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슈,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피자스테이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뉴닉이 준비한 따끈따끈 이슈 도우에
뉴니커가 얹은 다채로운 의견 토핑을 맛봐요.
한 판 뚝딱 해치우면,
 “그 이슈, 이렇게 생각해!” 말하는 나를 발견할 거예요.

뉴닉이 준비한 오늘의 피자, 같이 살펴볼까요?

직장 생활하는 뉴니커, 1주일에 몇 시간이나 일 하나요? 아마 초과근무를 하더라도 1주일에 52시간 이상 일하는 일은 드물 텐데요.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이 주 40시간 일했을 때를 기준으로, 1주일에 초과 근무를 12시간 이상 하지 못하게 정했기 때문(=‘주 52시간 근무제’). 그런데 요즘 정치권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고치자는 이야기가 나와요.

지금 근로기준법은 사업장·운송업·보건업과 사고·재난 상황 등 특수한 경우에만 주 52시간 근무제의 예외로 두고 있는데요. 반도체 연구직도 예외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첨단 반도체가 많이 필요해진 상황인데,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제품 개발·납품이 늦어지고 있어!” 연구직은 대체하기 어려운 인력이라 사람을 더 뽑아서 해결할 수도 없다는 이유도 들고요. 고소득 전문직·건설·조선 등도 주 52시간 근무제의 예외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어요.

반면 주 52시간 근무제는 노동자의 삶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제도인데, 여기에 예외를 둘 수는 없다는 의견도 맞서요. 주 52시간 근무제의 예외로 지정된 업종의 인재들이 더 좋은 근무 조건을 찾아 떠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요.

한편, 노동시간을 더 줄여야 한다는 입장도 있어요.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은 이미 지나치게 길고,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 노동시간을 줄여서 여러 사람이 일을 나눠서 하면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 될 거라는 생각도 있고요. 이러한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뉴니커 생각은 어떤가요?

2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 동안 793명의 뉴니커가 ‘주 52시간 근무제’에 관한 생각을 남겨줬어요. 오늘은 이를 싹 모아서 구운 따끈따끈한 피자 확인해봐요! 

주 52시간 근무제, 정확히 뭐야?

간단하게 말해 1주일에 52시간 이상 일할 수 없게 하는 제도예요. “노동자에게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서 일과 삶의 균형과 건강을 지켜야 해!” 하는 목적으로 도입됐는데요. 주 52시간 근무제에 따르면 1주일에 40시간(하루 8시간 X 5일)을 일하는 걸 조건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을 때(=법정근로시간), 연장근로시간은 12시간을 넘길 수 없어요. 계약한 근로시간이 법정근로시간보다 짧다면 이에 비례해서 연장근로시간도 줄어들어요. 연장근로시간에 대한 임금에는 계약한 시급에 50%가 더해져요(=초과근로수당).

주 52시간 근무제, 언제부터 시작됐어?

2018년 7월,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이 일하는 사업장부터 시작됐어요. 주 52시간 근무제 이전에는 휴일에 일하는 걸 연장근로시간에 포함하지 않고 따로 ‘휴일근로시간’으로 계산했는데요. 때문에 1주일에 최대 68시간(법정근로 40시간 + 연장근로 12시간 + 휴일근로 16시간)까지 일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당시 정부가 평일·휴일 따지지 않고 연장근로시간은 12시간만 가능하도록 법을 고쳤어요.

이후 주 52시간 근무제 대상 사업장은 조금씩 확대됐는데요. “30인 미만 작은 사업장은 주 52시간 근무제 지키는지 감독 안 할게” 했던 유예기간이 지난해 12월 말 끝나면서, 올해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지 않는 모든 사업주는 처벌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주 52시간 근무제는 도입과 함께 많은 반대에 부딪혀왔어요.

주 52시간 근무제, 반대에 부딪혀왔다고?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하는 예외를 늘려달라는 거예요. 경영계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기업 운영이 힘들어지고, 경쟁력도 잃고 있다면서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았어요. “주 52시간 근무제가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어!” 필요한 만큼 일할 수 있는 자유를 침해했다는 건데요. 하는 헌법소원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이 아니라며 만장일치로 기각하는 일도 있었어요.

정부 반응은 어땠어?

정부는 경영계의 요구에 대안을 내놓기도 했어요:

• 특별연장근로제도 개선: 특별연장근로제도는 갑자기 업무량이 늘어나서 주 52시간보다 더 많이 일을 해야할 때, 회사가 고용노동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 노동자가 더 많이 일하게 할 수 있는 제도인데요. 재난 등의 상황에만 허용했는데, ‘경영상 업무량 증가’도 인정하겠다는 거예요.

• 주 52시간 근무제 유연화: 연장근로시간을 계산할 때 1주일 단위가 아니라 1·3·6개월·1년 단위로 합쳐서 계산하겠다는 건데요. 이리저리 따져보면, 1주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게 돼요. 몰아서 일했다면, 그만큼 휴무를 몰아서 쓸 수도 있다며 “전체 노동시간이 느는 건 아니야!” 하는 게 정부 설명이었고요.

