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리티가 다시 뜬다, 그것도 아주 핫하게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로컬리티가 다시 뜬다, 그것도 아주 핫하게 🔥
[비욘드 트렌드] 에디터의 관점을 담아 지금 우리의 심장을 뛰게하는 트렌드를 소개해요. 나와 가까운 트렌드부터 낯선 분야의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비욘드 트렌드에서 트렌드 너머의 세상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로컬리티가 다시 뜬다, 그것도 아주 핫하게 🔥
뉴니커, 얼마 전 대전에 있는 빵집 성심당 영업이익이 파리바게뜨를 넘어섰다는 뉴스 봤나요? 지난해 성심당의 영업이익은 315억 원으로, 전국에 몇천 개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가지고 있는 파리바게뜨·뚜레쥬르를 가볍게 앞지른 거예요 🥐. 잘 나가는 로컬 브랜드는 성심당 말고도 많아요. 각 지역의 특색에 집중한 로컬 브랜드들이 엄청난 인기를 얻으면서 “로컬리티가 뜬다!” 하는 말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고요.
오늘 고슴이의 비트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로컬리티의 부활’ 현상을 꼼꼼히 분석해봤어요.
로컬리티의 화려한 부활 💃
성심당, 이성당, 삼진어묵, 복순도가, 카페 우무... 이 브랜드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나요? 바로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유명 브랜드들이라는 점인데요. 언젠가부터 “날씨도 좋으니 빵지순례나 가야겠다!” 하며 전국의 유명 빵집을 도는 일이 낯설지 않게 된 것처럼, 각 지역의 유명 브랜드를 방문하는 일이 하나의 여행 트렌드로 자리잡았잖아요. 술을 좋아한다면 강릉에 있는 화이트크로우 브루잉, 충주의 댄싱사이더, 제주의 맥파이 브루어리 등 지역 특성을 살린 양조장을 방문해본 적 있는 사람도 많을 거고요 🍺.
로컬 브랜드들이 유명해진 건 몇 년 전부터 있었던 일이지만, 요즘 들어 브랜드가 소비되는 방식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이전에는 브랜드에서 파는 물건이나 음식, 로고를 새긴 굿즈 등 ‘물건’ 자체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브랜드 자체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거예요. 브랜드의 역사와 정체성에 대한 관심은 물론, 해당 브랜드가 ‘지역적 특성을 살리기 위해 어떻게 노력했는지’에 대한 관심도 늘었고요.
이런 상황에서 “대세는 도시가 아닌 로컬이야!”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사람들이 점점 도시가 아닌 로컬, 즉 비수도권 지역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거예요. 도시로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도시에 싫증을 느끼는 사람이 늘고, 이에 따라 비수도권 지역이 오히려 힙한 장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 특히 이런 경향이 MZ세대 사이에서 두드러진다는 의견도 있어요. 최근 시골로 떠나는 바캉스를 뜻하는 ‘촌캉스’, 푸릇푸릇 자연이 가득한 곳에서 피크닉을 하는 ‘팜크닉’ 등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도 그런 맥락이라는 거예요 🌳.
한편으로는 “로컬리티가 뜬다고? 이제 와서?”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해요 🤔. 사실 로컬리티가 대세가 될 거라는 말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거든요. 지역 마스코트와 대표 관광지를 만드는 등 지역이 갖고 있는 특성에 주목하려는 시도도 그간 다양하게 이루어졌고요.
미래는 정말 ‘그 로컬리티’에 있을까? 📍
로컬리티와 지역성을 강조하는 얘기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있었어요. 주로 지역소멸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는데요. (1) 출생률은 뚝뚝 떨어지고 (2) 지역 인구도 빠르게 줄어들고 (3) 반대로 수도권 인구과밀은 점점 심해지는 상황에서, 대안으로 ‘로컬리티 육성’이 주목받기 시작한 거예요. 수도권과 확실히 구분되는 지역의 특성을 발굴하고, 젊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공간으로 지역을 가꿔내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정부 예산을 들여 전국 곳곳에 ‘청년몰’을 짓는 등, 젊은 창업자·고객을 지역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기도 했어요.
