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슈,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피자스테이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뉴닉이 준비한 따끈따끈 이슈 도우에
뉴니커가 얹은 다채로운 의견 토핑을 맛봐요.
한 판 뚝딱 해치우면,
 “그 이슈, 이렇게 생각해!” 말하는 나를 발견할 거예요.

뉴닉이 준비한 오늘의 피자, 같이 살펴볼까요?

뉴니커의 연봉이 성과를 바탕으로 정해진 ‘등급’에 따라 정해진다면 어떨 것 같나요? 최근 네이버가 성과 중심의 레벨 기반 평가체계(=레벨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어요. 직원들의 업무 역량을 평가해 ‘레벨(단계)’을 매기고, 이를 보상 등에 반영하겠다는 건데요. 네이버를 따라, 다른 회사에서도 레벨제 도입을 검토할 거라는 전망이 나와요. 그러자 레벨제를 놓고 의견이 크게 갈리고 있어요.

레벨제 도입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레벨제가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책임의식을 가지게 할 거라고 기대해요: “내가 해내는 만큼 보상 받을 수 있어!” 또, 능력이 뛰어난 인재에게 기회와 보상을 줄 수 있어 인재를 끌어모으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주장도 있고요. 근속연수·직급을 떠난 보상체계야말로 진짜 공정한 인사제도라는 의견도 있어요.

반면 레벨제 도입에 반대하는 쪽은 레벨제가 직원들을 줄 세우는 비인간적인 인사제도라고 비판해요. 또, 단기적인 실적에만 물두해 장기적으로 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방해할 거라는 주장도 있어요: “실패가 두려워서 독특한 아이디어 못 내게 될 거야!” 주관적인 평가에 따라 등급이 갈릴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불공정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걱정도 있어요.

한편, 레벨제 시스템을 연구·개발직 등 비교적 성과 측정이 쉬운 특정 직군이나, 성과급을 나누는 등에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이러한 ‘성과 중심 레벨제 도입’에 대한 뉴니커 생각은 어떤가요?

3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 동안 575명의 뉴니커가 ‘성과 중심 레벨제 도입’에 관한 생각을 남겨줬어요. 오늘은 이를 싹 모아서 구운 따끈따끈한 피자 확인해봐요! 

레벨제, 정확하게 뭐야?

레벨제란 직원의 업무 능력을 평가해 ‘레벨’을 부여하고, 이에 따라 조직 내 위치를 결정하는 인사 제도인데요. 레벨에 맞춰 보상의 크기까지 정하는 경우에는 임금 제도에도 해당해요. 레벨제는 학력·경력·직급 등을 떠나서 구성원이 가진 전문성에 초점을 둬요. 자신의 직무에서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가졌는지 판단해서 역할과 기회가 주어지고요. 이에 따라 높은 연봉이나 추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거예요. 예를 들어 3년 경력 에디터 개굴이가 5년차 에디터 고슴이보다 더 좋은 아티클을 쓸 수 있다면, 개굴이가 고슴이보다 더 높은 레벨을 받고 돈도 더 많이 벌 수 있는 거예요.

레벨제의 대표적인 장점으로는 (1) 수평적인 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점 (2) 능력에 대한 확실한 보상이 가능하다는 점 (3)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쉽다는 점 등이 꼽혀요. 반면 단점으로는 (1) 개인주의가 확산돼 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 (2)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몰두할 수 있다는 점 (3) 명확한 평가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있어요.

다른 인사·임금 제도는 뭐가 있어?

각각 대표적인 것들을 살펴보면요.

인사 제도

• 부과제: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등 전통적인 위계질서에 따라 명확하게 역할과 책임을 나누는 제도예요. 대부분 승진하려면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해야 하는 조건이 있어요. 안정적으로 조직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인이 창의성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요.

• 팀제: 업무를 중심으로 뭉친 ‘팀’ 단위로 일을 해요. 보통 부과제에 비해 단순한 팀장과 팀원으로 직급이 구성돼요. 빠르고 유연하게 일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데요. 개개인의 권한과 책임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고 성과에 대해 보상할 때 명확한 체계가 없으면 갈등이 발생하기도 해요.

임금 제도

• 연봉제: 개인의 능력과 성과에 따라 매년 임금을 결정해요. 평가 기준에 따라 연봉 협상을 진행해 급여를 정하는 건데요. 동기와 책임감을 부여하고 인재를 확보하기에 유리하지만, 구성원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고, 구성원 사이에 위화감을 만들 수 있다는 문제도 있어요.

• 호봉제(연공급제): 얼마나 오랫동안 일했는지(=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을 결정해요. 근속연수에 맞춰 호봉표를 만들고, 이를 기준으로 해마다 급여가 정해진 만큼 올라요. 조직에 따라 연령·최종학력 등을 반영하는 경우도 있어요. 구성원에게 안정감을 주는 장점이 있지만, 의욕과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단점도 있어요.

