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글을 읽다, 이런 실수를 합니다 3편
작성자 북렌즈
일잘러를 위한 문해력 처방전
[문해력] 글을 읽다, 이런 실수를 합니다 3편
주관적 감상, 창의적 읽기를 코칭하다가 만나는 사례를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읽기가 쓰기로 넘어가는 중요한 부분인데요. 기본 성향과 함께 사람들마다 전혀 다른 패턴을 보여주는 코너이기도 해요. 앞에서는 정해진, 합의된 영역이 어느 정도 있었다면, 여기는 정말 독창적인 세계입니다.
1. 할 말이 없어요
: 글쓰기 수업 때, 많은 분들이 막막해하는 것이 ‘글감 찾기’ 입니다. 그나마 읽을거리가 제공되고 거기에 맞는 명확한 카테고리는 하나둘씩 잘 채워 나갑니다. 요약도 하고, 핵심 메시지도 찾고, 물어보는 것에는 대답을 잘하는데 마지막 “자유롭게 주관적 감상을 쓰세요.” 라고 하면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간단히 쓰는 분들이 있어요. 스스로 글감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에요. 이럴 때는 ‘3줄 이상’ 이렇게만 요청해도 글감을 막 쥐어짜서 분량을 만들어 냅니다. 아님 더 세부적인 질문들을 추가로 하면, 대답하다가 또 분량이 늘어나요. 이렇게 도와드리지만, 장기적으로는 스스로 글감 뽑아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2. 할 말이 많아요
: 몇몇 분들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에 충실하고, 그것을 글로 나타내는데 거침이 없어요. 칼럼에서 다룬 주제에서 다 나아가 자신의 평소 생각을 자유롭게 펼칩니다. 여기선 삼천포도 가능해요. 글쓴이와는 다른 독자의 생각을 가감없이 드러낼 수 있습니다. 글쓴이가 유명한 작가님, 교수님이라도 마구마구 비판합니다. 나아가서 자신의 경험도 편하게 담아요. 추석에 관한 글을 읽을 때는 추석 경험을, 코로나19 관련 글을 읽을 때는 자신의 고민을 에세이처럼 씁니다. 앞에서 요약을 힘들어하고, 분석은 못 해도, 이 영역에서 힘을 발휘하는 분들도 있어요.
3. 원하는 주제가 있어요
: 다양한 주제의 칼럼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다보면, 관심 있는 주제가 생기고 요청하기도 해요. 그럼 그 주제에 맞는 글을 함께 찾아서 읽고 생각을 정리하며, 인식의 폭을 넓혀 나갑니다. 이런 분들은 해당 주제로 자신만의 글과 책을 완성해 나갈 수도 있어요. 응원합니다!
지금까지의 배운 내용을 정리할게요. 읽기는 대화라고 하였고, 3단계로 크게 나누었습니다.
1단계 글을 이해하는 단계: 핵심 찾기, 구조와 전략 파악하기, 내용 요약 정리하기
2단계 주체적으로 반응하는 단계: 감상 공유하기, 비판적·창의적으로 접근하기
3단계 삶에 적용하는 단계: 내면화 질문하기, 실천하기
앞에서 읽기를 대화에 비유했습니다. 말을 쉽게 잘하는 사람과의 대화는 편하게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하지만 주제에 따라서, 대상에 따라서 이렇게 깔끔한 대화만 할 수는 없죠. 어렵게 말하거나, 두서 없이 말해도 우리가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는 독해력! 문해력! 리터러시 능력!을 키우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표였습니다. 모국어인데 뭐, 누군가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지만,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닙니다. 배우는 것에 부끄러움이나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
읽기와 쓰기는 이어져있어요. 시작은 읽기로 했는데, 많은 분들이 쓰기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후기를 남깁니다. 학습지를 작성하고 메일로 피드백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능력이 탄탄해집니다. 왜냐하면, 제가 읽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계속 다시 물으니까요. 문장이 너무 길어서, 문장 성분의 호응이 일치하지 않아서, 맞춤법 및 단어 선택에 오류가 있어서… 등등 자동 첨삭이 됩니다.
어떤 분들은 메일로 주고 받는 것이 답답하다고, 빨리 ZOOM으로 만나자고 합니다. 그럼 순간 이해는 쉬울 수 있지만, 쉽게 얻은 만큼 쉽게 사라집니다. 다음 독해에 적용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ZOOM은 최후의 보루로 삼고 있어요. 그 전에는 오롯이 글로 읽고 씁니다.
처음엔 조금 힘들더라도, 꼭 이런 과정으로 읽고 정리해보시기 바랍니다. 혼자서 힘드실 때는 1:1 코칭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어른도 늦지 않았습니다! 함께 공부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