이런 시도가 모두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원래 633개였던 전국의 청년몰 점포 중 지금까지 운영 중인 곳은 429개로, 몇 년 사이 30%가 넘는 점포가 문을 닫았거든요. 청년몰의 대표 격으로 주목을 받았던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도 32개 점포 중 17점포만 운영 중이고, 이마저도 주말에만 잠깐 문을 여는 등 활발하게 운영 중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정부의 사후관리 부실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아요. 청년몰 오픈 이후 제대로 된 관리와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거예요. 또 정부가 청년 공간을 지었다고 해서 청년들이 자동으로 그 지역에 몰려드는 건 아니라는 지적도 있어요. 청년몰 대부분이 전통시장 등 중장년층이 주로 이용하는 공간에 위치해 있어서, 청년들이 지속적으로 이용하기가 어려웠다는 것. 로컬 활성화 정책이 청년들을 소모품처럼 사용할 뿐이라는 비판도 있었고요.
하지만 최근의 로컬리티 유행은 과거와는 조금 다른 흐름 위에 있는데요. 이전의 로컬리티에 대한 논의가 “지역을 살려야 한다!”는 필요 아래 정부 주도로 이루어졌다면, 최근에는 몇몇 로컬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각 지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거예요. 성심당이 유명해지면서 ‘노잼도시’ 대전의 이미지가 바뀌고, 칼국수·두부두부치기 등 대전의 다른 먹거리도 유명해지고 있는 것처럼요.
이런 이유에서 홍주석 어반플레이 대표는 “로컬 브랜드는 지역소멸 시대의 새로운 미래다!”라고 말해요. 각 지역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이를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 로컬 브랜드는 지역소멸 시대에 맞서 지역을 지켜내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
잘 나가는 로컬 브랜드들이 지역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말은 제법 근사하게 들리는데요. 멋지고 힙한 로컬 브랜드에 지역의 미래가 있다니, 듣기만 해도 뭔가 설레는 기분이잖아요.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로컬이 다뤄지는 지금의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어요. 로컬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해당 지역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건 분명 좋은 일이지만, 로컬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에서 끝나버리면 안 된다는 것.
그중 하나는 로컬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한 얘기들이 지역을 ‘소비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게 만든다는 거예요. 논문 ‘대전은 어떻게 ‘노잼도시’가 되었나’를 쓴 주혜진 대전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람들이 대전을 경험하는 방식이 지나치게 소비 위주라고 지적해요. 사람들은 몇몇 유명 ‘로컬 베이커리’와 ‘로컬 카페’를 방문하고 소비하는 데 집중할 뿐, 대전이라는 지역 그 자체를 바라보지 않는다는 거예요. 이런 방식은 지역을 일시적인 여행의 공간, 즐겁게 소비하고 떠날 공간으로 바라보게 할 뿐, 나름의 역사와 맥락을 갖고 있는 공간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한다는 것.
어떤 면에서 “로컬은 힙하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수도권중심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로컬을 ‘서울에는 없는 이색적인 것을 갖고 있는 공간’으로만 생각하다보면, 로컬 역시 수많은 사람들이 평생 일상을 보내며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잊게 되기 쉬우니까요. 수많은 사람들이 대전에는 빵집, 양양에는 서핑, 강릉에는 커피를 떠올리는 것처럼, 로컬의 구체적인 이야기나 역사성은 사라지고 납작한 이미지만 남게 될 위험이 있는 거예요.
결국 중요한 건 어떻게 해야 로컬을 소비의 공간, 일탈적인 공간으로 바라보지 않을 수 있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로컬리티가 지역소멸 시대의 새로운 대안이 되어야 한다면 더더욱 말이죠. 로컬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조명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거고요.
오늘은 로컬 브랜드 유행과 ‘로컬리티의 부활’ 현상을 살펴봤는데요. 어땠나요? 로컬에 대한 뉴니커들의 생각이 궁금해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면 참고해서 더 알찬 내용으로 돌아올게요. 주말 잘 보내고, 다음 주에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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