• 직무급제: 업무의 성격, 난이도 등에 따라 임금을 결정해요. 예를 들어 A 직무의 월급이 300만 원이라면, 해당 직무를 하는 사람은 모두 똑같이 월급으로 300만 원을 받아요. 같은 일을 하는 사람 사이의 차별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레벨제, 네이버는 어떻게 도입할 계획이래?

직원의 근속연수와 상관없이 역량을 평가해 7단계의 레벨로 나누고, 지원과 보상을 레벨에 연동하겠다는 계획이에요. 아직 구체적인 인사·보상안은 밝히지 않았고요. 일단 올해는 시범 운영을 하고, 내년 3월 정식 도입을 할 예정이라고.

한편, 네이버는 지난 2020년에도 5단계 레벨제 도입을 추진한 적이 있는데요. 당시 “직원 간 경쟁을 부추기는 나쁜 제도야!” 하는 직원들의 반발로 없던 일이 된 적이 있어서 이번에 실제 도입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해요.

“성과 중심 레벨제 도입, 뉴니커는 어떻게 생각해?"

부분적으로 도입해야 해 (65.4%, 376명) 🔴

레벨제가 업무 효율을 높이고 동기부여에 도움이 될 거라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는 뉴니커가 많았어요. 이에, 성과급을 지급하는 경우 등에만 부분적으로 도입하자는 의견이 있었고요. 책임소재의 혼란이 오는 일을 막기 위해 부과제나 팀제와 적절하게 연동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 비스킷 뉴니커 🍘: 레벨제가 동기부여 등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는 데에는 동의해. 하지만 모든 업무의 성과를 측정하는 건 불가능해. 또 지나친 경쟁 때문에 부작용이 생길 우려도 있어. 따라서 성과 측정이 객관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업무에만, 과도한 경쟁을 예방하는 장치와 함께 도입해야 해.

• 허허 뉴니커 😄: 연봉을 100% 레벨제로 정한다면, 과도한 경쟁으로 사내 분위기가 흐려질 수 있어. 또, 신입의 기본급이 오래 일한 직원보다 높은 경우가 생긴다면 오래 일한 직원이 의욕을 잃는 일이 생길 수도 있어. 따라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경우에만 부분적으로 레벨제를 도입하면 좋을 것 같아.

• O 뉴니커 🙆 : 성과제와 관료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룰 때 가장 효율적으로 회사가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해. 따라서 성과를 충분히 보장하기 위해 레벨제를 도입하되, 업무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기존의 직급체계는 유지할 필요가 있어. 직급이 아예 사라지면, 누가 얼마나 책임을 질 건지 불분명해져서 오히려 업무 효율과 성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야.

도입해야 해 (13.2%, 76명) 🔵

레벨제가 확실한 보상을 통해 업무 의욕을 높이고, 조직의 성장에 도움을 줄 거라는 뉴니커가 많았어요. 인재를 모으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또,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등 ‘사내 정치’ 문화가 사라질 거라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어요. 

• 예짱 뉴니커 👍: 요즘 직장인들이 업무 의욕을 잃는 이유 중 하나가 일한 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거야. 레벨제를 도입하면 기존 직원들에게 열심히 일해야 할 동기를 부여하고, 일한 만큼 보상이 확실하다는 인식이 생기면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거야. 

• 수정 뉴니커 🔮 : 나보다 근속연수가 길다는 이유만으로 돈을 더 받는다면 신입사원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기보다, 단순히 오래 버티기 위해 소극적인 태도로 일할 수 있어. 레벨제를 도입하면 신입에게는 동기를 부여하고, 연차가 오래된 직원에게는 위기의식을 자극해서 조직 전체의 성장에 도움을 줄 거야. 

• 익명 뉴니커 🤫: 개개인의 성과를 반영하는 레벨제가 도입되면 승진을 위해 상사에게 아부하고 눈치 보는 사내 정치나, 비효율적인 일이라고 생각해도 회사가 시키면 그냥 하는 수동적인 문화가 없어져서 업무 효율도 높아질 거야.

도입하면 안 돼 (11.7%, 67명) 🟢

업무 성과를 완벽히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레벨제가 오히려 불공정한 제도라는 의견이 많았어요. 또, 레벨제를 도입하면 장기 프로젝트나 창의적인 시도를 꺼리는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걱정도 있었고요. 레벨제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어요.

• 햄 뉴니커 🐹: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건 불가능해. 평가 과정에 평가자의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야. 실제로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회사 사람 사이 관계 등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신입은 성과와 무관하게 낮은 평가를 받은 사례를 봤어. 모든 성과를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닌 이상, 레벨제는 절대로 공정할 수 없어.