하지만, 이런 안들은 노동계의 거센 반발로 제한적으로 시행되거나 아예 없던 일이 됐는데요: “노동자에게 불리한 조건들이야!” 이번에 논란이 됐던 반도체특별법도 여야가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됐어요.

“주 52시간 근무제, 뉴니커는 어떻게 생각해?

노동시간 더 줄여야 해 (44.6%, 354명) 🔴

노동자의 건강을 위해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어요. 또, 생산성을 고려했을 때도 노동시간을 줄이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고 번아웃도 막을 수 있어서 기업 입장에서도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로봇과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을 점점 대체하고 있는 만큼, 노동시간을 줄이고 일자리를 나누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왔어요.

• 땃쥐 뉴니커 🐭: 노동자의 건강을 생각했을 때도, 생산성을 고려했을 때도 노동시간을 더 줄이는 게 필요해. 더 오래 일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야. 오히려 과로하면 생산성이 점점 떨어진다고 생각해. 노동시간을 줄이고 사람을 더 많이 채용하는 게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이야.

• 곰인형 뉴니커 🧸: 노동시간을 줄인다면 주어진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거야. 긴 노동시간은 업무 중간중간 불필요한 잉여 시간을 만드는 등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휴식시간이 부족해져서 삶의 질도 안 좋게 만들어. 

• 단호박 뉴니커 🎃: 로봇과 인공지능(AI)이 점점 더 많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시대야. 앞으로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 텐데 노동시간을 늘리겠다는 건 일자리 감소세를 더욱 부추기는 꼴이 될 거야. 로봇과 AI 기술로 줄어든 일자리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이 나눠서 할 수 있을까, 어떻게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게 맞아. 대신 임금이 줄어들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해.

예외를 늘리면 안 돼 (24.5%, 194명) 🔵

일손이 부족하다면 인재 개발에 더욱 힘써서 필요한 인력을 더 채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주 52시간 근무제의 예외 업종을 지정하기 시작하면, 결국 대부분 업종이 예외로 해달라고 요청해서 근로기준법이 의미 없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어요. 긴 노동시간이 저출생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만큼, 주 52시간 근무제의 예외를 늘리면 저출생 상황이 심화할 수 있다는 뉴니커도 있었어요.

• 김현수 뉴니커 🤨: 일손이 부족하다면 그만큼 필요한 인력을 더 뽑으면 될 일이야. 인재가 부족하다는 건 기업과 정부가 인재 개발에 힘쓰지 않았다는 소리밖에 안 돼. 주 52시간 근무제의 예외를 늘리면 일자리가 줄어들어서 취업난이 더욱 심각해질 수도 있어.

• 사과나무 뉴니커 🌳: 노동시간을 법으로 제한한 건 노동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야. 원칙적으로 여기에는 예외가 있어서는 안 돼. 몇몇 업종을 추가로 예외로 정한다면, 다른 업종에서도 예외로 정해달라고 주장할 거고, 결국 대부분의 업종이 주 52시간 근무제의 예외가 될 수도 있어. 그러면 근로기준법의 의미가 없어질 거야.

• 도라 뉴니커 🤸: 긴 노동시간은 우리나라가 저출생 문제를 겪고 있는 원인 중 하나야. 주 52시간 근무제의 예외를 늘리겠다는 건 당장의 이윤만 고려한 근시안적인 생각이야.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출생률을 끌어올려야 시장이 커지는 만큼, 주 52시간 근무제의 예외를 늘리는 건 기업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아.

예외를 더 늘려야 해 (18.8%, 149명) 🟢

전문직 등 다른 인력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업종은 주 52시간 근무제의 예외로 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더 오래 일하게 되면, 그만큼 복지를 개선하고 임금을 올려 노동자의 불만을 줄일 수 있다고도 했어요. 주 52시간으로는 업무를 끝낼 수 없을 때 몰래 일을 더 시켜서 이에 대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당한 대가를 받고 일할 수 있도록 예외를 늘려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 익명 뉴니커 🤫: 전문직은 다른 인력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때문에 주 52시간 근무제의 예외로 정하는 직종이 조금 더 늘어날 필요가 있어. 대신, 너도나도 예외 업종이 되는 걸 막기 위해 정부가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적절한 선을 만드는 게 필요할 거야.

• 프랑 뉴니커 🇫🇷: 반도체처럼 인재를 키우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직종은 예외로 둬야 해. 기술 개발과 생산이 조금만 늦어져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어. 더 오래 일하는 만큼 복지를 개선하고 임금을 높이면 노동자들의 불만도 크지 않을 거라 생각해.

• 다야쪼아 뉴니커 💎: 주 52시간 일해도 업무를 끝낼 수 없다면 몰래 일을 더 시키거나 집에서도 업무를 해야하는 일이 생겨. 차라리 더 일할 수 있게 주 52시간 근무제의 예외를 늘리고, 일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해.

🍕이런 것도 생각해보자

뉴니커들이 함께 고민해 보자며 던져준 의견에는 이런 것도 있었어요.

