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25년 커리어·일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 with 송길영 작가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인터뷰] 2025년 커리어·일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 with 송길영 작가
뉴니커, 올해 계획했던 것들 잘 이뤘나요? 직장에서는 안녕한지, 커리어의 방향은 잘 만들어나가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요즘 커리어 시장을 보면 한숨이 푹푹 나오잖아요. 신입 공채가 줄어들고, 평생 직장은 사라지고, AI로 인해 일자리는 줄어들고… 이 걱정스러운 시기, 우린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어떤 마음으로 해나가야 할까요? 2025년에는 조직과 일에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될까요?
뉴닉이 최근 시리즈 20만 부가 넘게 판매되어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시대예보: 호명사회’를 쓴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작가를 만나 이 질문의 답을 들어봤어요. 총 2편의 인터뷰 콘텐츠를 준비했는데요. 먼저 ‘2025 커리어, 일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요.
스스로 ‘마인드 마이너’로 소개하는 송길영 작가는 ‘세상을바꾼시간’·‘에그이즈커밍’·‘삼프로TV’ 등 다양한 채널에 출연하며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진단해왔는데요. “개인들이 더 이상 조직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이름을 찾는 시대가 왔다”고 말해요. 송길영 작가가 분석한 커리어의 미래, 함께 들어볼까요?
PART 1. 신입인데 갈 곳이 없어요, 어떡하죠?
Q. 최근 기업들이 신입을 뽑지 않는다는 뉴스가 있었어요. 이를 정리한 뉴닉 아티클에 ‘뉴니커’들도 열성적으로 댓글을 달며 ‘내 미래가 시작도 전에 망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는데, 이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신입 공채가 줄어드는 현상은 이미 예고된 일이에요. 과거에는 신입을 교육해 오랜 기간 함께 일하는 방식이 합리적이었지만, 지금은 1-2년 일하고 이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교육 비용 대비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거든요.
물론 신입 공채 축소로 취업 시장에 공백이 생기고 신입들이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지만 오히려 개인이 자신의 커리어를 더 다양하게 설계할 기회로 삼아볼 수도 있어요. 창업을 시도하거나, 작은 기업에서 경력을 시작하거나, 인턴십을 통해 경험을 쌓는 등 대안을 찾는 게 중요하죠.
Q. 대안을 찾고자 다른 회사를 둘러봐도 내가 일하기 괜찮은 곳인지 알기 어렵잖아요. 진심으로 재밌게 일하기 위해선 어떤 기준으로 직장을 찾아야 할까요?
일할 곳을 찾을 땐 업종도, 직무도 중요하지만 저는 ‘사람’을 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충분히 먼저 생각한 뒤에, ‘그럼 나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지?’를 생각하는 거예요. 가령 ‘나는 창의적이고 재기발랄한 사람들과 일하고 싶어!’ 라는 생각이 들면 그런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먼저 찾아보세요. 그곳에서 업종도 직무도 찾아질 거예요.
“취업도 하기 전에 어떻게 찾나요?” 할 수 있는데요. 그런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찾는 방법은 어렵지 않아요. 전문가들의 공개 강좌도 있고, 궁금한 직종에 있는 사람들이 주말에 여는 세미나도 많고요.
중요한 것은 ‘좋고 싫음’을 바탕으로 연대를 찾고, 계속해서 인간관계 속에서 나의 길을 열어줄 사람들을 발견하는 일이에요. 아직 직업을 갖기 전이라도 주눅들지 말고 그 사람들에게 진정성있는 질문을 던진다면,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이들은 아낌없이 경험을 나누어 줄 거예요. 어떤 사람들과 어울리고 어떤 네트워크를 만드느냐가 앞으로의 방향을 자연스럽게 정해주기도 해요.
PART 2.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이 길이 맞는지 모르겠어요
Q. 취직을 해도 정작 직장에서의 안정감이나 일에서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흥미로운 건, 지금 20-30대가 느끼는 이 불안감이 실은 매우 합리적이라는 거예요.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는 것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에요.
하지만 이게 꼭 나쁜 소식만은 아니에요. 예전에는 한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됐지만, 이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는 시대가 왔어요. ‘이 회사에서 내가 얻어갈 수 있는 게 뭐지?’, ‘이 경험이 나중에 어떤 도움이 될까?’를 고민하면서 말이죠. 지금의 회사는 나에게 소중한 경험을 만들어주는 고마운 곳이지만, 목적지보다는 경유지일 수 있다는 걸 이해하는 거예요.
그래서 결국 조직에서의 역할과 성취를 넘어 개인의 이름으로 불리는 각자로 완성되는 게 커리어의 끝이라는 걸 발견하게 됐죠. 이번에 펴낸 시대예보 2권의 제목이 ‘호명사회’가 된 이유예요. 우리 모두 각자의 이름을 불러주는 사회로 진화하고 있는 거예요.
Q. 우리가 각자로 완성되기까지 사실 수많은 불안과 고민을 마주하게 되잖아요. 그렇다면 언제쯤 커리어에 대해 안정을 느끼게 될까요?
불안을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커리어는 종종 불안한 순간들 속에서 성장하거든요. 게다가 모든 순간을 불안 속에서 걸어갈 필요는 없어요. 보통 나만의 목적지를 만들고 그곳에 도달하면 안정을 느낄 수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해요. 안정은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에서 느껴야 해요.
다만, 안정을 느끼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언제든 그만둘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야 해요. 퇴사를 준비하라는 것이 아니라, 외부 요인에 좌우되지 않는 스킬과 경험을 쌓아두라는 뜻이에요. 내가 어떤 상황에서도 나 자신을 증명할 수 있다는 확신이 안정을 만들 거든요.
