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안부> | 진짜 ‘나’를 찾는 여정
작성자 신록
이야기는 위대하다📖
<눈부신 안부> | 진짜 ‘나’를 찾는 여정
뉴니커는 거짓말을 자주 하나요? 🤫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사소하고 의례적인 것까지 합하면 하루에 평균 200회 정도의 거짓말을 한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횟수라 놀라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우리는 종종 무언가의 존재를 부정하기 위해 거짓말을 합니다. 감정, 말과 행동 등 무엇이든 거짓말로 숨길 수 있죠. 이런 종류의 거짓말은 순간적으로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새로운 거짓말을 낳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들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거짓말로 상황을 외면하기보다는 스스로의 마음에 솔직해져 보는 것이 어떨까요? 오늘 소개해드릴 이야기는 백수린 작가의 <눈부신 안부>입니다.
🌿 어떤 내용일까?
해미는 전시회에서 대학 시절 친구였던 우재를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눕니다. 우재는 해미의 ‘이모들’에 대해 묻게 되고 해미는 ‘이모들’과 독일에서 살던 시절을 회상합니다. 해미는 어린 시절, 사고로 언니를 잃은 후 엄마와 동생 해나와 함께 이모가 살고 있던 독일로 향했습니다. 파독간호사로 근무했던 이모의 간호사 동료들(이모들), 그리고 그 가족들과 가깝게 지내며 해미는 레나, 한수와 친해지게 되었죠. 세 아이들은 뇌종양을 앓던 한수의 어머니 ‘선자 이모’를 위해 그녀가 지금까지 써 온 일기의 내용을 바탕으로 그녀의 첫사랑을 찾으려 했습니다. 해미는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여전히 완수하지 못한 그 과제를 떠올립니다.
🌿 어떤 책일까?
한국🇰🇷과 독일🇩🇪 : ‘이모들’이 1970년대 독일로 간 파독간호사라서 당시 우리나라와 독일의 상황이 이야기 속에 녹아있습니다. 각 인물들의 삶에 공감하며 그들의 눈으로 시대적 상황을 바라볼 수 있어요.
과거와 현재의 교차⏳ : 해미가 독일에서 살던 어린 시절과 우재와의 재회를 담은 현재가 교차되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두 시점을 잇는 사건인 ‘선자 이모의 첫사랑 찾기’를 중심에 두고 읽으면 이해가 잘 될 거예요.
🌳 이슈 톺아보기 : 파독 간호사🏥
📌’파독‘의 배경
1960년대 우리나라는 6.25 전쟁을 치른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가난했습니다. 실업률이 약 40%로 높았고, 외화보유액은 2000만 달러도 안되었을 정도였죠. 당시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성장(라인 강의 기적)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었는데요. 다양한 취업 기회가 마련된 독일에서는 광부와 간호사 같은 고된 육체노동이 필요한 부문의 부족한 인력을 보충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에 국가 간 협약에 따라 인력 파견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간호사는 1966년부터 1976년까지 약 1만 명 정도가 파견되었다고 합니다.
📌권리를 위해 연대하다
1973년 석유파동으로 경제가 어려워지자 독일 정부는 외국인 간호사들을 돌려보내려 했습니다. 1977년 뮌헨시의 한 병원에서 파독 간호사의 계약 연장을 거부하고 이민청이 체류 허가를 중단하면서 강제로 송환될 위기에 처합니다. 이에 간호사들은 거리로 나가 체류 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삶
📖책 속에서는💬: 행자(해미의 이모), 마리아(레나의 엄마)와 선자(한수의 엄마)는 1973년에 독일로 떠났던 파독 간호사이며, 공항에서 만나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며 우정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각자의 사정으로 독일로 떠나온 그들은 서로 의지하며 지내고, 각자의 가정을 꾸린 후에도 여전히 함께합니다.
