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다시 (더) 오른쪽으로 갑니다 🇩🇪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독일은 다시 (더) 오른쪽으로 갑니다 🇩🇪

유럽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나라, 바로 독일이잖아요. 독일은 유럽연합(EU) 안에서도 목소리가 가장 큰 나라인데요. 그런 독일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간) 새 총리를 뽑는 선거가 열렸어요. 선거 결과 보수 정당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메르켈 총리 이후 3년 만에 정권을 되찾아올 것 같다고.
메르켈? 이름 많이 들어봤지!
지난 몇 년 동안 독일 정치권에서 벌어진 일을 1분 요약해보면:
- 인기 높았던 메르켈 📈: 메르켈은 2005년부터 2021년까지 무려 16년 동안 총리를 지냈는데요. 경제를 쭉쭉 성장시키고 여러 위기를 극복한 덕분에 퇴임할 때 지지율이 70%가 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어요. 유럽은 물론 국제 정치에서도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하며 존재감이 컸고요.
- 영 인기 없는 숄츠 📉: 메르켈이 은퇴를 선언한 뒤 2021년에 새로 치러진 총선에서는 중도 진보 정당인 사회민주당(SPD)이 득표율 1위를 기록했어요. SPD는 녹색당·자유민주당과 함께 연립정부를 꾸려 정권을 잡았는데요(=신호등 연정). 숄츠 총리는 영 인기가 없었다고.
어쩐지 이름이 영 낯설더라...
숄츠는 취임 이후 얼마 못 가서 ‘투명인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했고, 갈수록 지지율이 떨어졌어요. 그 이유를 살펴보면:
- 경제 어떻게 할 거야 🛒: 숄츠 정부에서 독일 경제성장률은 21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어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올라 물가가 치솟았고, 중국산 전기차가 급성장한 탓에 독일 경제를 대표하는 자동차 산업이 시들시들해진 게 이유로 꼽혀요.
- 이민자 어떻게 할 거야 😒: 독일은 메르켈 정부 때 이민자를 확 받아들이며 ‘이민자의 나라’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난민에 포용적인 나라였는데요. 뮌헨 차량 돌진 사고 등 난민 출신 용의자가 일으킨 범죄가 연달아 일어나면서 반이민·난민 정서가 극에 달했어요. 숄츠 총리는 “이대로 보고만 있을 거야?” 하는 여론의 거센 압박에 시달렸고요.
- 존재감 어떻게 할 거야 🤦: ‘유럽의 리더’ 역할을 해왔던 독일이 우크라이나 전쟁 속에서도 안 보인다는 말이 많았어요. 우크라이나 지원을 두고 우왕좌왕했을 뿐 아니라, 유럽 여러 나라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내지도 못했기 때문.
나라 안팎으로 신뢰를 잃으며 결국 숄츠 총리는 자리를 내려놓게 됐어요. 이에 따라 이번 총선은 예정보다 7개월 앞당겨 치러지게 됐고요.
그래서 이번 선거는 어떻게 됐는데?
메르켈이 속해 있던 CDU·CSU가 3년 만에 다시 1위 정당으로 올라섰어요. 억만장자인 메르츠 CDU 대표가 오른쪽 깜빡이를 확실히 켠 게 통했다는 말이 나와요:
- 경제 다시 살리고 🏭: 메르츠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기업 세금을 낮추는 등 친시장 정책을 펴겠다고 했어요. SPD 정부가 크게 늘린 사회복지 수당을 줄일 계획이고요.
- 이민·난민 막고 ✋: “취임 첫날 모든 국경을 통제하겠다”고 했을 정도로 엄격한 이민자 정책을 내세웠어요. 적법한 서류를 갖고 있지 않은 이민자는 국경에서 돌려보내겠다고도 했다고. 같은 당 소속이었던 ‘정치적 라이벌’ 메르켈의 과거 이민 정책과도 거리를 둔 거예요.
메르츠는 또 우크라이나 전쟁과 트럼프 정부 출범이라는 과제를 마주한 유럽에서 독일의 목소리를 키우겠다고도 했어요: “미국 의존 줄이고 유럽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만들게!”
다른 건 없었어?
극우 정당으로 꼽히는 독일대안당(AfD)이 창당 12년 만에 처음으로 2위 정당으로 올라섰어요. AfD는 몇 년 전부터 여러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는데요. 나치 정권의 과거를 기억하는 독일에서 극우 정당이 이만큼 높은 지지율을 얻은 걸 두고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독일에는 보수·진보 정당 모두 “AfD랑은 절대로 연립정부 같이 안 할 거야!” 하는 원칙이 있는데요. 설령 AfD가 정부에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곳곳에서 불고 있는 극우 바람이 이번 독일 총선을 계기로 더 강하게 불 거라는 말이 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