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작품 사는 게 MZ세대 유행이라고? 프리즈 서울 & 키아프 서울 2024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예술 작품 사는 게 MZ세대 유행이라고? 프리즈 서울 & 키아프 서울 2024 🎨
뉴니커, 그 소문 들었나요? 이번 주 서울에서 아주 핫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는 소문. 아트 페어 '프리즈 서울·키아프 서울’ 얘기인데요 🎨. “아트 페어? 처음 들어보는데 🤷?” 하는 뉴니커도 많을 거예요. 아트 페어는 원래 예술품을 구매하고 싶은 사람들만 참여하는 전문적인 행사였는데, 언제부터인가 전시회 구경을 가듯 가볍게 아트 페어에 방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그중에서는 특히 2030 젊은 세대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요.
오늘의 비욘드 트렌드는 아트 페어 유행과, 예술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알아봤어요.
훑어보기 👀: 세계적인 아트 페어의 도시, 서울 ✨
아트 페어는 여러 개의 갤러리가 한 장소에 모여 미술 작품을 판매하는 행사를 말해요. 단순히 작품의 전시뿐 아니라 판매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일반 전시회와는 다른데요. 예술 작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원래 갤러리에 직접 방문하거나 경매에 참여하는 방법밖에 없었는데, 더 많은 작품을 한 장소에서 구경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행사예요. 떠오르는 신진 작가들을 체크하고, 최신 미술 시장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미술인들의 축제인 셈.
‘아트 바젤’ 같은 유명한 아트 페어에는 전 세계에서 온 수백 개의 유명 갤러리가 참여하고, 전시되는 작품 수만 해도 몇천 점에 이르는데요.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세계적인 아트 페어가 열리고 있어요. 바로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인데요. 프리즈는 원래 런던에서 시작된 아트 페어인데, ‘프리즈 뉴욕’, ‘프리즈 LA’를 거쳐 지난 2022년 처음으로 ‘프리즈 서울’이 개최됐어요. 프리즈의 개최지가 된 건 서울이 아시아 도시들 중 최초라, “이제 우리나라도 세계 예술 시장의 중심이 됐다”는 말도 나왔다고.
‘프리즈 서울’ 기간에 열리는 또 하나의 행사가 있는데요. 바로 한국화랑협회가 개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 페어, ‘키아프 서울(Kiaf SEOUL)’이에요. 둘은 원래 다른 행사지만, 파트너십을 맺고 2022년부터 5년 동안 공동 주최하기로 했는데요. 올해 프리즈 서울은 9월 4일부터 7일까지 나흘 동안, 키아프 서울은 9월 4일부터 8일까지 5일 동안 진행돼요. 두 아트 페어가 비슷한 기간·비슷한 장소(서울 코엑스홀)에서 열리다 보니 이맘때를 ‘키아프리즈 기간’이라고 부르며 수많은 사람이 몰려드는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예술 행사로 자리 잡았다고.
그런데 신기한 점이 하나 있어요. 아트 페어는 기존의 갤러리·경매를 통한 예술품 구매에 비해서는 확실히 허들이 낮지만, 그래도 예술 작품을 구매할 생각이 있는 관계자 & 찐 애호가들만 참여하는 행사였는데요. 언제부터인가 예술에 가벼운 흥미 정도만 갖고 아트 페어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한 거예요. 그것도 특히 젊은 세대 위주로 말이죠.
2022년 열린 키아프는 21세~40세 젊은 관람객이 전체 신규 관람객의 약 60%로 절반 이상이었고, 전체 작품 구매자 중 MZ 세대의 비율은 40%나 됐어요. 그동안 아트 페어를 방문하지 않았던 이들, 그중에서도 젊은 세대 사이에서 아트 페어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거예요. 프리즈 서울의 티켓값은 1일권이 8만 원, VIP 프리뷰까지 포함한 4일권은 25만 원으로 꽤 비싼 편인데요. 이런 허들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들이 아트 페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뭘까요?
