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차만 만나는 나 혹시 똥차 전용? 환승연애

똥차만 만나는 나 혹시 똥차 전용? 환승연애

작성자 은진송

남의 연애를 도대체 왜 봐?

똥차만 만나는 나 혹시 똥차 전용? 환승연애

은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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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_mg8ux4d26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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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제일 좋은 자아 여행

  유튜브 ‘고막메이트’에서 김이나 작사가는 “연애는 제일 좋은 자아 여행이야”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연애를 하면서 자기를 알게 된다는 맥락이였죠. 자기를 아는 것은 왜 중요할까요?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근본은 ‘자아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입니다.

  자아커뮤니케이션이란 '자기'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과 그것을 표현하는 것에 관한 나와 나의 커뮤니케이션을 말해요. 내가 나를 알지 못하면 타인과도 제대로 소통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근본이라 이해되곤 합니다. 그렇기에 거의 모든 이별은 어쩌면 자아커뮤니케이션의 실패에서 기인한지도 모르죠.

네가 자기야 미안해 했잖아? 환승연애 이딴 거 안 나왔어.
- 주원 <환승연애3>

  흥미롭게도 <환승연애>의 기획에 따라, 상대를 바꿔 데이트를 하고 전 연인이 내가 아닌 다른 이성에게 사랑받는 것을 보면서, 출연진들은 자기의 진짜 감정을 깨닫게 됩니다. 시즌 2의 규민과 시즌 3의 동진과 같은 일명 후회남들의 서사가 대표적이죠.

진짜 못되게 굴었구나, 진짜 못됐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 누구보다도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는데 진짜 제일 많이 상처를 주고 제일 많이 아프게 했구나 그런 생각이... 그런 생각이 계속 들어요 계속. 그냥 제가 스스로 되게 오만했던 것 같아요. 내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고 성숙할 수 있는 사람이야라고 스스로 생각을 해왔었는데, 아 내가 진짜 오만했구나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해요. 내가 뭐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라고 해은이를 자꾸 나무라려고 하고 그랬던 모습들이 사실은 거기서, 옛날의 관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사람은 나였는데, 그게 진짜 많이 후회돼요.
- 규민 <환승연애2>

  출연진은 과거 연애를 돌아보며, 솔직하고 진솔하게 ‘나’를 마주합니다. 전연인과 처리되지 않은 갈등과 해묵은 감정 위에 덮어 놓은 가짜 평화를 깨뜨리고 마침내 드러난 나의 모자람과 부족함을 성찰하게 되는 것이죠. 이로써, 탓하기만 했던 어제를 뒤로하고 나부터 바뀌려는 노력을 이어갑니다. 그게 다시 재회하려는 노력이든, 아니면 전 연인을 깨끗하게 놓아주는 노력이든.

  이러한 맥락에서 <환승연애>가 시즌을 거듭하며 '재회연애'라는 오명 아닌 오명을 쓰게 된 이유도 어쩔 수 없는 듯 해요. 이별에서 나의 과실을 더 잘 알면 더 잘 알수록, 내 잘못을 알아차리면 알아차릴수록 이전의 잘못을 잘못 아닌 것으로 되돌리고 싶어지기 마련이니까요.

  지금까지 상대를 바꿈으로써 결국 나를 바뀌게 하는, <환승연애>였습니다.

참고

김진영, 2015, 자아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