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정산 지연 사태… 티몬·위메프·큐텐에 무슨 일이?
작성자 헤드라이트
1분 헤드라인
초유의 정산 지연 사태… 티몬·위메프·큐텐에 무슨 일이?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는 작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가요. 두 기업은 큐텐이라는 싱가포르 소재 글로벌 이커머스에 인수된 상태였는데요. 정산 지연은 이 큐텐에서부터 출발해요. 큐텐은 2023년 10월 정산 주기를 변경했는데요. 그때부터 갑자기 판매 대금 정산이 지연되기 시작해요. 해외 셀러에게만 지연되던 대금 정산은 큐텐 산하의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쇼핑・도서 등으로 번지기 시작해요. 답답한 판매자들이 지급을 요청해도 아무런 설명 없이 ‘담당 부서에 전달하겠다’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이쯤되면 “대체 큐텐이라는 곳은 뭐 하는 곳이야?” 싶을 텐데요. 큐텐은 지마켓 창업자인 구영배와 이베이가 공동 벤처 형식으로 2010년에 창업한 이커머스예요. 동남아 및 중국 등에서 서비스하고요. 국내에서도 해외 직구족들 사이에선 꽤 알려진 곳이라고. 큐텐의 구영배 회장은 쿠팡과 네이버, 11번가・아마존 등이 국내 이커머스 왕좌를 놓고 한창 다투던 2022년, 이 전쟁에 참가하기로 결정해요. 2022년 9월에 티몬을, 2023년 3월엔 인터파크 쇼핑부문을, 같은 해 4월엔 위메프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운 것.
구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는데요. 지난 2월에는 미국 소재의 글로벌 쇼핑 플랫폼 ‘위시’를 인수한다고 밝힌 것. 여기에 쓴다고 한 돈이 우리 돈으로 2300억 원 규모인데 업계는 이 돈의 출처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어요. 대금 정산이 밀리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려 “혹시 위시 인수하려고 티몬・위메프 자금 끌어다 쓴 것 아냐?”하는 것. 아무리 그래도 셀러에게 줘야 할 돈을 끌어다 썼을까 싶지만, 사실 큐텐은 이처럼 짧은 시간 내 거대한 규모의 인수・합병을 진행하기엔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에요. 인수했던 티몬과 위메프 역시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였고요. 어찌보면 예견된 위기였던 것.
큐텐그룹이 지난 7월 17일 공개한 바에 따르면 큐텐 산하 계열사에 입점한 총 6만여 파트너사 중 500여 파트너사에 대금 정산 지연이 발생했다고 해요. 7월 12일까지 400여 파트너사의 정산을 마쳤지만 일부는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규모는 정확히 확인된 바 없지만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지난 23일 올라온 위메프 직원의 글에 따르면 ‘정산금이 몇십 억이 물려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요. 업계에선 큐텐 계열사 전체의 유동성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읽히고 있고요.
문제는 셀러들과 입점사가 판매 중단을 선언하며, 이미 해당 플랫폼을 통해 여행을 예약한 이용자가 여행을 갈 수 없게 되거나, 판매자들이 물건을 회수하는 사례도 발생한다는 거예요. 여기에 결제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PG사)가 서비스를 막으며, 기존 결제 건에 대한 취소 및 환불, 신규 결제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요. 판매자가 온라인 마켓 정산 전에 시중은행에서 먼저 돈을 받고 나중에 온라인 마켓이 은행에 돈을 주는 ‘선정산대출’도 막혔다고. 큐텐 그룹이 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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