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이 취미인 당신이 반드시 해야 할 것📽

영화 감상이 취미인 당신이 반드시 해야 할 것📽

작성자 더셀룰로이드

영화 담론

영화 감상이 취미인 당신이 반드시 해야 할 것📽

더셀룰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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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_ygttiobn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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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필이라 자처하는 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몇 가지 통과의례가 존재한다. 이는 영화라는 예술 형식 속에 내재된 다층적 의미와 그 역사적 맥락을 통찰하려는 지적 여정이다. 진정한 시네필이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의 필수적인 체크리스트가 있으며, 이는 영화 언어와 미학, 그리고 영화사가 서로 교차하는 지점을 깊이 음미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체크리스트는 한편으로는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려는 철학적 도전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영화적 혁신을 통해 끊임없이 변모하는 세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획득하려는 시도이다. 필자와 함께 아래의 도전을 수행해보자.


영화 감상이 취미인 사람이라면 반드시 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첫번째 과제는 영화 평가의 고정점을 확립하는 것이다. 단순히 영화가 '재미있다'거나 '재미없다'는 평가를 넘어서, 어떤 영화가 '좋은 영화'이며 '나쁜 영화'인지 판별할 수 있는 나름의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기준은 '영화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함으로써 얻어진다.

영화를 평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 영화가 얼마나 '영화적인가'를 판단하는 것이다. 여기서 '영화적'이라는 개념은 미학적으로 '함축적이고, 중의적이며, 성찰 가능성'을 지닌 것들을 의미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영화라는 매체의 본질적 가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영화를 예술로서 의미 있게 만드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영화는 제한된 시간 안에 이러한 함축적이고, 중의적이며 성찰 가능한 화두를 던져야 하며, 따라서 의미 없는 쇼트들은 최대한 배제되어야 한다.

<저수지의 개들> -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는 궁극적으로 예술의 영역에 속한다. 그리고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제성도 경제성이지만 뭐니뭐니 해도 역시 개성이다. 아무리 함축적이고 중의적이며 성찰 가능성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개성이 없다면 그 영화는 예술로서의 실존 가치를 잃는다. 타란티노의 영화가 예술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이유는 그가 확고한 스타일과 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의 미디어 환경 속에서 영화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개성 없는 영화는 그저 흘러가는 하나의 작품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번 아티클을 쓰는 것이 궁극적으로 위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은 아니다. 만약 당신이 위의 기준으로 영화를 감상하다 보면, 신기한 경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계속해서 감상하는 영화의 제작 연도가 과거로 가는 현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영화의 역사가 과거로 갈수록, 위의 세 가지 요소는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개인적으로 놀랐던 것은, 영화 감상이 취미라고 말하는 사람 중에 고전 영화를 깊이있게 감상하는 사람이 10퍼센트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사실상 영화 예술을 이루고 있는 것은 고전 영화가 절반 이상, 아니 어쩌면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영화 애호가가 되기 위해서는 고전 영화의 감상을 절대로 피해갈 수 없다.

고전 영화가 미학적으로 현대 영화와 차별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변화와 영화의 미학💸

자본주의 생산 체계가 여전히 성장기에 있었던 시절, 영화는 '예술'과 '산업'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지니고 있었으나, 예술적 측면이 더 두드러졌다고 할 수 있다. 프리드리히 제임슨이 지적했듯이, 고전 영화는 일종의 '모더니즘적 유토피아'의 표현으로서 사회적 현실을 넘어선 환상을 제공하며 관객을 매혹시켰다. 이러한 매혹은 자본주의적 체제에서 소비가 유도되는 욕망의 형태로 변형되기 전, 순수한 미적 즐거움을 목표로 하였다.

고전 영화의 창조자들은 기술적 한계를 예술적 표현의 기회로 삼았으며, 이로 인해 고전 영화는 환상의 연출을 통해 현실을 초월하는 세계를 창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 시기의 영화는 인물과 서사의 복잡성을 통해 인간 내면의 갈등과 이상을 탐구하며 자본주의적 소비 이전의 예술적 이상을 구현하고자 했다. 이러한 특징들은 '순수한 영화적 체험'을 제공함으로써 관객이 영화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몰입하게 만드는 데 기여했다.

<쥴 앤 짐> - 프랑수아 트뤼포

반면 현대 영화는 후기 자본주의, 즉 신자유주의적 생산 양식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상품'으로서의 성격이 강화되었다. 영화는 더 이상 단순한 서사와 이미지의 매체가 아닌,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한 축으로 기능하게 되었고, 그 미학 또한 상업적 요구에 따라 변화했다. 블록버스터의 등장과 OTT 플랫폼의 확산은 영화의 서사 구조를 단순화하고, 감각적 자극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했다. 이는 관객이 영화적 체험을 통해 사회적 비판의식을 형성하기보다는 단순한 소비의 대상으로서 영화를 받아들이도록 유도한다.

말하자면 낭만실조 사회가 된 것이다. 자본의 속성에 과도하게 의존함에 따라 영화의 예술성 (함축성, 중의성, 성찰 가능성) 이 발현될 확률은 현저히 적어졌다.

