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大)시네필 시대

작성자 더셀룰로이드

영화 담론

대(大)시네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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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_ygttiobn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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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大) 시네필의 시대

현대의 대중은 그 어느 때보다도 예술에 대한 열망과 영화라는 매체의 고상함에 대한 강렬한 동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오늘날의 시네필들은 자기 자신을 정교하게 브랜딩하며, 고상함의 증표로 영화 속에서 발견된 어떤 고귀한 진실을 이야기한다. 영화의 심오함을 탐닉하는 이들로 가득 찬 SNS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현대의 대중을 자발적인 시네필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그 표면에 드러난 열정의 뒤편에는 진정한 학문적 깊이에 대한 회피가 존재한다. 무수히 많은 영화들이 미학적 실험과 서사적 복잡성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의미를 유추하게 하고 내면적 성찰을 요구하지만, 현대의 자칭 시네필들은 이러한 영화들의 의미를 깊이 파고드는 대신 표면적이고 즉각적으로 소비 가능한 이미지만을 탐닉하는 경향을 보인다. 영화의 철학적 함의와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려는 탐구는 어느새 '재미'라는 이름 하에 축소되고 만다.

이러한 현상은 영화라는 매체가 지닌 진정한 예술적 잠재력을 가리우고 있다. 영화는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에 그치기보다는 다양한 사유와 질문을 제기하며 우리의 세계관을 넓히는 역할을 한다. 예술 영화는 그 서사와 미학을 통해 개인의 내면적 여정을 촉발하고, 인간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던진다. 그러나 대중은 그 깊이를 추구하기보다는, 단순한 감각적 자극이나 문화적 트렌드의 일환으로서 영화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적 담론의 피상성은 예술적 성취에 대한 진정한 평가를 저해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영화에 대한 다양한 리뷰와 평론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그 대부분은 표면적 인상에 국한되며 영화가 담고 있는 심층적 의미나 역사적 맥락을 깊이 탐구하지 않는다. 이는 영화라는 예술 형식을 단순히 문화 상품으로 소비하게 만들며, 영화에 대한 깊이 있는 비평적 사고를 퇴보시킨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진정한 영화학적 분석과 연구는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그 대신 대중은 복잡한 서사의 맥락보다는 단순한 미장센의 아름다움, 상징적 장면의 인용, 그리고 독특한 촬영 기법들에 더 집중한다. 이는 영화에 대한 심도 있는 학문적 접근이 아니라, 영화적 상징을 소비하고 그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치장하려는 움직임에 가깝다. 이러한 현상은 영화가 가진 다층적인 의미를 단순화하고, 예술로서의 영화가 지닌 고유한 가치를 잃게 만든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이들은, '영화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사랑하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다.'

시네필이란 단순히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시네필의 본질은 영화에 대한 사랑의 본능, 즉 호기심에서 비롯된다. 영화를 사랑하면서도 그 역사와 맥락에 대한 호기심이 없다면 그것은 어불성설이다. 진정한 시네필은 영화의 역사적 배경과 발전 과정을 깊이 탐구하며, 예술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영화를 이해하려는 열망을 지닌다. 지녀야만 한다. 단편적이 예시로, 고다르를 모르고 시네마를 논하는 것은 시네필이 아니다. 이는 영화를 사랑하는 동시에, 그 영화를 탄생시킨 시대와 예술적 흐름을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젊은 세대의 예술 영화 소비가 높아진 '대(大) 시네필의 시대'라고 불리는 오늘날의 상황은, 역설적으로 진정한 예술 영화의 탐구를 소홀히 하며 대중적 이미지와 피상적 인식을 통해 스스로를 예술의 일부분으로 정의하려는 욕망의 시대일지도 모른다. 예술이란 단순히 보고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그 의미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완성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영화는 우리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며, 그 속에서 인간과 세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술 영화의 진정한 가치는 그 심오한 메시지와 철학적 질문들 속에서 비롯된다. 이를 온전히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야말로 시네필의 참된 자세일 것이다. 필자를 포함해 이 글을 통해 많은 이들이 시네마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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