Q. 그 확신을 가지려면 커리어의 방향성을 잘 설정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내가 커리어의 방향성을 잘 잡고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커리어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과 같아요. 그래서 때로는 그 경로가 바로 이어지지 않은 듯하고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맞다’, ‘틀리다’를 판단하기보다, 이 일이 나에게 무엇을 알려주는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해요. 지금의 경험이 앞으로의 방향성을 만들어 줄 수도 있거든요.
성공적인 커리어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설계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점점 다듬어지는 것이죠. 다만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내 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거예요. 그 꿈에 지금의 방향이 부합된다면 무엇이든 경험해 보아도 좋다고 봐요.
중요한 것은 400m를 달리고 지치는 것이 아니라, 42.195km를 달릴 준비를 하는 거예요. 부상 당하지 않고 낙오하지 않고 멀리 가는 게 중요하니까요. 좋은 방향만큼이나 좋은 페이스를 찾는 게 중요해요. 지금까지 온 만큼보다 앞으로 더 많이 가야하는데 이 페이스를 지속할 수 있을까? 스스로 질문해보는 게 좋죠.
PART 3. 퇴사하고 나만의 길을 가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Q. 몇 년 전부터 ‘조용한 퇴사’ 등이 트렌드로 떠오르며 소셜 미디어 등에서 퇴사에 대한 무게감이 많이 가벼워진 것 같아요. 하지만 현실에서 여전히 퇴사는 무거운 선택이기 마련인데요. 잘 그만두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그만두기’도 장거리 호흡이에요. ‘그만두기’를 위해서 내가 만나는 주변 사람들의 교류의 폭을 넓히고, 또 ‘내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원하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준비가 필요하거든요. 내가 이직하고 싶어하는 회사의 사람들은 AI에 능숙한 사람을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AI 공부를 시작하는 것 같은 거죠. 결국 이 모든 질문은 결국 ‘나’로부터 비롯되고 내가 어디에 속하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이 먼저 와야 해요.
Q. 그런데 요즘엔 “나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못 고르겠어!” 라며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이 많다면 축복받은 거예요. 그런데 그중 하나를 고르기가 어렵다면, 작은 실험을 통해 선택지를 좁혀보세요. 단, 생각하지만 말고, 직접 해보세요. 우리가 좋아하는 일은 머릿속에서 상상만 한다고 발견되지 않습니다. 주말에 하루를 투자해 원하는 일을 경험해 보거나, 단기 프로젝트로 간접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거예요.
다만 아무런 준비 없이 몸만 가면 되는 원데이 클래스처럼 모든 것이 준비된 프로그램 보다 실제로 그 일을 하고 있는 이들의 현장에서 경험해 보는 것이 좀 더 실질적인 체험이 될 수 있어요. 이런 과정은 당신이 진짜 좋아하는 것과 흥미만 있었던 것을 구별하는 데 큰 도움이 되거든요.
그리고 중요한 건 결과물을 만들어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아보는 거예요. 이 과정을 통해 흥미와 재능을 구체화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경험에서 힌트를 얻는 것도 매우 유익하죠.
PART 4. AI에 대체되지 않는 사람이 되려면 어떡해야 하죠?
Q. AI 때문에 많은 직무가 사라질 거라는 이야기가 많아 불안을 느끼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요. 앞으로 AI가 직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시나요?
최근 AI는 화이트칼라 직종에서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어요. 단순 번역처럼 텍스트를 다루는 업무 등은 AI에 의해 쉽게 대체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AI가 잘하는 일을 인간이 굳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대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야 하죠. 창의성, 공감, 관계를 다루는 일은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죠.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어떤 가치를 세상에 더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답을 중심으로 커리어를 설계하면 AI 시대에서도 나만의 특별함을 유지할 수 있을 거예요.
Q. 그렇다면 AI를 내 경쟁자로 보면 안 되는 걸까요?
절대 AI를 경쟁자로 보지 마세요. 오히려 AI는 우리가 더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예요. 예를 들어, 엑셀로 하던 단순 작업을 AI가 대신한다면, 우리는 그 데이터가 의미하는 바를 해석하고 전략을 세우는 데 집중할 수 있죠. 특히 20-30대 분들은 AI를 활용하는 데 있어서 강점이 있어요. 공감능력이 뛰어나고,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하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이 적거든요. 이런 능력은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질 거예요.
PART 5. 2025년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
Q. 마지막으로, 2025년을 앞둔 뉴니커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요즘 많은 분들이 ‘이직’이나 ‘커리어 전환’을 고민하시는 걸 봐요. 하지만 그전에 먼저 해보셨으면 하는 게 있어요.
무엇보다 ‘나는 늦었어’라는 생각은 하지 않길 바라요. 지금부터 천천히 나만의 경험을 쌓아가다 보면, 결국 나만의 ‘이야기’가 되는 시점이 오거든요. 그러니 지금 조금 늦다고 아쉬워할 필요도 없고, 남들보다 조금 앞서 있다고 너무 안심해서도 안 돼요. 마라톤을 하는 것처럼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거죠.
제가 볼 때 성공적으로 커리어 전환을 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어요. 바로 ‘작은 시도’들을 꾸준히 해온 사람들이에요. 하루아침에 인생이 바뀌길 기대하지 말고,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들을 만들어가세요. 특히 지금처럼 불확실한 시기일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건 '완벽한 계획'이 아니라 ‘작은 실천’이에요. 새해에는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나의 새로운 커리어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