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내 첫사랑이다.

여고 2학년 겨울방학. 그날은 친구의 남사친들과 만나 놀기로 한 날이었다. 거리는 연인, 친구, 가족들로 붐비고 반짝거리는 크리스마스 이브날.

친구와 나는 분수대에 앉아 남사친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분명 2명이 오기로 했는데, 조금 떨어진 거리에 1명이 더 보인다. 그는 커다란 더플백을 들고 걸어오고 있었다. 편한 운동복 차림으로.

그 순간 나는 그에게 첫눈에 반했다.

그 시절 즐겨 먹던 '한스델리‘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앉은 그와 눈이 마주칠까 조마조마, 등의 어딘가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점심을 먹고, 시내에 있는 노래방에 갔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텅 빈 노래방에 우리는 무법자인 듯 왁자지껄 입장했다. 신나게 들어갔는데 나와 그만 다른 방으로 들어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