 조금 더 확실하게 설정해 보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