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찍먹 보고서] 2장. 가드닝(실내)

작성자 지쉬

취미 찍먹 보고서

[취미 찍먹 보고서] 2장. 가드닝(실내)

지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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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_jb8kc3uq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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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찍먹 보고서 _ 2장. 가드닝(실내)🪴🪴

본 보고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을 적은 사적인 보고임을 알려드립니다.



🪴가드닝, 어떤 취미인가요?

우리 말로 식물 가꾸기 입니다! 🪴앗, 그걸 누가 모르냐고요?

사실 해외에서 '가드닝'은 실외 조경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가드닝은 엄밀히 따지자면 정원 가꾸기입니다.

버지니아 울프, 헤르만 헤세, 타샤 튜더, 모네 등이 열정적인 가드너(Gardener)였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타샤튜더 나의정원>의 표지, 윌북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파트가 많아서 실외 정원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실내 가드닝이 좀 더 성행하고 있습니다. 저도 남향 베란다에서 실내 가드닝을 하고 있어요.

이번 보고서에서는 실내 가드닝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실내 가드닝은 시작은 주변 환경 파악 부터 시작합니다.

필수 체크포인트 : 햇빛, 바람(통풍)

모든 식물은 햇빛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실내는 식물에게 가혹한 환경입니다. 실내에서는 빛이 부족해도 죽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식물을 골라야합니다. 보통 화원에서는 실내 식물 혹은 반음지 식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반음지는 오후에 햇빛이 3-4시간 이상 들 수 있는 곳을 의미합니다. 즉, 실내 환경에서는 가장 볕이 잘 드는 곳이 반음지에 해당합니다. 이외의 모든 실내는 음지에 해당합니다. 음지에서는 버틸 수 있는 식물이 거의 없습니다.

베란다에서 가드닝을 하신다면 해뜨는 방향을 꼭 체크해보세요. 남향 베란다는 여름엔 해가 적게 들어오는 편입니다. 동향 베란다는 비교적 온도가 낮고, 서향 베란다는 온도가 높습니다. 베란다가 북향이라면 거실과 비슷한 조도라고 생각해주세요.

더불어 주기적으로 바람이 불어야 합니다. 광합성을 위한 이산화탄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화분의 수가 적다면 사람이 자주 지나다니는 길목에 놓아 두거나 창문을 주기적으로 열어주는 것 정도면 충분합니다.


다음으로는 식물에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페페로미아, 스파티필름, 보스턴고사리 등이 실내 환경에서 잘 견뎌주는 편입니다. 다만 처음 구매했을 때의 수형을 유지하려면 볕이 좋은 창가에서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허브류는 실외에서 훨씬 더 건강하게 자랍니다. 가드닝을 시작하고 처음 몇 년 동안 민트류, 바질, 로즈마리를 구매했었는데요. 볕이 잘 드는 창가에서도 웃자라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실내에 적합한 식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요리에 사용할 용도로 금방 수확할 계획이시라면 적극 추천드립니다.

추식 구근도 추천드리는 실내식물 중 하나입니다. 대표적으로 튤립, 히아신스, 수선화, 프리지아 등이 있어요. 사실 추식 구근은 조건만 잘 갖추어진다면 매해 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실내 환경에서는 그 조건을 갖추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왜냐하면 봄에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 구근에 양분이 충분히 모이기 전에 휴면 온도가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년생의 예쁜 꽃을 가꾼다고 생각하면 추식 구근은 꽤 괜찮은 겨울 메이트가 될 수 있습니다.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한 번쯤 도전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왼쪽부터) 수선화 아이스킹, 튤립 멤피스, 수선화 떼떼아떼떼 (아래) 수경재배 아몬드 페페(페페로미아)

식물은 흙에 키우는 것이 일반적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화분에 식재한 식물을 볕이 적은 실내에 두면 여러 병충해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되는 것이 수경재배인데요. 하지만 저는 첫 가드닝 식물로 수경재배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추천 드리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먼저, 수경재배는 물이 썩지 않게 관리하기 까다롭습니다. 온도, 화병의 투명도, 화병 주둥이의 모양, 뿌리에 흙이 묻어 있는지 등의 요인으로 뿌리가 쉽게 썩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에요. 더불어 적당한 양액이 공급되지 않으면 자라는 모양새도 영 볼품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꼭 수경재배를 해야겠다고 하신다면 물이 썩지 않도록 관리해주는 수족관 용품을 함께 사용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 경우에는 모자란 물을 보충해주기만하면 되어서 관리가 용이합니다. 뿌리를 고정하기 좋은 하이드로볼도 함께 넣어주면 끝입니다.

