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엔 공휴일 같은 건 없그든요. 발견 소식이 가득![스페이스선데이🪐]

우주엔 공휴일 같은 건 없그든요. 발견 소식이 가득![스페이스선데이🪐]

작성자 우주애호박

스페이스선데이🪐

우주엔 공휴일 같은 건 없그든요. 발견 소식이 가득![스페이스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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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zucch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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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의 단독 샷? 수성 탐사🛰️

태양계의 행성이 모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아니죠. 수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성 탐사선은 1973년에 발사한 매리너 10호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활동한 메신저호가 전부였거든요! 수성 연구가 이토록 지지부진한 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외모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근처에 있는 태양 때문이기도 합니다. 탐사선이 수성에 진입하다가 태양으로 끌려가지 않도록 빠른 속도로 비행해야 하는데, 그러다가 수성에 가까워지면 빠르게 속도를 줄여 수성 궤도에 진입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거리에 비해 탐사선이 수성에 접근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요. 하지만 이제 과학 교과서에 수성에 관한 설명을 좀 더 추가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2018년에 발사된 유럽•일본의 수성 탐사선 ‘베피콜롬보(BepiColombo)’가 수성 근처를 배회하고 있거든요!

베피콜롬보가 촬영한 수성 이미지(ESA/JAXA)

지난 9월 4일에는 베피콜롬보가 수성과의 거리를 165km로 좁혀 수성 표면을 자세히 관찰했어요. 이번에는 최초로 수성의 남극 지역을 촬영했다고 해요(관련 기사). 유럽우주국은 베피콜롬보가 촬영한 데이터를 이용해 영상을 만들었는데, 수성 표면 위를 비행하는 기분이 든답니다. 베피콜롬보는 올 12월과 내년 1월에 한 번 더 수성을 가까이 지나쳤다가 2027년부터 수성 궤도를 돌며 본격적으로 탐사를 벌일 예정이에요. 수성에서 어떤 새로움이 발견될지, 벌써 기대되네요.


스페이스 X: 내가 또 해냄! 🧑‍🚀🎻

지난주에 소개해 드렸던 민간인 우주 유영팀 ‘폴라리스 던’ 팀원들이 지구로 무사히 돌아왔습니다(지난 글). 지난주에는 미국의 억만장자 라드 아이잭먼이 우주선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지난 12일에는 팀원 중 한 명이 우주선 안에서 둥둥 떠다니며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세상에, 우주에서 바이올린이라니요! 너무 멋지지 않나요? 저도 당장 바이올린을 배워야겠습니다(이게 무슨).

그뿐만 아니라 미국의 우주탐사 스타트업 ‘스페이스퍼스펙티브’는 관광용 우주 캡슐 ‘넵튠’ 모형을 시험 운행하기도 했습니다(관련 기사). 이 비행선은 수소가 들어있는 초대형 풍선에 매달려 발사되고, 고도 30km까지 올라간대요. 게다가 미슐랭 레스토랑의 셰프가 만든 50만 달러(한화 6억 6천만 원) 상당의 고급 기내식도 제공된다나요. 아, 참고로 식사하지 않을 경우엔 12만 5천 달러(한화 1억 6,500만 원)만 내면 된답니다(관련 기사). 비행 시간은 6시간입니다. 두 프로젝트가 모두 성공하고 나니 우주가 정말로 가까워진 기분이 드시나요?


화성 표면 거미 지형의 정체🕷️

화성 표면에서 보이는 거미 형태의 지형(NASA/JPL)

이 모양이 보이시나요? 마치 거미들이 모여있는 것처럼 보이죠. ‘아라네이폼’이라 부르는 이 지형은 화성에서 발견된 미스터리 중 하나였습니다. 실제 거미냐고요? 그럴 리가요. 끝에서 끝까지의 거리가 무려 1km가 넘는걸요. 그럼, 저게 뭘까요?

NASA의 연구진들은 아라네이폼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화성 환경을 조성했어요. 테스트 실을 화성 극지방에 맞는 온도와 기압으로 설정한 다음, 이산화탄소 가스를 냉각하고 응축해 드라이아이스로 만든 뒤, 다시 녹을 때까지 가열해 보았죠. 그랬더니 드라이아이스가 액체가 되는 게 아니라 ‘펑’하는 소리와 함께 가스가 되어 사라지고, 그 과정에서 거미 모양의 지형이 발생한 겁니다. 화성에서 일어나는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었던 거죠!

천문학자 조반니 스키아파렐리의 관측 이후로 화성에선 여전히 화성인과 외계 생명체에 대한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네요. 아라네이폼의 정체가 밝혀진 건 반갑지만, 화성 거미가 아니었다니 조금 아쉽기도 하고요😜 어쨌든 화성에서 활동하는 스파이더맨은 없는 걸로!


그렇게 다 줘버리면 나는 뭐 먹고 살라고

이번 주 우주는 새롭게 발견한 것들로 풍성하네요! 이번엔 태양계를 넘어 먼 우주의 어느 은하에서 들려온 소식입니다. 보통 은하는 그 중심에 초거대 질량 블랙홀이 존재해요. 우리은하도 마찬가지고요(하지만 얌전한 블랙홀이에요). 영국 케임브리지 카블리 우주론 연구소 연구팀은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으로 약 120억 광년 떨어져 있는 은하 GS-10578을 관측했어요. 그 결과 이 은하의 중심에 있는 초거대 질량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빨아들인 뒤,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우주 공간으로 방출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답니다(관련 기사).

은하 중심의 초거대 질량 블랙홀에서 방출되는 제트의 상상도(NASA/JPL)

은하에서는 가스를 비롯한 물질들이 뭉쳐 새로운 별과 그 주위를 도는 행성들을 생성하는데요, 블랙홀이 이 재료들을 다 빨아들이는 바람에, 이 은하는 새로운 별이 탄생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어요. 이런 은하는 사실 그동안 종종 발견되어 왔어요. 멈춰있던 은하에서 가스가 유입되며 죽은 은하가 부활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그러나 이 은하가 특이한 건 빅뱅이 일어나고 얼마 되지 않은 시기라는 점이에요. 초기 우주에 만들어진 은하들 대부분은 별을 활발하게 만들어내고 있거든요. 베이비 붐 시대에 뜬금없이 출생률 마이너스를 기록한 지역이 생긴 상황이라고나 할까요?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그건 천문학자들과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이 언젠가 밝혀낼 겁니다. 😎


인어 성운의 아름다운 자태

촬영자: Neil Corke (NASA/APOD; https://apod.nasa.gov/apod/ap240918.html)

저는 이 사진을 보고 탄성을 질렀어요. 여러분의 눈엔 이것이 무엇으로 보이시나요? 이 성운의 이름은 인어 성운입니다. 태양보다 훨씬 무거운 별이 죽음을 맞이하면 초신성 폭발(수수수수퍼노바💥)을 일으켜 다시 우주의 가스 형태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걸 초신성 잔해라고 하죠. 인어 성운 역시 초신성 잔해이긴 하지만, 둥글거나 양쪽으로 분출된 형태를 띠는 일반적인 초신성 잔해와는 달리 기묘한 모습을 보여요. 이런 성운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 차갑게 식고 뭉쳐져 또 다른 별을 만들어낼 겁니다. 빛나던 과거의 기억을 간직한 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