• 포실핑 뉴니커 🐷: 레벨제를 도입하면 단기 성과에 집착하느라 오래 걸리는 일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또, 성과가 눈에 보이는 일에만 몰두해서 창의적인 시도는 나오지 않을 수도 있어. 따라서 레벨제는 과도한 경쟁으로 직원들을 피로하게 할 뿐만 아니라, 기업 전체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거야.

• 도치 뉴니커 🦔: 노동자의 임금은 생계가 걸린 문제야. 따라서 성과로 줄을 세워서 임금을 결정한다면 레벨제를 도입하면 압박감이 극심해지고, 언제나 불안한 마음으로 일하게 될 거야. 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저성과자’라는 낙인을 찍어 직장 내 차별 대우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우려도 있어.

🍕이런 것도 생각해보자

뉴니커들이 함께 고민해 보자며 던져준 의견에는 이런 것도 있었어요.

• 경쟁과 협력의 적절한 선을 찾는 게 회사 인사제도에서 중요한 과제인 것 같아.

• 레벨제가 기업 혁신에 도움이 되려면 실패에 대해 감점하는 방법이 아니라, 도전에 대해 가산점을 주는 방법을 고민해보면 좋겠어.

• 어떤 제도를 도입하든, 대상이 사람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해. 수치로 나타낼 수 없는 감정·인간관계 등이 업무 결과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기 때문이야.

피자스테이션 셰프의 한마디 🧑‍🍳

레벨제 도입을 둘러싼 갈등에는 ‘성과주의’를 보는 서로 다른 시선이 놓여있어요. 성과주의란 ‘결과’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경영 철학을 말하는데요. 레벨제를 긍정적으로 보는 쪽은 성과주의가 노동자에게는 공정하고, 회사에게는 효과적이라고 봐요. 실적에 따라 보상을 나누면 직원은 “내가 이룬 만큼 대우를 받아!” 하는 느낌을 받아 목표 달성에 집중하게 되고, 이는 곧 기업의 성과로 이어져 기업의 성장을 이끈다는 거예요. 성과에 따라 레벨을 나누면, 노동자 스스로 자신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알고 효율적으로 자기개발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기도 해요.

반면, 레벨제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성과주의가 오히려 불공정한 보상을 낳고, 회사에도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해요. 성과에는 정량화할 수 없는 요소들이 있는데, 여기에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하는 걸 막을 수 없다는 것. 성과에 따라 급여에 격차가 생기면 낮은 평가를 받은 직원의 박탈감과 불만이 커질 수 있고요. 이는 결국 건강한 조직 문화를 해쳐서 “지금만 잘하면 돼” 하는 생각으로 회사의 발전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해요. 또, 노동자의 심리적 부담을 키우고, 레벨을 지키거나 높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과로 하게 만드는 비인간적인 제도라는 비판도 있어요.

한편, 레벨제가 새로운 인사·임금 체계로 주목받는 이유는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경영 환경에 맞춰 조직을 개편하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에요.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필요한 인재를 필요한 곳에 ‘잠깐’ 배치해야 할 일이 많이진 건데요. 전통적인 인사·임금 제도로는 대응하기 어려워요. 직급이 높다고 새로운 프로젝트도 잘할 거라는 보장이 없고, 파격적인 인센티브로 동기를 부여하거나 외부 인재를 영입하기도 어렵기 때문. 이에 각 프로젝트에 맞게 전문성을 기준으로 뭉쳤다 흩어질 수 있고, 결과물에 따라 보상을 할 수 있는 레벨제가 오늘날에 적합한 제도라는 말이 나오는 거예요.

이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레벨제를 도입하기 시작했고요.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기업이 레벨제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예요. 넷플릭스는 여기서 더 나아가 정기적으로 직원의 성과를 평가해 낮은 평가를 받은 직원은 해고하고, 높은 평가를 받은 직원에게는 더 많은 권한과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을 도입한 뒤 좋은 성과를 거둬 주목받았어요.

하지만 레벨제의 실패 사례도 많아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대표적인 예인데요. MS는 2000년대 초반 ‘스택 랭킹(Stack Ranking)’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해 직원들의 업무 성과에 등급을 매겨 내부 경쟁을 유도했어요. 그런데 이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직원들이 협업보다 개인 성과 경쟁에 집중했고, 단기 실적이 최우선 과제가 되면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이에 구글·애플 등에 밀려 ‘잃어버린 10년’을 보냈다는 평가를 받고, 결국 스택 랭킹을 폐지했어요.

전문가들은 “성과 중심 제도를 도입하면 성과가 쭉쭉 오르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면 안 된다고 조언해요. 평가 기준·역할과 책임·보상의 크기 등의 요소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 다른 기업에서 잘 된 예시를 그대로 적용하더라도, 기존 기업 문화에 맞지 않으면 실패할 수 있고요. 따라서 각 기업의 상황과 환경을 고려해서 기존 인사·임금 제도와의 적절한 절충안을 만드는 게 필요할 수도 있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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