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차이의 진실,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성격 차이의 진실,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작성자 은진송

남의 연애를 도대체 왜 봐?

성격 차이의 진실,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은진송
은진송
@user_mg8ux4d26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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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평생 서로를 몰라서 갈등한다 그러니 알아볼 것

  상대방이 하는 행동이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을 때 흔히 이런 말들을 합니다. "네 머릿속에 뭐가 있는지 보고 싶다." 또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뜯어서 보고 싶다"던가.  이 소설은 로판의 장르적 장치를 이용해 이를 실천합니다. 몸이 바뀌거든요.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은 여주인공 바이올렛이 남편 윈터의 무관심과 시댁의 괴롭힘에 지쳐 이혼을 결심하고 끝내 죽음을 선택하는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남편과 몸이 바뀌어버립니다. 즉, 이 작품은 죽음을 선택한 여주의 영혼이 남주와 바뀌는 설정을 통해 '당신의 이해를 돕'는 겁니다.

"만약 두 사람이 사랑이라는 같은 단어를 사용한다고 하여도 그 뜻은 반드시 다르리라."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중

  주인공들의 오해는 '서로를 몰라서' 생겼습니다. 나름 배려랍시고 했던 윈터의 행동은 바이올렛에게 상처가 되었고, 행동의 의미를 몰랐던 바이올렛은 빛을 잃어가요. 예컨대 이런 거죠. 작중에서 바이올렛은 왕족이라 신분이 높고 윈터는 사생아라 신분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습니다. 윈터는 자기가 괜히 나서거나 접근하면 바이올렛의 심기를 거스르거나 명성에 흠집이 날 거로 생각해 그녀의 사생활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바이올렛은 이를 남편의 무관심과 방치라고 생각해요. 물론 이것 때문에 시댁의 학대와 착취를 남편이 방관했으니 결과적으로는 완전히 틀린 생각도 아니지만요.

  이렇게, 나와 다른 사람과 정을 나누고 살려면 상대방을 알아야 하는 법이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조차 모르는 윈터가 자기 생각과 방식으로 판단하는 동안 이 부부의 관계는 자꾸 어긋납니다. 윈터는 문제가 있다는 걸 의식조차 하지 못하고, 그 사이 바이올렛은 벼랑 끝에 내몰리거든요. 그러니까, 앞서 말한 '서로를 몰라서'는 더 정확히 말하자면 '상대와 내가 다른 사람이라 모르는데도 오로지 내 기준으로 판단하고 짐작했기 때문에'가 되는 셈입니다.

 

  그러나 영혼이 바뀌며(=몸이 바뀌며) 온전히 상대방 입장을 자각할 수 있게 된 둘은 서로의 생각과 행동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달리 말하면 타인을 이해하는 일이 이렇게나 어렵다는 뜻이기도 한 거죠. 타인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려면 영혼이 바뀌어야 하는 건데 그게 가능할 리가 없으니까요. 영혼이 바뀌지 않고서야 '타인에 대한 완벽한 이해'는 있을 수 없다는 소리이기도 한 셈이에요.

  현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모두가 알면서도 말처럼 쉽지 않은 그것. 모를 땐 알아보기입니다. 상대의 말을 듣고 내 생각을 말하는 것. 듣지 않고 말하지 않고 나를 설명하고 상대를 아는 방법은 없을 겁니다. 당연한 말이고 말이야 쉬운 말이지만, 가장 실천되지 않는 일도 바로 이 일이죠. 그럼에도, 이 과정이 험난하고 지난해도, 이 방법이 해답일 거예요. 얼마든지 많은 임시방편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매듭만큼은 건강한 대화로 지어졌으면 합니다.

“내 모든 말이 인사치레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아요. 정말로 보고 싶어서 보고 싶다고 할 때가 있고, 정말로 사랑해서 사랑한다고 말할 때가 있어요"

" ... "

“당신은 직설적인 사람이지만 당신이 하는 말이 전부 진심은 아닌 것처럼, 나는 온갖 예의범절을 지키려는 사람이지만 내 말이 전부 인사치레는 아니라는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윈터는 그녀의 목소리와 눈빛이 자신을 압도하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중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는 첫눈에 반했을지라도 사랑이 결코 두근거림만으로 완성되지 않음을 설명합니다. 마냥 설레고 두근거리는 감정만이 사랑은 아니라는 걸, 갈등하고 대화하고 알아가고 인정하고 이해할 때, 그게 궁극에 달했을 때야말로 진정한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죠.

  지금까지 부부 카운슬링 같은 소설,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