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을 셀프 리뷰하는 기록법 | <나를 리뷰하는 법>
작성자 현의
나를 담는 기록
나의 삶을 셀프 리뷰하는 기록법 | <나를 리뷰하는 법>
저는 요새 챗지피티를 통해 저를 알아가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제가 요즘 하고 있는 고민이나 생각을 털어놓은 뒤, 이런 저에게 필요한 조언은 무엇인지 물어보고 있거든요. 때로는 제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저의 새로운 면을 알려달라는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지시할 때도 있는데요. 의외로 객관적인 시선으로 꽤 일리 있는 말을 해주어서 놀랐습니다.
그런데 챗지피티만큼이나 나에 대한 정교한 데이터를 상세하게 알려주는 것이 또 있다는 사실, 알고 있으신가요? 바로 우리가 만드는 모든 흔적이 바로 우리에 대한 데이터가 된다는 사실 말이에요.
옷장에 걸어둔 수많은 아이템 중 오늘 입기로 선택한 옷, 대중교통 안에서 듣는 노래, 수시로 손이 가는 어플, 그 어플 안에서 우리가 팔로우한 관심사, 친구와 나누는 대화 주제 등등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우리를 설명하는 데이터가 되지요.
하지만 해야 할 일도, 봐야 할 것도 너무 많은 요즘은 나를 둘러싼 일상을 일일이 기록하는 게 버겁게도 느껴질 때도 종종 찾아오곤 해요. 이런 상황에서도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나에 대한 데이터를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나의 지난날을 회고하도록 도와주는 책 한 권을 소개합니다.
다가오는 연말을 맞아 올해의 나는 어떤 경험으로 나를 채웠는지 돌아보고 싶을 때 오늘의 추천 도서가 나를 리뷰하는데 도움이 되어줄 거예요.
지금 잘 살고 있나 싶을 때,
나를 리뷰하는 법
오늘 소개해드릴 책 <나를 리뷰하는 법>은 기록을 통해 내 삶을 스스로 리뷰하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주간지 대학내일의 에디터이자 15년 동안 기록을 지속해 온 기록생활자로서 저자는 정말 다채로운 주제의 기록법을 소개하는데요.
오늘 본 콘텐츠 리뷰, 낙서 리뷰, 경험 리뷰, 업무 리뷰, 루틴 리뷰 등등 저자가 직접 시도해 본 정말 다양한 리뷰를 소개하지만 책에서 소개하는 모든 방법을 억지로 시도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당부합니다. 같은 주제를 억지로 반복할 필요도 없고 소비가 많은 시기에는 소비 리뷰를 해보고, 다양한 콘텐츠를 본 시기에는 콘텐츠 리뷰를 하는 등 상황에 맞추어 즐겁게 기록을 시작해 보라고 장려하지요.
왜냐하면 저자에게 있어 기록이란 '누가 시켜서 하는 숙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저자는 기록에는 '내 인생의 편집권을 갖는다는 의미', '내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의미' 가 담겨져 있다고 생각해요.
일기로 회고를 한다는 건 내 인생의 편집권을 내가 갖는다는 의미다. (...)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세상에서,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것이 기록이니까. 원하는 방식으로 기록하고 기억할 자유를 누린다.
나에게 일기 쓰기란 '나는 내 삶을 내팽개치지 않았다' 혹은 '나는 아직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긴 습관이다.
나의 지난 시간들,
어떻게 기록하고 리뷰할 수 있을까?
이처럼 기록에 대한 애정이 넘치기 때문일까요? 책 <나를 리뷰하는 법>을 읽다보면 기록에 대한 저자의 애정과 열정에 그저 감탄만 하게 됩니다.
저자는 매일 종이에 하루 일기를 쓰고, 매달 마지막 주말에는 그 일기를 돌아보며 한 달을 리뷰 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해요. 종이에 적은 기록 중 '이달의 기념품'으로 삼고 싶을 정도로 멋진 문장을 만난다면 디지털 기록 툴 노션(Notion)에도 정리해두고요.
하지만 독자에게는 이보다는 훨씬 부담이 적고, 오히려 재미있는 기록 방식을 상세하게 소개합니다. 특히 연말을 맞아 한 해를 돌아보고 싶지만,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돌아봐야 할지 막막하다면 저자가 제안하는 기록 및 회고 방식을 통해 부담 없이 회고를 시도해 볼 수 있어요.
책에서 소개해 준 다양한 기록 방식 중, 특히 재미있고 독특한 기록법 7개를 소개해 드릴게요. 저자는 각 기록법을 통해 어떤 내용을 적었는지, 이 외에 다른 기록법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면 책 <나를 리뷰하는 법>을 살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나를 기록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실제로 나를 기록해보니 알게된 것
저는 <나를 리뷰하는 법>를 작년에 처음 읽게 되었어요. 책을 읽자마자 책에 소개된 기록법 중 몇 가지 내용을 바탕으로 저의 한 달을 회고하기 시작했어요. 이번 한 달 동안 타인에게서 들은 좋은 말, 타인에게서 받아온 다정 대출, 의미 있었던 소비, 새로운 경험에 대해 적어보았습니다.
이렇게 몇 가지 항목을 정해두고 일 년 가까이 꾸준히 기록을 이어가다 보니 느낀점이 있어요. 늘 비슷한 일상만 반복되는 나날이 이어지더라도 인생에 대한 만족도는 조금씩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특별한 점은 없어보이는 하루에도 기록으로 남길만한 소소한 점 하나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고, 오로지 혼자서만 읽고 쓰는 기록이다 보니 어떤 내용을 적든 타인의 평가를 염려할 필요 없이 솔직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펼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기록에는 '내 인생의 편집권을 갖는다는 의미', '내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한 것처럼, 기록에는 내가 원하는 것을 느리지만 확실하게 탐구하도록 이끌어주는 힘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소소한 기록이라도 그 기록이 누적되면 내가 아니라면 누구도 나를 대신해서 발견할 수 없는 정교한 내 삶의 데이터를 찾아갈 수 있고, 이를 통해 지금 내게 좀 더 필요한 건 무엇인지, 내 삶을 더욱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갈 수 있으니 말이에요.
마침 연말을 맞이하여 지난 1년을 돌아보기 좋은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지난 일 년이 어떤 모습이었든 우리가 지나 보내온 모든 시간에는 우리만이 보고, 듣고, 말할 수 있는 우리만의 고유한 데이터가 담겨있어요. 타인이 아닌 나를 좀 더 돌아보고, 돌봐주기 위한 회고 기록을 지금부터 함께 시작해 봅시다.
살다 보면 이리저리 치이느라 깎이고 부서져서 나를 잃은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일기로 월간 리뷰를 하는 과정에서 나다운 면을 되찾기도 한다. 일기를 단 한 줄이라도 쓰려면 어쨌거나 나를 들여다봐야 하니까. 내가 세상을 보는 시선이 어떤 모양인지 어렴풋이 알 수 있다. '나는 이런 상황에서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이런 결심을 하면서 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