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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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블라디

평범한 사람의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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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_tulr0bdt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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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천 원의 행복

물가가 많이 올라 이제 1,000원 이라는 금액이 너무 친숙해진 요즘입니다.

아이스크림 하나, 껌 하나 사기가 무서운 요즘.

천 원을 가지고 편의점에 들러도 뭐 한 개 사기가 무서운 요즘.

그래서인지, 천 원으로 그나마 맘편히 구매할 수 있는 곳이 다이소 인 것 같습니다. 물론 이 곳에 대한 호불호와 여러 문제들이 있지만, 요즘 시대에 그나마 맘 편히 구매할 수 있는 곳은 이 곳이 아닐까 싶네요.

​며칠 전 딸이 필통이 필요하다며 먼저, 다이소에 가자고 하더라고요. 자신의 용돈으로 살 거라 싸게 파는 곳에 가고 싶다며..(예전 같으면 도서관에 있는 문구점을 가자 했을텐데, 대충 상황을 보니 누군가가 다이소에서 괜찮은 학용품을 구입한 듯 했습니다.) 다이소는 싸지만 종류가 많지 않아 그 근처에 있는 다른 문구점에 먼저 가서 구경을 했는데 예쁜게 많았지만 본인이 생각한 크기와 가격대가 없어서인지 평소와 다르게 구입하지 않고, 다시 다이소로 향했습니다.

이리저리 둘러보다 자기가 생각한 크기와 맘에 드는 파우치(필통은 아닌)가 있어 골랐는데, 가격은 천 원이었습니다. 저도 놀랐고 딸도 놀라며 흥분하면서 몇 가지 중에 뭘 고를지 고민을 하더니 곰 모양의 파우치를 선택했습니다. 본인이 생각한 금액에 예쁜 모양까지.. 좀 더 구경하다가 파우치에 달면 어울릴 조그만 뱃지도 살지 말지 고민을 하더니 자신의 용돈으로 사는거니깐 허락해달라며 천 원짜리를 하나 더 구입하였습니다.

2천원으로 너무 행복해 하는 딸아이를 보았습니다. 자신의 용돈 2천원으로 구입한, 예쁜 필통 하나가 주는 행복은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습니다.

​예전에, 2천원의 행복(?}까지는 아니지만 2천원이라는 적은 금액이 행복한 분위기, 마음을 전하는 도구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십 수년 전입니다. 아름다운가게 봉사 시절 초반에 먼저 활동하고 있는 봉사자분들과 만나기가 어색하고 그래서 2천원어치 귤을 한 봉지 사서 간 적이 있었는데, 매니저부터 봉사자들까지 너무 고마워하시며 맛있게 먹으며 이야기 꽃을 피운 적이 기억났습니다. 2천원어치의 귤이 고급식당의 그 어떤 비싼 음식들보다 가치있는 귤이었습니다.

십수년이 지난 지금이지만 2천원어치의 행복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2.

사계절의 행복

​4개의 계절을 겪을수 있어 좋습니다. 그런데 왜 4개일까요. 간절기도 나름의 특징이 있는데 봄름, 여을, 울봄 이런식으로 이름이 있어도 좋을듯 한데..

각설하고, 4개의 계절로만 구분되어있으니, 그 4개의 계절 모두를 만끽할 수 있음에 행복합니다.

한 계절 또는 두 계절만(계절이 변하는 시기가 있으니 두 개라 하기엔 그렇지만) 있는 지역에 사는 사람은 알 수 없는 풍경과 현상들과 느낌과 감정들은 4계절을 접하는 우리만 알 수 있겠죠. 사계절이 없는 지역에 살면서 느끼며 갖게 되는 성향도 사계절이 있는 우리와는 다르기에, 굳이 다 느낄 필욘 없지만 생에 한번은 느껴도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따스한 봄날,

벚꽃 그리고 땅을 뚫고 나오는 새싹들

무더운 여름,

푸른 바다 그리고 강렬한 초록빛 나무들

하늘 높은 가을,

파란 하늘 그리고 알록달록 단풍들

추운 겨울,

캐롤과 하얀 눈 그리고 영하의 냉기와 그걸 녹여주는 따뜻한 차 한잔

사계절을 겪을 수 있는 행복은 선택받은 사람들(선택의 기준이 뭔진 모르겠지만)만이 누릴 수 있는 신의 축복이 아닐까도 생각해봅니다.

​​

#3.

'함께'여서 행복

​부산에서 마르쉐 장터를 진행했던 적이 있였습니다. 가을이라 햇살은 좋았지만, 바람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장터에 참여했던 판매자들은 해가 잘 들지 않는 곳에서 맞는 바람은 몸을 움츠리게 만들 정도였고, 장터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쉴새없이 오갖고 물품 진열부터 정리까지 7-8시간을 그렇게 사람들과 부대끼며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힘들어서, 추워서, 점심도 제대로 못 먹어서 불만이 있을 법도 한데, 마지막 뒷풀이 시간에 참가자들은 ‘함께여서’ ‘행복’했다는 소감을 들려줬습니다. 물론, 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자초한 고생들이었지만 ‘행복’까지 느꼈다는 소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구를 생각하고, 환경을 생각하고, 생산한 물품과 구매자를 생각하는 판매자들의 목적이 같기에 그런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이 행복할 수 있겠다 짐작해 봅니다. ’함께‘의 힘이 눈에 보이진 않지만 '느낄' 수는 있는 것 같습니다.

’행복‘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한 소절을 소개하자면,

’화려하지 않아도 정결하게 사는 삶

가진 것이 적어도 감사하며 사는 삶

내게 주신 작은 힘 나눠주며 사는 삶

이것이 나의 삶의 행복이라오‘

​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가진게 많은 사람들은 또 다른 삶이겠지만, 저에겐 이 가사가 많이 와닿네요. 한 때 ’행복‘이란 뭘 까를 고민하며 지낸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답을 찾진 못했지만(그런 정답은 없을 수도 있겠지요)...

​’화려하지 않은 일상(개인마다 느끼는 어떤 포인트)에서 얻는 여유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욕심 부리지 않고 사는 삶‘이 주는 시간들이 행복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시리즈23개의 아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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