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실패가 싫은데 억덕하라고,어뜨카라고,우뜨카라고(ft.자기구실화)

7화. 실패가 싫은데 억덕하라고,어뜨카라고,우뜨카라고(ft.자기구실화)

작성자 맹홍미

ADHD와 동거하기

7화. 실패가 싫은데 억덕하라고,어뜨카라고,우뜨카라고(ft.자기구실화)

맹홍미
맹홍미
@maengho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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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에서 나오기 너무 힘든 요즘입니다. 공부도 하기 싫고, 과제도 하기 싫고... 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요.

안녕하세요. 지식메이트 4기 히키코모리 지망생 맹홍미입니다.

삶의 의욕(?)을 급 잃기 시작한 건 중간고사 이후였어요. 예상보다 시험 점수가 낮게 나왔습니다. 공부를 나름 한 편이었는데 기분이 썩 좋지 않았죠. 기말고사를 잘 봐서 만회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만두고 싶더라고요. 솔직히 말하면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스스로 '한다면 하는, 그만큼의 결과를 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무튼 현재 '아 몰라, 안 해!' 이런 상황이고요.

그렇게 게으르게 느릿느릿 쉬어가는 나날들을 지내고 있답니다. 쉬어간다고 했지만 할 일이 쌓여있기 때문에 편하게 쉬는 건 아니긴 합니다. 이도 저도 아닌 거죠. 해야 하는 건 분명 알고 있어요. 다만, 마음 한켠에, '열심히 했다가 또 결과가 안 나오면 어떡하지?'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해야 하는데… 응… 진짜 해야 하는데… 못 움직이겠어…

근데 저와 같은 사람들이 꽤 많더라고요. 이런 현상을 지칭하는 심리학적 용어도 있습니다. 바로 '자기구실화(self-handicapping, 자기불구화)'라는 건데요. 실패할 때 자존감이 손상되는 것이 두려워 이유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자기구실화는 흔히 볼 수 있어요. 회사에 불합격했을 때 '이 회사 붙었어도 안 갔어'라고 하는 경우나, 시험을 망쳤을 때 '이번에 공부 안 해서 그래'라고 하는 경우도 여기에 속하거든요. 단순한 핑계와 다른 점은 행동을 '미리' 실제로 옮긴단 점이에요. 일부러 시험 전날에 책을 한 장도 넘기지 않거나 술을 마시며 논다는 거죠.

자기구실화는 실패하는 게 두렵거나 심리적으로 큰 압박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이 한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전 ADHD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걱정돼서 작년에 취업 준비를 일부러 하지 않았었어요. 한창 자존감이 떨어져 있었을 때라, '이렇게 어리바리한 사람을 뽑아줄 리 없다'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때 문제를 직면하려고 하지 않고, 그저 '귀찮다'라며 서류 지원을 차일피일 미룬 적도 있었습니다. 회사에 지원하지 않으면 불합격도 없잖아요. 방어기제를 만든 셈이죠. 불합격이 곧 무가치를 의미하는 것 같았거든요. 이런 속마음은 애써 무시하고, 게으른 '척'하면서 회피한 거죠.

하지만 자기구실화는 일시적으로 자존감을 지킬 순 있어도, 결과적으론 자존감이 낮아지게 된다는데요. 이런 전략을 장기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실패도 없지만, 성공도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남들은 모르지만 사실 나는 이걸 할 수 없는 무능한 사람인지도 모른다'라는 등의 생각을 할 수 있다고도 해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그래서 자기구실화는 고쳐야 할 필요가 있어요. 한 전문가는 해결책으로 '결과'보다 '과정'에 의식적으로 집중할 것을 제시하기도 했어요. 준비하는 것 자체에 최선을 다하는 연습을 해야 한단 거예요. 사람은 결과에 상관없이 자신이 끝까지 무언가를 완수한다면 상당한 성취감을 느끼게 된대요. 여러 경험을 해본다고 생각하면 점점 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낮아질 것이라고 합니다.

호주 거미 - 홍콩할매의 속삭임 - *여성시대* 차분한 20대들의 알흠다운 공간

솔직히 스스로 '자기구실화'가 있다고 하기까지 긴 시간과 많은 용기가 필요했어요. 나약한 사람으로 보일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문제를 타파하기 위함이에요. 하기 싫고 자신 없는 일이라도 안 하는 것보다 일단 해보는 게 나으니까요. '자기구실화'를 보고 '뜨끔'한 뉴니커도 저와 함께 이 녀석을 없애봅시다. 실패하면 뭐 어쩌겠어요. 우린 귀엽잖아요. 그럼 된 거예요~ 그냥,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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