✔️‘파독 간호사’의 삶 : 그들은 독일에 도착하자마자 실무에 투입되어 고된 노동을 했습니다. 언어 장벽이 존재했기 때문에 근무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죠. 그럼에도 그들은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며 한국 간호사들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광부와 간호사들은 1976년까지 1억 달러가 넘는 돈을 국내로 송금하며 ‘외화 수입’이라는 목적을 달성하였고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기여하였습니다.
✔️’행자, 마리아, 선자‘의 삶 : 같은 파독 간호사 였지만 세 명의 삶은 완전히 달랐어요. 이 책은 파독 간호사라는 이름에 가려졌지만, 그 뒤에 개인의 고유한 삶이 분명히 존재했음을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행자의 이야기👩🏻⚕️: 한국에 있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독일에 왔고 의대에 가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여 의사가 됩니다.
마리아의 이야기💃🏻: 자유로운 삶을 위해 한국을 떠나왔으며, 번 돈으로 차를 사서 여행을 다니고 연애를 즐겼어요.
선자의 이야기📚: 독문학을 좋아했지만, 대학에 갈 형편이 되지 않아 독일행을 택했어요. 일하는 틈틈히 독일어를 익히고 책을 읽었습니다.
🏃🏻♀️ 틀 밖으로 향하는 발걸음
이 책은 거짓말로 스스로를 가두며 살아왔던 해미가 자신의 삶을 되짚으며 진짜 ‘나‘를 마주하는 과정을 보여주어요.
📌거짓 너머 진짜를 향해
해미는 사고로 언니를 잃은 후, 다른 사람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선자의 첫사랑을 제때에 찾지 못한 해미는 사별을 앞두고 괴로워하는 한수를 위해 첫사랑을 찾았다고 결국 거짓말을 해버렸고 첫사랑인척 편지를 써서 보냈습니다. 한수는 거짓말을 믿고 고마워했지만, 해미는 죄책감에 친구들과의 연락을 끊어버리죠.
저는 해미가 첫사랑을 찾는 과정이 선자의 삶을 너머 자신이 외면해왔던 과거를 마주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어요. 선자의 일기를 통해 과거를 떠올리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밖에 없게 된 것이죠. 당시의 묵은 감정을 해소함으로써 해미는 현재의 막막한 삶에서 돌파구를 발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를 구원할 눈부신 용기
백수린 작가는 생명 자체에는 본능처럼 회복하려는 힘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어요. 자신의 애쓰는 힘과 타인의 다정함이 만난다면 어려움 속에서 자신을 구원할 수 있다는 것이죠. 책 속에서 우재는 해미가 과거를 떠올리고 자신의 삶과 마주할 수 있도록 돕는 표지판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자주 대화를 나누고 안부를 물어보며, 해미를 충분히 기다려주는 것에서 세심함과 다정함이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뉴니커도 이처럼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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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황정은의 야심한책> 백수린 작가 편💬 : <눈부신 안부>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묻고 답하는 잔잔한 인터뷰입니다. 사소한 설정들과 작업 과정에 대한 비하인드가 담겨 있어요.
영화 <국제시장>🎬 : 6.25전쟁부터 파독 광부, 베트남 전쟁 등 산업화 세대가 겪어왔던 격변기 우리나라의 이슈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파독 광부로 독일로 향한 덕수(황정민)가 간호사로 근무하던 영자(김윤진)를 만나는 부분에서 파독 근로자들의 삶이 잘 표현되어 있어요. (예고편)
🍃마무리하며
<눈부신 안부>의 특징은 문장이 매우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표현을 사용했을까 싶은 부분이 자주 등장해서 그때마다 메모하면서 읽었던 것 같아요. 아름답게 묘사된 독일의 풍경을 상상해보는 재미도 있었고요. 무엇보다 파독 근로자라는 특별한 소재를 이야기로 잘 풀어내서 기억에 오래 남았던 것 같습니다.😌
그럼 오늘의 기록은 이만 마무리하고 다른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