수경재배 크로커스 피크위크 (곰팡이 때문에 수경재배 비추천)
수경재배 중인 구근 식물입니다. 화병으로는 테이크아웃컵(돔리드)를 추천드립니다.

관련 정보를 더 알고 싶어요.

실내 가드닝은 국내외 마니아층이 탄탄한 취미입니다. 서적, 블로그, 웹사이트 등에서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정말 다양한 인플루언서가 많은 플랫폼에서 활동중입니다.

하지만 처음 시작하는 뉴니커에게는 유튜브를 먼저 시청하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가장 손쉽고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유튜브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플루언서를 위주로 추천드려 볼까 합니다.

플렌테리어에 관심이 있다면 유튜버 제인센스(https://www.youtube.com/@%EC%A0%9C%EC%9D%B8%EC%84%BC%EC%8A%A4)님의 영상을 추천드려요. 주로 필로덴드론을 키우시고, 센스가 남다른 플렌테리어 솜씨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활동은 중단하셨어요. 하지만 채널에 과거 영상이 남아 있습니다.

추식 구근에 관심이 생겼다면 유튜버 엄마의 가드닝(https://www.youtube.com/@mother_s_gardening)님의 영상을 추천드립니다. 추식 구근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명쾌하게 짚어주시는 든든한 분입니다. 저도 매해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장미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면 치치의 장미정원(https://www.youtube.com/@chichy00) 님의 영상을 추천드립니다. 유튜브 채널이 장미 도감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장미에 진심인 인플루언서입니다. 장미 키우기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한번쯤 꼭 시청해보시기를 권합니다. (사실 장미는 실내 가드닝에 추천하는 식물은 아닙니다. 베란다 걸이대(실외)에서 잘 자랍니다.)

수국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식물집사독일카씨(https://www.youtube.com/@dogilcassi)님의 영상을 추천드립니다. 베란다에서 건강하게 수국을 키우고 싶으시다면, 꼭 식물집사독일카씨님의 수국 영상을 시청해보세요. 다양한 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 흙에 관한 영상을 비롯한 다양한 실내 가드닝에 대한 다양한 영상이 업로드 되는 채널입니다.

마크로필라계 프랑스 수국입니다. 공동구매로 구매했어요.

🪴가드닝, 왜 계속 하고 있나요?

헤르만 헤세의 책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정원을 가꾸는 사람에게 이맘때는 다가올 봄에 해야 할 많은 일에 대해 생각해야 할 시기다.

저는 예전에 모든 계절에 싫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봄은 꽃가루 때문에, 여름은 벌레 때문에, 가을은 일교차 때문에, 겨울은 추워서. 그런데 가드닝을 시작하고 나니 모든 계절엔 저마다 좋아해야할 이유가 있었습니다. 봄에는 모든 식물이 새순을 내어서, 여름은 수국이 피어서, 가을은 베란다 월동 준비로 바빠서, 겨울엔 다가올 봄에 피어날 수선화가 기대되기 때문에. 모든 계절이 설렘이 되었습니다.

2021년 봄 베란다.

올 가을에도 최애 수선화 잔뜩, 작년에 수확해 둔 프리지어 두 줌과 없으면 섭섭한 튤립 구근 몇 덩어리를 심었습니다. 흙을 배합하고, 벌레로 고민하고, 지지대를 세워주는 모든 과정이 신났어요. 이제 저는 수선화가 활짝 핀 베란다를 기대하며 설렘으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거에요.

아마 저는 환경이 허락하는 한 가드닝을 계속할 것 같아요. 설렘도 중독이 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