• 지금 우리나라에서 주 52시간 근무제가 얼마나 지켜지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필요해. 만약 사업주가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어기는 사례가 많다면 해당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하고, 어쩔 수 없이 주 52시간 이상 일해야 하는 사례가 많다면 이에 맞게 제도를 고칠 필요가 있지 않을까?

• 주 52시간 근무제의 경우 기업에 고용된 노동자에게만 해당하잖아. 프리랜서와 자영업자의 노동시간과 건강 문제도 고민해보면 좋겠어.

• 권리를 지키면서 커리어 성장도 하려면 근로기준법을 제대로 아는 게 중요할 것 같아. 뉴니커들 모두 정당한 대우 받으면서 일할 수 있길 바라!

피자스테이션 셰프의 한마디 🧑‍🍳

주 52시간 근무제의 예외를 확대할지에 대한 논의는 경영계와 노동계의 생각이 크게 갈리는 대표적인 이슈 중 하나예요.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요. 경영계에서는 각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주 52시간 근무제를 일괄 적용하는 건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말해요. 때문에 노동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기업에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요. 일부 노동자들이 “더 일하고 싶은데 법 때문에 못 하고 있어!” 불만을 제기한다는 의견도 있어요.

반면, 노동계는 노동시간을 줄여서 노동자의 건강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주 52시간 근무제의 취지를 무시하는 일이라고 비판해요. 이미 우리나라의 노농시간은 긴 편이고, 과로는 결국 생산성 저하와 산업재해를 불러와 기업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 아니라고 지적하고요. 이번에 이슈가 된 ‘반도체특별법’의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대상이었던 반도체 연구직 노동자들 대부분이 이에 반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어요.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이 해외 주요 나라들에 비해 긴 것은 사실이에요.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년 평균 노동시간은 1874시간인데요. 10년 전에 200시간 가까이 줄어든 것이지만, 여전히 OECD 평균보다 약 150시간 이상 길어 OECD 조사 대상 37개 나라 중 6번째로 오래 일하는 수준이라고.

다만,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모든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거로 보긴 어렵다는 해석을 내놨는데요.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데, 자영업자의 노동시간이 길기 때문에 평균 노동시간이 매우 길게 나타났다는 거예요. 하지만 자영업자를 제외하더라도 우리나라 노동자의 노동시간이 세계적으로 봤을 때 긴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어요.

한편, 다른 나라에서도 전문직 등을 노동시간 제한의 예외로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요. 이를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라고 말해요. 예외가 되는 대상이 주로 노동시간에 비례해 성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화이트칼라’ 노동자이기 때문인데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은 1930년대 미국에서 처음 도입됐어요. 이후 전체 노동자 중 화이트칼라 노동자의 비율이 늘고, 산업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커지자 일본·프랑스·영국 등 많은 나라에서도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도입했고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의 구체적인 기준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데요. 보통 일정액 이상의 고액 연봉을 받는 화이트칼라 노동자를 노동시간 제한의 예외로 두고요. 이들에게 초과근무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업무 성과를 이후 급여에 반영해주는 방식이에요.

노동시간과 관련해 ‘주 4일제’도 세계적으로 뜨거운 이슈예요. 일 외의 삶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도 있어요. 저성장 혹은 제로(0) 성장의 단계로 접어든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 규모를 키워서 일자리를 늘리기는 더 이상 어려우니까, 개인이 일하는 시간을 줄여서 일자리를 나눠보자!”는 실험이 시작된 것. 또, 쉬는 시간이 늘면 소비가 증가해 경제가 활성화될 거라는 시각도 있고요. 우리나라에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우리도 주 4일제로 나아가야 합니다!” 주장하면서 관심이 커졌어요.

주 4일제 실험에 나선 나라들에서는 노동계·경영계 모두 만족한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어요. 노동자들은 (1) 여가 시간이 늘어 삶의 질이 좋아졌고 (2) 노동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됐으며 (3)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 업무 능력도 키울 수 있었다고 답했고요. 경영계에서도 (1) 업무 효율이 올랐고 (2) 영업일수가 줄면서 운영비용이 줄었으며 (3) 이직가 산업재해가 줄어 만족했다고. 세브란스병원 등 우리나라에서 주4일제 실험에 나선 곳들의 만족도 역시 높은 걸로 나타났어요.

하지만 실패한 사례도 많아요. 노동시간을 줄이면서 임금이 함께 줄어서 만족도와 성과가 크게 떨어진 경우가 있고요. 주 4일제 실험과 함께 정규직 고용이 줄고 시간제 비정규직 노동자가 증가한 일도 있어요. 업무는 줄지 않는데, 근무 일수만 줄어서 오히려 일이 더 힘들어졌다는 불만도 있고요. 이런 사례를 근거로 주 4일제 도입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요. 전문가들은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만큼, 노동시간에 관한 논의를 풀어가려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요.

뉴니커의 피드백을 받아 매주 피자맛 업그레이드 중!

뉴니커, 이번 피자 어땠나요?
피자스테이션에서 이야기 나누고픈 이슈가 있나요?
아래 링크를 눌러 뉴니커의 의견을 들려주세요.오늘 피자 맛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