필름에서 디지털로의 전환과 미학적 변화🎞

앙드레 바쟁은 필름이 지닌 '실재의 인덱스적 성격'을 강조하며, 고전 영화가 지향하는 리얼리즘적 미학을 찬양했다. 이는 필름이 현실의 순간을 물리적으로 기록하고, 그 순간의 진실성을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기능했기 때문이다. 필름이라는 매체는 이러한 물질성을 통해 관객과 현실 사이의 직접적 연결을 제공했다. 그리고 그것이 그 자체로 현실의 자취를 담아내는 하나의 증거물이 되었다.

바쟁은 이러한 필름적 특성을 통해 영화가 '현실의 진실'을 전달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리얼리즘적 접근은 고전 영화의 미학을 더욱 심오하게 만들어주었으며, 이를 통해 관객은 영화 속에서 현실의 연장선 혹은 진실의 한 단면을 경험하게 된다. 필름은 그 고유한 질감과 빛의 반응을 통해 현실의 다양한 층위를 포착하고, 이를 관객에게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기능하며, 고전 영화의 미학적 깊이를 더했다.

그러나 디지털 매체의 도래는 이러한 미학적 가치를 근본적으로 전복시켰다. 디지털 영상은 필름과 달리 물질적 흔적이 아닌, 0과 1로 이루어진 비물질적 코드의 집합체이다. 이는 현실과의 인덱스적 관계를 상실하고, 이미지의 가공성과 인위성을 극대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질 들뢰즈의 표현을 빌리자면, 디지털 영화는 '시간-이미지'를 '수정된 시간'으로 재구성하며, 현실의 연속적 흐름을 단절하고 자본주의적 시간관을 반영하는 일련의 파편화된 순간들로 변형시킨다. 따라서 고전 영화의 필름적 미학은 현실과의 물질적 유대를 강조하는 반면, 현대 영화의 디지털 미학은 현실의 가상화와 시뮬라크라적 재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치광이 피에로> - 장 뤽 고다르

사실상 위의 논거들을 제외하고 봐도, 작품 수 대비 걸작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고전 영화 쪽이다. 소위 말하는 '영화를 보는 눈'을 키우기 위해서는 고전 영화를 보아야 한다. 예술적 감식안은 고전을 봄으로써 비로소 상승한다.

그렇다면, 어떤 영화들을 보아야 하는가.❓

사실 고전 영화들도 너무나 많다. 누군가 리스트업을 해주면 너무나 편할텐데, 하는 마음에서 준비해봤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공부하면서 크게 도움이 되었던 고전 영화 100선이다.

아래 리스트는 철저히 개인적인 리스트다. 영화사적으로 의미도 있으면서, 주관적으로 영화 보는 눈과 예술적 감식안을 기르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되었던 리스트 100선을 공유한다.📃


영화 감상이 취미인 당신이 꼭 해야 할 것 그 마지막 과제는 '글쓰기'이다.

고전 영화를 감상한 후 감상을 정리하는 행위는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한 기록의 과정이 아니라, 텍스트를 분해하고 그 의미를 재구성하는 작업이며, '감상자'에서 '해석자'로의 변모를 꾀하는 지적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글로 정리하는 행위는 자신만의 비평적 시각을 구축하고, 그 영화가 왜 중요한지, 그것이 왜 고전으로 불리는지를 자기만의 언어로 새기는 일이다.

글을 쓰는 행위는 영화 감상의 연장선상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는 영화 속에서 발견한 의미들을 보다 구체화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통찰을 얻게 되는 지적 작업이다. 글로써 감상을 정리하는 과정은 관람자의 경험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주며, 영화 속에서 놓쳤을지 모를 미세한 디테일들을 다시금 되짚어보게 한다. 이는 곧 감상자가 영화와 맺는 관계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글을 쓰며 우리는 영화 속에 숨겨진 상징과 기호를 스스로 해석하고, 이를 통해 영화의 본질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영화 감상은 단순한 소비 행위에서 벗어나 창조적이고도 적극적인 사유의 장으로 변모한다.

<오데트> -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

고전 영화의 진정한 매력은 영화가 끝난 후, 즉 빛이 꺼지고 나서도 지속되는 사유의 여운에 있다. 기표와 기의가 끝없이 교차하는 장면들, 서사의 공백 속에 잠재된 가능성, 시대를 초월하는 메시지—이 모든 것들이 영화가 끝난 후에도 여전히 감상자의 내면에서 울림을 낳는다. 감상을 글로 정리하는 것은 그러한 여운을 구체화하고, 미세한 인상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것이야말로 고전 영화 감상의 궁극적인 목적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영화 예술이 사유와 성찰을 자극하는 고도의 예술적 기획임을 재확인하게 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영화와 대화를 나누는 행위와도 같다. 영화를 통해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자신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비로소 영화를 온전히 이해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거나 감정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의 본질을 파고들어가고, 그 안에서 자신의 삶과 연결되는 지점을 발견하는 작업이다.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영화 속 이야기가 우리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깨닫고, 그로부터 얻은 깨달음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고전 영화를 보고 난 후 감상을 글로 남기는 것은 그 자체로 예술을 향한 헌사이며, 사유의 깊이를 더하는 지적 탐구의 여정이라 할 수 있다.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