자세히 보기 🔎: 내 주위 동년배들 다 예술 작품 수집한다 🖼️
전문가들은 미술에 가벼운 관심을 갖고 있는 대중에게 아트 페어가 의외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해요. 첫 번째 이유는 ‘접근성’인데요. 선뜻 방문하기엔 왠지 거리감이 느껴지는 소규모 갤러리들과 달리, 아트 페어는 며칠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큰 행사인 만큼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거예요. 다양한 나라와 인종, 화풍의 그림들이 모두 모여 있는 만큼 아트 페어 하나만 방문해도 요즘 어떤 스타일이 유행인지, 새로 뜨는 작가는 누구인지 파악하기도 쉽고요. 거리가 멀어서 방문할 엄두도 내지 못했던 다른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두 번째는 바로 ‘재미’인데요. “관계자들만 우글우글 모여 있는데 뭐가 재밌다는 거야 🤔?” 할 수도 있지만, 아트 페어에 가면 작품 선정을 담당한 큐레이터·작품의 작가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은근히 많다고. 이 작가가 어떤 작가인지, 대표작은 뭔지, 전시의 컨셉은 뭔지, 미술 시장에서의 평가는 어떤지 등에 대한 설명을 두루두루 들을 수 있어서, 가만히 듣고 있기만 해도 교양을 착착 쌓을 수 있는 거예요. 나도 몰랐던 내 취향을 저격하는 작가를 발견하고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해 두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저도 평소 전시회 구경을 다니는 건 좋아하지만, 미술에 깊은 관심까지는 없는 편인데요. 관계자 친구를 따라 몇 년 전 우연히 파리에서 열린 ‘아트 바젤’에 방문했는데,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아서 놀랐어요. 각 갤러리들을 대표하는 퀄리티 높은 작품들만 모여있다 보니 눈도 즐겁고, 갤러리 관계자분들께서 적극적인 자기 PR을 곁들여 해주시는 설명도 엄청 흥미로웠거든요. (AI 기술이 미술계에 미치는 영향... 미술품 NFT 시장의 미래...) “아, 사람들이 이런 맛에 아트 페어 다니는구나” 싶더라고요.
아트 페어의 인기는 수치로도 증명돼요.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의 미술 시장은 큰 변화를 겪고 있는데요. 2000년대 중반부터 기나긴 침체기가 이어지다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지나며 활기를 되찾기 시작하더니, 국내 미술시장 총판매액 1조 377억 원(2022년 기준)이라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어요. 여기에는 아트 페어의 성장세가 중요한 영향을 미쳤고요. 전통적인 경매를 통한 판매액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반면, 아트 페어를 통한 판매액이 전년 대비 무려 60% 가까이 성장하면서 전체 미술 시장의 성장을 이끈 거예요.
젊은 구매자층의 증가는 여기에 핵심적으로 기여했어요. 아트 페어라는 새로운 통로를 통해 미술 시장에 유입된 MZ세대들이 새로운 고객층으로 성장하면서, 시장의 전체 규모도 커지고 있는 거예요.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한데요. ‘아트 바젤’과 스위스 금융사인 UBS의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예술품 판매 중 젊은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2020년 이후 예술품 구매에서 40대 미만 MZ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이전보다 크게 늘었고, 지금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젊은 세대가 미술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말은 몇 년 전부터 계속 있었어요. 예전에는 일부 부유한 마니아층만 예술 작품을 구매·소장하는 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한두 점씩 사서 소장하는 일이 유행하고 있는 것. SNS를 통해 유명해진 작가의 작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것도 젊은 소비자의 증가와 관련되어 있고요. 젊은 세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예술 작품을 소장하는 게 이전보다 훨씬 대중화되고 있는 거예요.
누군가는 미술 작품을 구매하는 젊은 소비자가 늘어난 걸 두고 “과시용으로 예술 작품을 사는 거야!” 평가하기도 해요. 작가와 작품을 애정하는 마음으로 구매하는 ‘진짜 애호가’들과 달리, SNS 피드에 올릴 용도로 아트 페어에 방문하고, 그림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이렇게 힙한데 예술적인 교양도 있는 나’에 취하지 말고, 진정으로 예술 작품을 사랑하는 마음을 길러야 한다는 일침도 있고요.
하지만 일반 대중과 미술 시장 사이의 연결 지점을 찾으려는 시도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요. 프리즈 서울·아트 바젤 등의 형식을 벗어나 파격적인 시도로 젊은 관객을 끌어들이는 ‘어반브레이크’ 같은 새로운 아트 페어는 물론, 페어 주간에 맞춰 신선한 전시·기획을 내보이는 여러 미술관, 갤러리처럼 말이죠. 아트 페어를 통해 커진 젊은 대중의 흥미가 흩어져 사라져 버리지 않도록, 각자의 방식대로 노력하고 있는 것.
이런 흐름은 분명 미술 시장의 분위기를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바꾸어 놓겠지만, 마냥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예술 작품에 대한 심리적 허들이 낮아진 젊은 세대가 앞으로 미술 시장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개인적으로는 기대되기도 하고요.
오늘 비욘드 트렌드는 해마다 커지고 있는 아트 페어 유행과, 미술 시장의 중요 집단으로 부상하고 있는 젊은 세대 대중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봤는데요. 혹시 아트 페어에 이미 다녀왔거나, 방문할 계획이 있는 뉴니커가 있다면 의견 많이 나눠주세요. 더 재밌는 주제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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